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 소멸이 국가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왜 사람들은 더 큰 도시로 모이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 <도시의 승리>다. 저자는 '도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상당한 자료를 분석해서 정리했다. 인류의 발전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도시'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인용하다 보니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작가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도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도시는 인간이 모이고 서로 배우며 협력하며 발전시킨 존재다.
인간의 협력을 통해서 나오는 힘은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가장 중요한 진실이자 도시가 존재하는 주된 이유이다. (38)
아테네가 성공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런 성공의 과정은 분명하다. 아이디어들은 혼잡한 도시 공간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로 전파되며, 이런 교환은 이따금 인간의 창조성에 힘입은 기적들을 창조한다. (49)
아마도 가장 큰 문제는 교외 지역의 사무 공간이 시내의 사무 공간과 같은 수준의 지적인 흥분을 일으킬 수 있느냐일지 모른다. 교외 지역에서는 임의적인 상호작용이 훨씬 적게 일어나며 종종 특정 산업에만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여러 분야가 교유하면서 생기는 혁신적인 발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든다. (348~349)
도시의 혼잡성을 다른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함으로써 얻는 새로운 정보의 지속적 흐름을 창조한다. 19세기 파리에서 모네와 세잔이 서로를 찾아냈고 20세기 시카고에서 벨루시와 애크로이드가 서로를 찾아냈듯이 대도시에서 사람들은 취향을 공유하는 동료들을 선택할 수 있다. 도시는 관찰, 청취, 학습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인류의 본질적인 특징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도시는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435~436)
그러나 이런 비용은 충분히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런던의 아케이드건, 리우데자네이루의 괴팍한 빈민가건, 홍콩의 고층 건물이건, 먼지가 풀풀 날리는 다라비의 작업장이건 간에 우리의 번영과 자유는 모두 결국에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일하고, 생각함으로써 얻게 된 선물이다. 도시는 궁극적으로 승리한다! (471~472)
1853년부터 1870년까지 오스만은 파리에 있는 건물 절반 이상을 없앴다. 오스만은 사실상 도시를 구하기 위해서 도시를 파괴했다. (249)
도시는 시골보다 훨씬 더 친환경적이다.
소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내 개인적 이야기는 중요한 한 가지를 시사한다. 그것은 도시가 숲이 우거진 생활공간보다 환경에 훨씬 더 유익하다는 것이다. 숲 속 생활이 자연 사랑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 될지도 모르지만 콘크리트 정글 속에 사는 것이 사실은 훨씬 더 친환경적이다. (356)
도시의 발전은 똑똑한 인재와 다양한 사업가들의 창조적 상호작용이 필수다.
MV(모크샤군담 비스베스바라야) 경이 내세운 모토는 "산업화에 실패하면 소멸한다"였지만, 그는 단순히 대형 건설 프로젝트만을 추진하기보다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강조했다. 인프라는 종국에는 쓸모없게 되지만 교육은 한 똑똑한 세대가 다음 똑똑한 세대를 가르치면서 영속성을 갖는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62)
1980년에 4년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에 비해서 약 33퍼센트 이상 소득이 더 높았지만, 1990년대 중반에는 이 두 집단의 소득 격차가 70퍼센트 가까운 수준으로 벌어졌다. (...) 그런 이유 중 일부는 시장이 더 숙련된 사람들에게 점점 더 많은 보상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65)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똑똑한 사람들은 도시가 가진 경제적 힘의 궁극적인 원천이며, 그런 사람들은 더 번영을 누리고 삶의 질에 대해서 더 많은 신경을 쓴다. (243)
수동적인 TV 시청보다는 생생한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이런 고급 오락거리들은 더 부유하고 더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특히 더 관심을 끈다. 세상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고 더 나은 교육을 받게 된다면 오락거리 면에서 도시가 가진 우위는 지금보다 더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233)
그러나 성공한 도시들에도 공통점이 있다. 도시는 번성하기 위해서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와서 그들이 협력하면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인적 자본 없이 성공한 도시는 없다. 오늘날 특히 선진국에서 숙련된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지식을 졸업 후에 얻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395)
교육은 지역의 경제 전망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정당한 사회를 창조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들이 어른이 돼서도 부유하게 살도록 돕는 단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방법이다. (446)
도시는 노동시장이다. 금융자본과 인적자본의 거래가 이뤄진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유럽에는 불과 4개 도시에 5만 명 남짓한 사람들이 살았을 뿐이고, 그 도시 중 한 곳이 바로 로마 권력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던 콘스탄티노플이다. 나머지 세 도시(세비아, 팔레르모, 코르도바)는 모두 이슬람 도시였다. 이슬람의 칼리프들은 페르시아로부터 포르투갈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가로질러 상품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새로운 무역 네트워크를 창조했고, 강력한 왕들과 칼리프들의 보호 하에 위대한 도시들이 등장했다. (51~52)
어떤 힘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시로 끌어오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그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도시로 향한다. 도시의 높은 인구밀도는 거래를 용이하게 해준다. 즉 시장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은 노동시장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금융 자본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인적 자본을 빌려준다. (140)
어떤 도시가 불행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여 그들의 성공을 돕고, 그들이 떠나는 것을 감시하고,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불행한 이민자들을 끌어들인다면 그 도시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장소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파산 장소가 되었다면 그곳은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157)
라데팡스 같은 개발 지역들이 몽파르나스 역 주위처럼 파리 중심에 더 가까이 조성됐어야 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파리가 매우 소중하기 때문에 파리와 오스만이 만든 대로들 사이에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해한다. (284)
도시는 올바른 정치적 리더십과 인적자본을 위한 교육 제도가 선결돼야 성장한다.
