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던 폐기능저하 경험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2월 21일 화요일 오전 6시경이었다. 아침식사를 마칠 무렵 기침을 심하게 했다. 보통은 기침을 한 두 번 하면 개운한데 그런 느낌이 없다. 그리고 호흡을 해도 부족했다. 폐기능이 낮아진 게 분명했다.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육교를 오르는데 몇 계단 오르다 숨을 골라야 할 정도로 숨이 찼다. 이러다 산소부족으로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버스에 타고 자리에 앉아서 쉬었지만 숨이 찬 것은 같았다. 버스 안에서 모두 편안해 보이는데 나만 조용히 고통을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30분 정도 기침을 자제하며 쉰 후에야 가까스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마치 100미터를 전력질주한 뒤의 상태처럼 호흡이 가쁜 것은 처음이었다. 건강에 대한 적신호다.
평소에 부비동염과 비염이 있어 아침에 일어나면 콧물과 재채기로 시작하는 날이 많았다. 기침이 멈추지 않아 밤에 잠을 못 이룬 적도 많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호흡할 때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천명이 들린다. 이 소리에 잠을 이루기 어렵다. 이런 날은 한숨을 쉬듯이 호흡을 하는 경우가 많다. 21일 아침에 경험한 것은 결국 심해지면 위험할 수도 있는 몸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였다.
이와 같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 점막이 빨갛게 부어올라 숨이 지나가는 기관지 구멍이 좁아져 숨이 차게 됩니다. (...)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나오게 됩니다. (14)
미래의 혈관 건강을 위해 고혈압약이나 당뇨병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처럼, 천식도 지금 당장 기침이나 숨이 차지 않더라도 꾸준히 관리해야 기관지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고 기관지의 노화나 기관지벽에 흉터가 생겨 기관지벽이 두꺼워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폐와 기관지의 건강을 유지하고 천식 발작을 방지하기 위해 평상시 꾸준히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27)
25일 토요일 오전에 집 근처 이비인후과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처방을 받았다. 부비동염이 원인은 아닌 것 같고, 천식이라고 딱히 말하기도 어렵다고 의사는 말한다. 일단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호흡기 처방을 받았다. 약의 힘으로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었다. 하지만 천식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예방할 수 있는 것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천식'에 대한 책을 조회하니 <천식과 COPD>라는 한 권이 조회된다.
이 책은 서울 아산병원의 의사 권혁수와 간호사 김헌실이 상담하듯이 편집한 책이다. 천식과 유사한 증상을 경험한 입장에서 페이지마다 나의 상태와 비교하니 내용이 쏙 들어왔다. 간단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상당히 충실하다. 다양한 환자들을 경험한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책을 덮으며 두 가지를 떠올랐다. 첫째, 나의 상태는 천식에 해당한다. 둘째, 스테로이드계 호흡기는 천식증상이 없어도 계속 사용하는 편이 좋다. 스테로이드계지만 간에서 쉽게 분해되고 내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매일 사용해도 해롭지 않다.
집먼지진드기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며 한여름과 초가을에 급속히 증가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담요, 베개, 요, 이불 및 이들이 들어 있는 장롱의 하단에 많이 분포하여 서식하며, 건축한 지 오래된 습한 집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30)
고양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개에 대한 알레르기보다 2배 이상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보통 고양이 털과 피부 비듬에 대해 알레르기가 발생하지만 침에도 강한 알레르기 성분이 존재합니다. 고양이는 수시로 혀로 자신의 몸을 핥기 때문에 털에도 이러한 침의 강력한 알레르기 성분이 묻어 있어서 알레르기 성분도 더 많이 배출됩니다. (30)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다면 침구류를 자주(최소 2주에 한 번)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헹굴 것을 권합니다. (32)
성인이 되면 대부분 좋아지는 경과를 보이는 소아천식과 달리, 성인에서 발생한 천식은 오래 지속됩니다. 또한 폐기능의 감소세도 소아천식에 비해 빠르며 악화된 폐기능은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을 조절하고 폐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진찰과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33)
내용 중에서 남기고 싶은 내용을 발췌했다.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특히 호흡기 쪽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은 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 책의 제목에 언급된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폐쇄성폐질환)란 것도 알게 되었다. 주로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게 발병하고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천식보다 두려운 질병이다. '독서는 힘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독서는 건강이다'라고 외치고 싶다.
