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소은의 2017년 책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를 읽고 그녀의 서사와 그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2015년 책 <첫, 헬싱키>를 만났다. 결혼 후 지인이 있는 핀란드 헬싱키로 한 달간 여행했던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한 책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 중심이 되고 약간의 대사와 설명이 추가되어 진행된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현지에서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마치 저자와 함께 헬싱키 주변을 돌아보는 듯하다. 그림으로 한 순간의 모습을 그려서 보여주니 저자가 당시에 경험했을 오감을 글보다 더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작가와 독자의 상상력의 간극만큼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한 장의 그림만으로 주변 환경, 모양과 맛, 느낌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래서 이 책은 헬싱키의 구석구석을 그림만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가구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 유리세공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 다양한 중고물품을 파는 가게들, 여러 카페와 음식점들이 소개된다. 지인들과 함께 했던 빵 만들기, 사우나 체험은 독자로서 핀란드 여행을 꼭 가보고 싶게 만든다.
김소은의 책을 두 권 보면서 그녀의 만화 같으면서도 섬세한 그림에 반하게 된다. 특히 본인과 남편을 표현하는 간단하면서도 선명한 개성이 돋보인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만화일기로 남긴다면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보더라도 당시의 경험이 새록새록 되살아날 것이다.
물론 글로만 일기를 쓰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림을 좋아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글과 함께 책으로 만들어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한 일이다. 늦은 때는 없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지금 시작하면 되는 일이다. 김소은의 책을 보며 다시 한번 간단한 그림이라도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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