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중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었다. 헨릭 입센의 <페르 귄트>의 내용이 다시 궁금해졌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2021년 3월에 동일한 책을 읽었던 흔적이 있다. 하지만 기억은 흐릿하다. 지난 블로그에서 '페르 귄트'로 검색했다. 최초로 읽게 된 동기는 2020년 2월에 읽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였다.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페르 귄트를 소유적 존재로 해석했다.
헨릭 입센이 30년간 세계를 방황하며 경험한 재료가 작품에 녹아 있다. 그리고 <아기 에욜프>와 <헤다 가블레르> 두 개의 작품은 처음 읽는 느낌이다. 사람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다 마지막에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해소되는 해피엔딩의 구조가 읽고 난 뒤 독자의 마음을 위로해준다.
여러 책을 읽고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장점은 누적된 흔적을 뒤적이며 과거를 호출해서 재활용하며 느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서 자체로 책의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없다. 반복과 전문가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페르 귄트'가 현실과 전설 속을 오가는 구조로 이루어져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노년이 되어 솔베이지에게 돌아오며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모습에 우리의 삶의 지향점이 있지 않을까. 노르웨이 문학을 다시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었다.
입센은 그의 작품 <페르 귄트Peer Gynt>에서 이 자기중심적 인물을 멋지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은 '자기 자신'의 일만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다. 그는 극단적인 자기중심주의에 의해서 '자기'는 '욕망의 덩어리'이므로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있다. 임종에 이르러서 그는 자기의 소유중심의 생활 때문에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자기는 알맹이가 없는 양파와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한 번도 자기 자신이 아니었던 미완성의 인간임을 시인한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으로부터 생기는 걱정과 불안은 '존재양식'에는 없다. -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153페이지
https://bandiburi-life.tistory.com/699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고국 노르웨이의 전설에서 테마를 얻은 이 드라마는 사냥꾼 페르 귄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 5막 3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대는 19세기 초부터 이 드라마가 씌어진 1860년대에 이르는 반세기 동안이며, 배경은 노르웨이의 산간지대에서 아라비아의 대사막을 거쳐 유럽, 아시아 양 대륙을 거쳐 끝없이 전개된다. 100여 명에 가까운 등장인물 중에는 신령과 요정들이 자유롭게 인간사회를 드나들게 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여 기괴함과 흥미를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완성된 것은 그의 나이 40세로, 그의 사상과 문장이 원숙의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이었다. (476)
[페르 귄트] 中
학문의 모든 것을 머릿속에 주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쓸모 있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요. (99)
지금 나는 마부에게도 말에게도 속박당하고 있지 않아. 마차에도 짐에도 묶여 있지 않아. 한 마디로 말해서, 나는 말하자면 이 손 안에 내 신분을 쥐고 있어... (135)
자아, 집으로 돌아가자! 길은 좁고 험난하더라도 운명이 아무리 심술궂더라도... 늙은 페르 귄트는 자기의 길을 걷는다. 가난하지만 도덕성을 지닌 자기 자신이 된다. (174)
[아기 에욜프] 中
저 불쌍한 에욜프의 일이, 점점 깊숙이 내 마음을 차지하게 된 거야. 테이블에서 떨어진 그 불행한 사고가 있은 뒤부터 말이야... 특히 평생 고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온 후부터는 더욱이... (240)
[헤다 가블레르] 中
우리 인간은 살면서 누군가를 위해 힘이 되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까, 이 집에서도 편하게 내가 할 만한 일이 자꾸만 생겼으면 좋겠어.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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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747_페르 귄트_헨릭 입센_2013_신원문화사_230617
■ 저자: 헨릭 입센 Henrik Ibsen
입센은 1828년 3월 20일, 노르웨이의 남쪽 시엔에서 태어났다. 15세부터 운문극과 서정시를 쓰기 시작해서 24세가 되던 해인 1851년에는 신설한 노르웨이 극장의 작가 겸 무대 감독이 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잇따른 공연 실패로 인한 경제적 불행과 고뇌로 고민하던 그는 그 뒤 고국을 떠나 베를린, 트리에스터, 로마 등지를 방황했다. 이때가 1864년, 그의 나이 37세 때의 일이다. 그가 1895년에 귀국했으므로, 30년간 유랑 생활을 한 셈이다.
하지만 전후 30년에 가까운 외국 생활에서 창작에만 몰두하면서 <페르 귄트>(1867) (...) <우리들의 사자가 소생할 때> (1899)를 잇달아 발표했다. /
그러던 중 1906년 5월 23일, 심장 발작으로 고생하던 그는 전 세계의 애도 속에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때 그의 나이 67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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