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목욕탕>이라는 일본 영화를 봤다. 목욕탕을 이용하는 문화가 유사해서 우리에게 쉽게 와닿는 영화다. <수리남>이나 <오징어 게임> 등 수많은 한국의 넷플릭스 작품들이 주는 긴장감이나 의외의 감동이 없어 밋밋했다.
배우들의 조금은 어색한 연기와 예측 가능한 스토리 전개는 아쉬운 점이다. 물론 마지막에 반전이 있기는 했다.
주인공인 엄마 후타바는 긍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친절한 여인이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딸에게 용기를 주고 스스로 극복하도록 돕는다. 말도 없이 1년간 자신을 떠났던 남자를 돌아오게 한다. 그리고 목욕탕 운영을 다시 시작한다. 돌싱인 탐정에게 희망을 주고, 떠돌이 방랑객 청년에게 인생의 목적지를 찾도록 돕는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이미 말기암 판정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자신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다시 모이지만 자신의 삶은 소모되고 있다.
죽기 직전에 후타바가 울면서 죽기 싫다고 흐느끼는 부분은 인간적이고 솔직해서 감동이다.
우리의 삶은 말기암 진단을 받았어도 생명의 불이 꺼질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 그래서 후타바는 열심히 살아간다. 딸 아즈미의 친모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도 밝히고 친모와의 관계 회복을 돕는다. 하지만 자신의 친모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아 인정받지 못한 채로 숨을 거둔다.
선진국 일본이지만 서민들의 삶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편부모를 두고 사는 자녀들이 많고, 생존을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담겨있다. 잘 나가던 선진국 일본이 점점 쇄락해 가고 있는 모습과 영화가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이 변곡점이 아닌지 우려된다.
어쨌든 우리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오늘을 간절히 살고 싶어 했던 사람, 하지만 오늘은 함께 호흡하지 않는 그 사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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