디트로이트에서 진작부터 그런 건물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지을 필요가 없었다. 디트로이트에 필요했던 것은 인적 자본, 즉 쇼클리와 페어칠드런이 실리콘밸리에서 그렇게 했듯이 위대한 새 산업을 창조할 수 있는 포드와 듀런트와 닷시 형제들 같은 새로운 세대의 기업인들이었다. (107)
도시의 재건은 19세기 디트로이트에서 찾을 수 있던 전통적 도시의 미덕에 의해서 가능하다. 그런 미덕은 교육받은 근로자들, 소규모 기업인들, 그리고 상이한 산업들 사이의 창조적 상호작용을 말한다. 디트로이트는 3개의 수직적으로 통합된 방대한 회사들에서 일하는 수십만 명의 미숙련 근로자들을 고용한 하나의 산업에 의해서 지배되었다. 이보다 더 해로운 조합이 있을까? (115)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 도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졌고, 도로가 없어지자 바퀴도 그 가치를 상실했다. 그리고 중의 전성기(1050~1300년)에 중앙집권화된 정치권력이 등장하면서 다시 도로 포장이 재개됐는데, 13세기 노르망디에서 영국인을 몰아내고 프랑스 왕령을 확대한 필리프 2세(1165~1223년) 같은 왕들이 로마 시대 이후 최초로 프랑스 도로를 포장하기 시작했다. (303)
대중을 위한 최초의 정보 기술 형식인 책은 도시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지난 2세기 동안 책은 종교와 정치 분야에서 세상을 더 가깝게 연결시키고 더 상업적으로 만들면서, 궁극적으로 더 도시적으로 만든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83~84)
디트로이트가 잘 나가던 1920년대에 그 부와 정치적 영향력을 교육 전반에 투자했다면 산업화 이후 도시들에게 생존의 원천이었던 인적 자원을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126)
세이크 모하메드의 전반적인 역사관은 옳다. 두바이 같은 도시들은 삶의 질을 수용함으로써 순전히 경제적인 성공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시들은 성공하기 위해서 지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도시나 뉴욕이나 상하이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를 세우는 사람들은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는 동시에 현실을 직시할 줄도 알아야 한다. (430~431)
극장, 오페라하우스, 박물관 등에 드는 고정비용은 그들이 도시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대도시에는 세련된 드라마 제작과 공연에 드는 비용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 많은 관객들이 있다. (223)
위대한 도시들은 정적이지 않다. 그들은 부단히 변화하며 세계를 변화의 길로 인도한다. 뉴욕과 시카고와 파리가 위대한 창조성과 성장의 열풍에 휩싸였을 때 도시들은 새로운 인재와 새로운 생각들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물들을 제공하기 위해서 스스로 변신에 나섰다. (293)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적절한 정치 제도와 교육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 두 요소가 현재 가보로네를 원활히 기능하는 도시로 만들었다. (407)
독서습관 821_도시의 승리_에드워드 글레이저_2015_해냄출판사(231231)
■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Edward Glaeser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 미국 내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뛰어난 젊은 학자로 주목받고 있는 저자는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의 존 F. 케네디 행정대학원 연구 정책 센터인 라파포트 보스턴권 연구소와 터브먼 주 지방정부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미국의 공공 정책 핵심 싱크탱크인 맨해튼 연구소 수석연구원이기도 하다.
경제와 사회,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학계는 물론 전 세계 도시정책, 경제정책자들에게 주요 오피니언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1967년 뉴욕 맨해튼 이스트사이드에서 태어나 40년 가까이 도시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도시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교육, 기술, 아이디어, 인재, 기업가 정신과 같은 인적 자본을 모여들게 하는 힘이야말로 도시와 국가의 번영은 물론,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다는 주장을 펼치며 잘못된 도시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주택정책에서 비만까지 도시인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며 <뉴욕타임스> 블로그 이코노믹스에도 활발히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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