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데이비스의 책 <슬럼, 지구를 뒤덮다>를 읽었다. 신자유주의 도래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도시에는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공존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도시 속의 슬럼화를 가속화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쓸모없는 짐처럼 간주된다. 이 책 <슬럼, 지구를 뒤덮다>는 인류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가운데 소외된 사람들에게 눈길을 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마크 데이비스의 <슬럼, 지구를 뒤덮다>는 신자유주의 이후의 세계에서 빈부 격차와 도시 슬럼화 문제를 다루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주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를 세 가지로 요약해서 포스팅한다.
빚에 몰린 국가들은 하나씩 하나씩 구조조정프로그램 SAP, Structural Adjustment Program과 IMF의 융자조건에 종속되어 갔다. 보조금 등 농업 자금과 농촌의 기간시설 구축 비용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농업 '근대화'를 포기함에 따라, 농민들은 국제금융 기관들이 강요한 '운 좋으면 살아남기'sink-or-swim 경제 전략에 종속되었다. 국가적 차원의 시장규제 철폐로 인해, 농산물 생산자는 중소 농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지구적 상품시장으로 내몰렸다. (29~30)
첫째, 신자유주의가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마크 데이비스는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제 정책은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제한되고, 그 결과 도시 내에서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이 발생한다. 이는 슬럼화 현상을 가속화시키며,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활 조건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물론 스쿼팅은 매매권 내지 소유권 없이 토지를 점유하는 것이다. 변두리의 '무상' 토지는 극빈층에게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결과를 낳아 제3세계 도시화의 은밀한 마법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쿼팅에는 거의 항상 선불금이 들어간다. 스쿼트가 토지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정치가, 폭력조직, 경찰에게 상당한 뇌물을 상납해야 하며, 이런 식의 비공식 '임대료' 상납이 돈/투표의 형태로 몇 년씩 계속되는 수도 있다. (55~56)
전 세계적으로 임대 제도는 슬럼 생활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으로 분열적인 사회관계 그 자체다. 임대제도는 도시 빈민이 자신의 (공식, 비공식) 지분을 화폐화하는 주된 방법이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착취의 수단일 때가 많다. 비공식 주택의 상품화는 기존 판자촌의 틈새 개발이나 해적형 분양지의 다세대 건축 등 각종 임대 방식의 빠른 성장을 포함한다. (61)
카란티나 Quarantina : 이탈리아어로 '40일'을 뜻하며, '검역' quarantine의 어원이다. 중세 유럽 도시 당국이 전염병을 우려하여 도시로 입성하려 하는 외부인을 40일간 격리수용한 데서 유래했다. (66)
알제리의 인구과밀은 순식간에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카스바Casbah(북아프리카와 스페인에서 볼 수 있는 주엣 근세에 만들어진 태수의 성채-옮긴이)에서는 수십 채의 고주택이 어이없이 무너졌고 사람들이 깔려 죽는 경우도 많았다.(80)
둘째, 도시 슬럼화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악화시킨다
책에서는 도시 내 슬럼화가 단순히 주거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설명한다. 슬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교육, 의료, 일자리 등 기본적인 사회적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며, 이는 그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의 안정과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슬럼화는 범죄율 증가, 공공 건강 문제, 사회적 불안정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중간층에 베푸는 보조금 혜택은 후한 반면에, 빈민의 주택 수요 원조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리마에서도 대부분의 공영주택이나 보조금이 지급되는 주택을 낚아채는 것은 중산층과 공무원이다. (93)
책임의 일부는 IMF에 있다. 제3세계 재정의 감시자를 자처하는 IMF는 관여하는 국가마다 공공시설에 대해 이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퇴행적 주장을 펴는 반면에, 재산이나 과시적 소비나 부동산에 과세하는 것과 같은 반대급부적 조세 정책을 제안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마찬가지로 세계은행은 제3세계 여러 도시에서 '좋은 통치' good governance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 진보적 조세를 지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계은행은 '좋은 통치'의 가능성을 조성하기보다는 그러한 가능성을 차단한다고 할 수 있다. (94)
워드에 따르면, 멕시코시티 콜로노colono(콜로니아의 주민)- 혹은 '정상화' - 는 축복인 동시에 저주였다. "등기는 빈민에게 온전한 소유권을 부여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빈민을 과세대상으로 끌어들이는 수단이다." 즉 주택을 법적 담보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는 혜택이지만, 세금과 공공시설 요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손해였다. (110)
