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직원들과 얘기하던 중 실장이 허리 통증으로 의자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어했다. 우리들병원에서 원장 면담을 했고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약제를 주사하는 시술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화제가 자연스럽게 허리 통증이 되었고 각자 경험담을 나눴다. 한 사람이 올바른 자세와 운동을 통해 병원에 가지 않고 치료했다며 실장에게 자신의 치료방법을 설명한다.
얘기를 나누던 중에 <백년허리>라는 책이 추천되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허리통증으로 고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여러 사람이 알고 있고 추천되는 것으로 보아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되어 바로 읽어봤다. 역시나 어렵지 않게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다. 잘못된 치료사례도 들고 실제 올바른 치료로 통증에서 해방된 사례도 등장한다.
우리 주변에는 갑작스럽게 허리 통증이나 좌골신경통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럴 경우 병원에서 의사만 믿고 하라는 대로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고 허리 통증에 대한 원인과 대처방법을 충분히 이해하면 도움이 되겠다. 그러면 의사가 제대로 상황을 알고 처방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잘못된 치료로 자신의 소중한 몸을 보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 몸의 어떤 것도 수술이나 시술로 제거하거나 추가하지 말고, 가능하면 그대로 유지해서 바른 자세, 바른 동작, 바른 운동을 해서 바로잡도록 하자.
디스크 탈출은 허리에 나쁜 짓만 하지 않고 가만히 두면 저절로 줄어드는 것입니다. 과도에 손가락을 베었을 때 밴드만 붙여두면 살이 저절로 붙는 것처럼 디스크도 저절로 아무는 것인데 고가의 치료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9)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올바른 자세와 동작으로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할 시간을 줘야 한다.
디스크는 한 덩어리의 멍청한 물렁뼈가 아니라 타이어처럼 강한 껍질(섬유륜)이 가운데에 있는 젤리(수핵)를 품고 있는, 특수하게 구성된 구조물이다. 디스크가 뼈와 만나는 부분은 뼈와 물렁뼈의 중간 성격을 가진 종판이라는 구조물로 되어 있다. 섬유륜, 수핵, 종판이라는 세 가지 구조물로 구성된 디스크는 앙금을 품고 있는 찹쌀떡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29)
요추 전만이 아무리 허리에 좋은 자세라 해도 그 자세만 계속 유지하고 있으면 주변 조직에서 척추 디스크로 조직액이 흘러 들어오고 나가고 하지 못한다. 요추 전만 자세로만 하루 종일 지낸다는 것은 수핵 속의 세포들의 입장에서는 목을 졸리는 것과 똑같은 상황인 셈이다. 즉 척추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또 움직여 줘야 한다. 단, 자주자주 요추 전만의 자세를 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40)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의 구조를 이해하자. 섬유륜, 종판, 수핵인데 책에서 반복적으로 사진이 나오고 사례들이 소개되므로 읽다 보면 익숙해진다.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은 디스크 건강에 좋지 않다. 지속적으로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직업적으로 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한 동작을 오랜 시간 하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탈출된 디스크가 왜 줄어들까? 답은 간단하다. 노출된 수핵에 포함되어 있던 수분이 말라서 디스크가 줄어들게 된다. (...) 또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탈출된 수핵을 흡수하여 없애 버리기도 한다. (52)
좌골신경통의 반대말은 디스크성 요통이다. (...) 좌골에서 출발해 통증이 엉덩이로부터 종아리까지 뻗어나가는 특징이 너무나도 분명한 좌골신경통과는 확연히 다른 통증, 즉 다리는 아프지 않고 허리만 주로 아픈 통증을 설명하기 위해 생긴 개념이 바로 '디스크성 통증'이다. (94)
허리 통증과 관련해서는 엉덩이와 다리로까지 통증이 확장되는 좌골신경통과 허리 부분만 아픈 디스크성 통증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좌골신경통의 원인을 진단할 때 엉덩이 아래로 MRI를 찍는 경우도 있는데 허리를 찍어야 한다.
