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삼체 ①_삼체 문제 The Three Body Problem

 넷플릭스에서 영화 <삼체>를 아주 재미있게 봤다. 이 영화는 중국 작가 류츠신의 원작 소설 <삼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원작 소설 삼체 1권, 2권, 3권을 모두 읽었다.  

소설은 영화와 많이 달랐다. 중국인 작가가 중국인들을 독자로 쓴 소설이라 중국인이 주인공이고 주변인물과 언어도 중국 중심이다. 하지만 영화는 런던을 배경으로 영어를 사용한다. 소설이 더 풍성한 내용과 표현, 그리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더 좋아한다. 삼체의 경우 영화를 재미있게 본 후에 소설을 봤기에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다. 반대의 경우라면 영화가 재미없었을 것이다.

삼체 1권이 가장 재미있고 영화의 내용과 유사하다. 작가 류츠신이 1권을 쓰고, 2권, 3권으로 가면서 점차 힘에 부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하면 3권이 무척 지루하고 내용도 주된 이야기와 관련이 적은 소소한 것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독자로서 지루했기 때문이다.

삼체 1권에서 압권은 역시 외계 생명체인 삼체와 소통을 한다는 점과, 나노물질로 커다란 배를 분해하는 내용이다. 삼체 2권에서는 삼체의 압도적인 과학문명에 무기력한 인류에게 면벽자들의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암흑의 숲이라는 제목과 같이 우주 세계에도 적의 적은 동지라는 개념이 통한다는 점이다. 동면을 통한 시간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신선했다.

삼체 3권은 배경이 주로 우주다. 지구는 3차원 공간에서 2차원으로 축소되며 태양계와 함께 사라진다. 주인공은 태양계 바깥으로 시간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생존한다. 과학적으로 3권은 더욱 이상적이지만 소설의 구성측면에서는 1권이나 2권에 비해서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류츠신의 소설 <삼체> 시리즈는 과학적 상상력과 철학적 성찰을 통해 인류의 미래와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먼저 삼체 1권이 담고 있는 과학적인 시사점을 중심으로 포스팅한다.

"이 모든 것의 배후는 딱 하나야. 그들은 과학 연구를 철저하게 무너뜨리려고 해." (153)

"왕 교수는 정말 특별 케이스야. 당신처럼 응용연구를 하는 사람은 방해하지 않는데 말이야. 아마도 당신이 연구하는 그 소재에 그들이 두려워하는 무엇인가가 있는지도 몰라." (156)

"삼체 게임의 목적은 매우 단순합니다. 우리와 뜻이 같고 생각이 일치하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것입니다." (261)

 

첫째,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

   인류가 외계 문명과 소통할 가능성을 탐구하며, 이는 SETI(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와 같은 실제 과학적 연구와 연결된다.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이 인류 문명에 미칠 영향을 깊이 있게 다룬다.

"(...) 붉은 태양에 초강력 전파를 발사하는 행위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 봤습니까?" 양웨이닝과 예원제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은 그 이유가 황당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데 두려움을 느꼈다. (298~299)

"마이크, 그것이 바로 내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인류 문명은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하지만 인간 외에 다른 힘이 있습니까? 만약 신이 존재한다 해도 예전에 죽었을 겁니다."
"있습니다. 다른 힘이."
(...) 예원제는 에번스에게 홍안과 삼체 세계의 일을 말해주었다. (353)

 

둘째, 나노기술의 가능성

  나노물질로 거대한 배를 작게 자르는 장면은 나노기술의 무한한 가능성과 그 응용 범위를 보여준다. 이는 나노기술이 미래의 산업과 군사 기술에 미칠 영향을 상기시킨다.

"지금 보는 것은 지구 삼체 조직의 첫 번째 회원들입니다. 우리의 이상은 삼체 문명의 힘을 빌려 인류 문명을 개조하고 인류의 광기와 사악함을 억제해 지구를 다시 한 번 조화롭고 죄악 없는 세상으로 번영시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상에 동조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356)

"네가 말한 그런 문명이 삼체 세계에도 있었다. 자유와 민주가 있던 사회였고 풍부한 문화유산을 남겼다. 네가 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은 봉쇄되고 금서가 되었다. 삼체 문명의 윤회 속에서 그런 문명이 가장 허약하고 가장 단명했기 때문이다. 난세기의 작은 재난에도 멸망해 버렸지. 이제 네가 구하려고 했던 지구 문명을 보자. 영원히 봄 같은 아름다운 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사회를 삼체 세계에 옮겨놓는다면 100만 삼체시간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399)

 

셋째, 과학적 호기심과 도덕적 딜레마

  과학적 발견의 경이로움과 그로 인한 도덕적, 철학적 딜레마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 우리는 처음 수신한 지구 정보를 세밀히 연구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의를 끈 것은 그들의 문명사였습니다. 인류는 수렵 시대에서 농업 시대까지 발전하는 데 지구시간으로 십수만 년이 걸렸습니다. 농업 시대에서 산업 시대까지 몇천 년이 걸렸습니다. 반면 산업 시대에서 원자력 시대까지는 200년밖에 안 걸렸습니다. 그 후 겨우 몇십 년 만에 그들은 정보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이 문명은 무서운 진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삼체 세계에서 우리를 포함한 200개 문명 가운데 이렇게 빠른 발전을 경험한 문명은 없습니다. 모든 삼체 문명의 과학과 기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거나 심지어 감속되었습니다. 우리 세계의 각 기술 시대는 모두 긴 발전 시간이 필요합니다."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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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900_삼체 1권_삼체문제_류츠신_2024_자음과모음(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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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류츠신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소설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으로 중국 과학소설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F 은하상을 수상했다. 주로 중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근미래의 중국 사회를 묘사함으로써 중국 과학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3년 6월 베이징에서 광산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아버지의 일 때문에 산시성 양취안에서 성장했다. 1985년 화베이 수리수력원 수리공정학과를 졸업하고 산시 양쯔관 발전소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다. SF에 흥미를 가진 계기가 된 작품은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이며, 그 후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읽고 본격적으로 SF로 빠져들게 되었다. 

그렇게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99년 <고래의 노래>로 데뷔했다. 이 소설은 웅장한 스케일의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문단과 독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