폐기능검사는 환자의 호흡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로, 숨을 들이마신 후 내쉴 수 있는 공기량을 측정하는 폐활량 측정 검사를 주로 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천식 환자의 기관지가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43)
기관지에 염증이 있으면 일산화질소가 발생하는데 내쉬는 숨에서 일산화질소를 측정하여 기도의 염증 정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유발검사가 기관지가 얼마나 과민한지를 볼 수 있다면, 호기산화질소검사는 기관지에 염증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는 검사입니다. (46)
운동 중 차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기관지가 건조해지고 기도 점막의 온도가 내려가서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운동유발성 천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49)
질병 조절제는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증상이 없어도 꾸준히 사용해야 합니다. 증상 완화제보다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지만, 정기적으로 천식을 치료하는 약물입니다. (55)
천식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질병조절제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먹는 스테로이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안전한 스테로이드를 사용합니다. 흡입 스테로이드제는 일부 흡수가 되더라도 대부분 간에서 신속히 분해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은 거의 없고 안전합니다. 또한 흡입량도 매우 소량이어서 전신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소아나 노인에게도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57)
흡입제는 기관지 염증을 감소시켜 천식 증상의 재발과 호흡곤란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현재 증상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사용해야 합니다. (59)
흡입제는 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걱정 없이 오래오래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61)
흡입 스테로이드는 임신과 관계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약을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63)
찬 공기, 웃음, 운동, 차고 건조한 공기, 강한 냄새 자극, 에어컨 바람 등의 물리적 자극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로도 일시적인 기관지 수축이 일어나 천식 급성 악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평소에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염증 조절이 되지 않아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65)
비염이 있다면 비염이 나빠지지 않도록 비염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감기 자체가 천식 악화에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찬 공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손 씻기 등을 통해 일상적인 감기 예방 활동을 한다면 천식 악화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66)
네뷸라이저 사용이 바이러스 감염 전파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병원에서는 네뷸라이저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흡입기를 정확하게 잘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네뷸라이저 치료와 효과가 같은 정량식 분무 흡입기와 스페이서의 사용을 권합니다. (68)
생물학적 치료제는 내성이 거의 생기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생물학적 치료제가 단백질 항체 주사이기 때문에 오래 쓰면 약에 대한 알레르기가 생기는 경우가 드물게는 있지만,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79)
일반적으로 비염이 조절되니 않아 부비동염이나 축농증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천식까지 악화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코감기가 걸려 축농증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천식까지 악화될 수 있습니다. 감기 자체로도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축농증까지 동반되면 천식이 오래 조절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81)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면 천식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비염 조절이 안 되면 천식도 조절이 잘 안 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에 염증이 발생하는 병입니다. 코점막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콧물이 많이 생기며 자극이 되어서 간지럽고 재채기가 발생합니다. 이차적으로 축농증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천식까지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천식과 비염이 같이 있다면 비염 치료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비염 치료의 가장 기본은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95)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집니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832
독서습관702_천식과 COPD_권혁수 김헌실_2022_그림널스(230226)
■ 저자: 권혁수(서울아산병원 천식 COPD센터, 알레르기내과 교수), 김현실 (서울아산병원 천식 COPD센터 전담간호사)
'독서습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703]자본과 이데올로기 1부_역사에서의 불평등주의 체제들 (0) | 2023.03.03 |
---|---|
[702]천식과 COPD②_천식과 폐질환에 대한 관리 방법 (0) | 2023.03.02 |
[701]백년 허리_올바른 자세와 동작 & 운동이 허리 통증을 해소하고 예방 (0) | 2023.02.26 |
[699]부러진 사다리_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0) | 2023.02.19 |
[698]암은 없다_면역요법이 중요 & 항암제는 신중하게 & 자연식 식습관 (0) | 2023.0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