모처럼 소설을 읽었습니다. <응급실 로봇 닥터>라는 제목으로 주인공 수호와 로봇인 로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 중에 하나가 의료 영역입니다. 이 소설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의료분야에 적용되었을 때 미치는 영향을 보여줍니다. 인간과 로봇이 의료 분야에서 협업을 했을 때 어떤 변화와 갈등이 야기될지 상상합니다.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두 가지로 포스팅합니다.
첫째,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협력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수많은 정보를 통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는 사람이 개입되야 하는 감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장단점을 잘 융합한 의료 발전이 지속돼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의사들이 선호하는 분야와 기피하는 분야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출생율이 저하되면서 소아과, 산부인과, 외과 등은 특히 기피되는 분야입니다. 이런 분야에 인공지능이 장착된 로봇 의사가 등장해서 도울 수 있다면 의사가 감소하더라도 수요를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한참 로사를 만들던 때였기 때문에, 수호에게 이식된 칩은 로사의 프로토보드 타입에 적용된 신경망 병렬 코어들을 연결해 전체적인 의사 결정을 담당하도록 가속화하는 링크 모듈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적용해서 만들어졌다. 발작 장애가 나타나는 인간 뇌의 신경망에서 나타나는 여러 전기적 신호를 적절하게 제어해서 발작을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칩의 안정성은 확보된 상황이었다. 도원이 의학과 인공지능 반도체, 로봇공학에 모두 조예가 깊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로사와 수호는 신경망 쌍둥이라고 할 수 있었다. (24)
의료 인력들이 기피하는 외과나 소아과, 산부인과를 채울 미래의 토러스들을 보았다. 또한 토러스를 통해 수많은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보았다. 도원은 토러스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시작했다. (55)
하지만 그는 의사로서 꼭 이 모험을 해야 했다. 의사가 모험을 하다니 이상할 수 있겠지만 수호는 인생을 모험으로 만드는 것에 특화된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모험에 대한 의지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세상은 끊임없이 확장되었고, 그의 탐구적인 욕구는 익숙한 세계를 넘어서 다양한 실험을 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그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그의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모험의 부름을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70~71)
로사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환자 대신 다른 환자를 먼저 치료함으로써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었으며, 최악의 경우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은 인간 의사들에게도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을 겪은 의사가 자신이 내린 결정을 돌이켜본뒤 자신의 판단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깨닫고, 그 실수에 대한 계속적인 피드백과 후속 작업을 하는 일은 없었다. 그건 인간의 한계 밖이었다.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했다. 로사는 대화를 통해 상대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치료를 적시에 제공하고 있었다. (168)
둘째, 윤리적 문제 대두와 인공지능의 한계입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지속적으로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전은 윤리적 문제를 극복하고 인공지능을 한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의사들의 과로를 예방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되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분야는 로봇에게 넘겨야 합니다.
집 주변의 의원이나 병원을 들릴 경우에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대학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간단한 불편함으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는 환자와 대화를 하며 진단을 하고 약처방을 내립니다. 이 정도는 로봇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분들을 섭섭해하시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내과의 경우 대부분은 고혈압이나 만성적인 질병으로 정기적 방문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혈압을 측정하고, 열을 재고 특이 징후가 없으면 동일한 처방이 장기간 이어집니다. 로봇이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의료 로봇들이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귀중한 의료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판매한 정황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행동이 사장 한 명뿐이 아니라 업계의 주요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일이었다는 점이다. 법은 느렸고 기술은 빨랐다. 이익이 모든 것을 지배했고 도덕이나 윤리는 그림자처럼 어두운 구석으로 밀려났다. (187)
독서습관 921_응급실 로봇 닥터_윤여경 정지훈_2024_네오북스(240821)
■ 저자1: 윤여경
문화기획자이자 비영리 문화단체 퓨쳐리안 대표. SF스토리텔러. 2017년 <세 개의 시간>으로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 제6회 CISFC 과학소설 국제교류 공로 훈장을 받았다. (...)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예술적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작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 저자2: 정지훈
의학과 사회과학, 공학을 전공하고 정진기언론문화상 경제경영도서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K2G 테크펀드의 제너럴파트너로 국내외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겸직교수,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를 맡고 있다. (...) AI를 비롯하여 AR/VR, 블록체인, 로봇 기술과 같은 딥테크 기술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양상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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