이처럼 디스크성 통증이라는 개념이 소개된 후 진단 기술인 디스크 조영술이 개발되고 치료 기술인 척추 유합술, 디스크 내부 시술 등이 고안되었지만 임상에서 흡족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캐러기 박사는 이 연구로 디스크 조영술이 검사로서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디스크를 손상시킬 수 있는 해로운 진단 기술임을 증명했다. 디스크 조영술에 사용했던 바늘이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사하는 아주 가느다란 바늘임을 고려하면 그 작은 바늘구멍 하나에도 디스크가 퇴행이 오고 탈출이 생긴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107)
디스크에는 작은 바늘로 찌르는 것조차 퇴행을 조장한다는 점이 놀랍다. 그래서 디스크가 가능한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올바른 자세와 동작, 운동을 해야 한다. 섣부른 수술은 앞으로 몇십 년을 사용해야 하는 디스크의 기능을 감소하게 만든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사실이다.
당신이 허리에 좋지 않은 동작과 자세를 하면 할수록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좋은 동작과 자세를 많이 하면 할수록 잔고가 쌓일 것이다. (117)
윗몸일으키기같이 허리를 강하게 움직이는 허리 운동은 디스크가 튼튼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138)
척추 주변근과 복근, 복사근 등이 허리를 견고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일차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정작 허리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허리 건강에 수호천사와 같은 기여를 하는 두 개의 근육이 있다. 바로 활배근과 대둔근이다. 이 근육은 우리 몸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큰 근육으로 대단히 강한 힘을 낼 수 있으며 바깥쪽에 있는 자연 복대의 상하, 좌우에 붙어서 허리를 한 덩어리로 잡으면서 우리 몸이 외부 물체에 힘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근육이다. 즉 허리를 외부로부터 보호해 주는 수호천사 근육들이다. 그래서 2차 자연 복대인 셈이다. (147)
복대는 몸의 근육이 자기 기능을 하는 것을 방해하므로 가능하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의 자연 복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연 복대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활배근과 대둔근의 2차 복대 역할이 중요하다. 엉덩이 근육의 힘으로 역기 선수들이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는 사례를 떠올리니 이해가 된다.
앉았다 일어설 때 바로 허리를 펴기 힘든 사람들은 일어서기 전 30초간 요추 전만 자세를 취한 후 일어서 보라. 세상이 달라 보인다. (176)
차량의 좌석에 앉을 때에는 이러한 요추 전만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다. 이때에는 허리춤에 넣을 수 있는 작음 쿠션이 생명줄이다. 차량 좌석 등받이와 허리 사이에 작은 쿠션을 넣으면 요추 전만 자세를 더 쉽게 잡을 수 있다. (188)
일상에서 요추 전만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오랜 시간 차를 타고 갈 때 쿠션 등을 두어 요추 전만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 통증 예방에 좋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요추 전만 자세를 만들어 준다.
엉덩이 뒤로 쭉 빼는 스쿼트: 무릎이 발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엉덩이를 뒤로 쭉 빼는 것이 포인트이다. 이것이 제대로 안 되면 허리, 무릎 모두 더 아파진다. 너무 깊이 앉지 않도록 해야 한다. (302)
척추관 협착증이 있으면 통증 때문에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지게 되는데 연세 드신 어르신들 중에 통증이 없어도 허리가 자꾸 꼬부라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프지 않으므로 의식적으로 허리를 펼 수는 있으나 어느새 앞으로 꼬부라져 버리고 맙니다. (...) 이런 경우는 대부분 심한 노인성 근력 저하(근감소증) 때문입니다. 허리를 들고 서 있을 근육 힘이 없기 때문이죠. (326)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하면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된다. 특히 젊은이들처럼 근육이 탄탄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일부 운동은 40대 이상에서 주의해야 한다. 디스크에 무리를 주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스쿼트 자세에 대해서는 바로 적용해 봐야겠다.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구부러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허리가 굽는 것은 근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70대나 80대 노인도 근육을 유지하면 바른 자세를 과시할 수 있다.
허리를 구부리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고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요추 전만 자세를 포함한 자연 복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연 복대 자세로 걷는 운동은 허리 통증이 아주 심한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착한 운동인 것입니다.
우연히 만난 <백년허리>는 일상에서 바른 자세, 바른 동작, 바른 운동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특히 '요추 전만' 자세를 사무실이나 장거리 차 안에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바로 응용할 부분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고 예방하기 바란다.
독서습관701_백년 허리_정선근_2015_사이언스북스(230226)
■ 저자: 정선근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주임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의과 대학 조교수,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 및 시카고 재활 센터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1997년 이후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요통, 경부통, 척추 디스크, 오십견, 관절 통증 등을 중심으로 임상 치료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줄기 세포를 이용한 근골격계 재생 연구, 디스크 질환에 대한 운동과 자세 연구, 근감소증 치료 연구 등을 통해 재활 의학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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