인구밀도가 높고 관리가 허술한 슬럼 주택은 면적당 수익이 다른 형태의 부동산 투자보다 높을 때가 많다. 브라질의 경우, 중간계급의 상당수가 빈민들에게 집세를 받는데, 코르티수 2~3채를 소유한 전문직 종사자나 중간 관리자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휴양지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다. (117)
마지막으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포용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마크 데이비스는 인류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쓸모없는 짐처럼 간주되는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권력을 쥐고 있는 관료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비싼 땅을 개간하는 문제에 있어서 이념이나 빈민과의 약속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콜카타의 경우에도, 스쿼터는 도심에서 변두리로 쫓겨났고, 중간계급 분양지가 필요해지면 거기서도 또다시 쫓겨났다. (137)
그러나 가난한 주택소유자, 스쿼터, 세입자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적 진압이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이루어진 것은 단연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남한의 수도권에서 무려 72만 명이 원래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 한 가톨릭 NGO는 남한이야말로 "강제퇴거가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이루어지는 나라, 남아공보다 나을 것이 없는 나라"라고 했을 정도다. (142)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문제는 메트로폴리스 공간이 근본적으로 개편되면서, 부유층과 빈민층의 교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있었던 계층 간 차별분리 문제나 도시 공간의 파편화 문제는 여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158)
"남반구 도시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숫자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물과 위생설비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깨끗한 물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약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약을 하나만 들라면 그것도 깨끗한 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상수도는 마치 무료 화장실이 그렇듯이 강력한 사적 이해관계와 상충하곤 한다. (188)
이 세 가지 메시지는 마크 데이비스의 "슬럼, 지구를 뒤덮다"가 신자유주의 이후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빈부 격차와 슬럼화 문제를 다루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포용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1세계 사설 의료 공급자들 및 제약회사들은 피원조국들에게 전지구적 경쟁에 문호를 개방할 것을 요구하며 무자비한 압력을 행사한다. 최근 세계은행은 여성의 출산권 및 의료에서의 남녀평등이라는 페미니즘의 수사를 이러한 압력과 결합시켰다. (...) "공공시설 개념을 좁히고, 이에 대한 공공지출을 제한한다. 공공시설에 이용료를 부과한다. 의료와 융자를 민영화한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방식의 결과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나라가 짐바브웨이다. 이곳에서는 1990년대 초 공공시설에 이용료가 도입되면서 유아사망률이 2배로 늘었다. (193)
우리는 외국 은행과 채권자의 권리가 도시 빈민과 농촌 빈민의 생존보다 언제나 우선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는 우간다 등 HIV/AIDS의 상시적 위협 속에 살고 있는 가난한 나라에서 해마다 국민 1인당 채무변제 비용이 보건비의 12배에 이르는 상황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세계에 살고 있다. (197)
"제3세계는 가상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포괄적 참여적 민주주의를 포기했고, 사회민주주의 프로젝트에 수반되었던 공공복지의 확대의 가능성마저 완전히 포기해버렸다." <슬럼의 도전>이 지적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1980~1990년대에 빈곤과 불평등이 증가했던 원인을 하나만 꼽는다면, 그것은 국가의 후퇴다." SAP가 직접적인 공공부문 지출 및 소유 축소를 강제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이 책이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국가가 보조금 지급 권한을 상실하면서 국가 역량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199)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후기자본주의는 이미 인간 선별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브레먼은 인도에 관한 글에서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노동 과정에 편입되지 못한 산업예비군이 영원한 잉여 대중으로 낙인찍혀 현재에도 미래에도 경제와 사회에 편입될 수 없는 쓸모없는 짐으로 여겨질 때, 사태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 세계 자본주의의 진짜 위기는 바로 이런 변화다." (253)
독서습관 901_슬럼_마이크 데이비스_2008_돌베개(240617)
■ 저자: 마이크 데이비스
194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자랐다. 정육점 직원, 트럭 운전수, '민주사회를 위한 학생연대' 등의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2007년 현재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1998년 맥아더펠로우십을 수상했고, 게티인스티튜트의 연구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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