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너무 싸졌어요." 조애나가 말했다. "스스로를 안락사시켜서 말기 질병 정도는 그냥 뛰어넘죠. 폭주하는 애들은 말도 안 되는 스포츠를 발명해서는 목숨을 대가로 엄청난 위험을 즐겨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121페이지)
서기 2493년에 지구를 떠나 항성 여행 중인 우주선에서 일어나는 SF 스릴러 <식스 웨이크 Six Wakes>를 재미있게 봤다. 탑승한 여섯 명은 모두 사연이 있다.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범죄 이력을 가졌다. 2022년을 기점으로 400년이 지난 후 사람이 클론으로 영생하는 미래를 예측한다. 왕성한 20대의 젊은 모습으로 기억을 유지하며 삶을 이어간다. 바로 자신의 클론으로 몇 백 년을 살 수 있게 된다. 인간의 기억을 1과 0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복제할 수 있다. 음식은 인쇄술을 이용해 무엇이든 만들어낸다. 클론 기술이 있어 지구를 떠나 몇 백 년의 항해를 할 수 있다. 클론으로 부활하기 때문이다. 클론에 대한 법도 만들어진다. 자살한 경우는 클론이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의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다음 날이면 깨서 똑같은 짓을 또 할 테니까요." 볼프강은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났다. 갑자기 삶이 다시 중요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치밀었다. 죽음이 뭔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 말이다. (476)
과거 400년을 돌이켜봤을 때 현재의 우리의 삶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400년 뒤의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예측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저자의 상상력에 올라타 지름이 2km가 넘는 행성 간 우주선을 타고 미래를 여행했다. 글을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상상할 수 있는 소설의 장점이다. 사람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습은 다르다. 독서의 묘미다.
불로장생을 꿈꾸는 우리에게 <식스 웨이크>는 클론을 통해 지속되는 삶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 저자: 무르 래퍼티 MUR LAFFERTY
무르 래퍼티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 출신의 팟캐스터이자 작가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White Wolf 등의 게임회사에서 롤플레잉게임 시나리오를 쓰는 것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여러 잡지에 게임에 관한 글을 기고하며 활동을 넓혔고, <I Should Be Writing> <The Angry Robot Podcast> <Escapte Pod> 등의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미국 SF 팟캐스트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고 있다. <Escape Pod>은 2010년부터 지금껏 다섯 차례나 휴고상 세미프로진 부문에 최종 노미네이트 되었고, 2018년 래퍼티는 팟캐스트 <Ditch Diggers>로 마침내 팟캐스트 부문에서 휴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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