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599]퀸 메릴_메릴 스트립의 영화와 함께 한 인생 이야기

by bandiburi 2022. 7. 16.

<퀸 메릴>을 통해 영화배우이자 집필가인 메릴 스트립의 삶과 참여했던 영화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역할을 맡게 된 배경과 영화에 대한 짧은 스토리도 재미있었다.

각 장은 시간순으로 그녀가 참여했던 영화를 소개한다. 메릴 스트립이란 여배우를 얼굴만 알고 있을 뿐 어떤 사람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학창시절과 1979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부터 2017년 <더 포스트>까지 메릴이 영화에 몰입하는 모습을 통해 그녀를 알게 되었다.
728x90


영화배우로서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좋은 평을 받기는 어렵다. 특히 할리우드에서 여성배우로 성장하기는 어려운데 메릴 스트립은 그런 환경을 극복했다. 그녀는 영화속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빙의되다시피 연기했고 찬사를 받았다. 또한 배우로서의 역할을 할 때는 몰입해서 하되 가정에서는 네 명의 자녀를 둔 엄마로서 역할로 돌아간다.

최근에 그녀의 영화 <줄리 앤 줄리아>를 봤다. 책에서 이 영화의 배경과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며 그 영화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었다.

책에서 메릴이 참여한 영화만 해도 상당히 많다. 처음 들어보는 영화도 있고 제목은 알지만 보지 않은 영화도 많았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몇 편 있는데 꼭 보고 싶어 넷플릭스에 검색해보니 없는 영화가 많다. 유튜브에는 유료로 볼 수 있었다.

좋은 책은 좋은 사람을 소개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힘을 주는 몇 마디를 얻을 수 있다. 볼 만한 영화도 소개받고 메릴 스트립이란 배우의 삶도 알고, 그녀의 일에 대한 태도도 배웠다.

이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들을 인용했다.

 

<디어 헌터>는 정말 슬픈 영화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슬펐던 장면은 처음 장면이다. 폭력적인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같이 사는 순종적인 린다는 친구 결혼식에 가려고 준비하다가 아버지가 만취해 인사불성이 된 것을 본다. 아버지를 침대에 눕히려 하자 그는 린다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린다는 일어나서 애써 웃음 지으며 애원한다. “아빠, 그러지 말아요. 저예요!” 그러자 아버지가 소리 지르며 또 때린다. “계집년들은 죄다 싫어!” (…) 린다는 학대당하는 관계에 덫처럼 걸려들어 빠져나오지 못하는 여자들과 비슷했다. (48)

세일럼 마녀재판: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빌리지(Salem Villages)에서 일어난 마녀재판 사건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185명을 체포해 19명을 처형하는 등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문학 작품과 영화 등의 소재로 널리 쓰인다. (57)

도를 넘은 것이었어요.” #미투 운동으로 더스틴이 지난날 여성 동료들에게 저지른 성추행과 천박한 행동들이 드러난 지 몇 달이 지난 2018년에 메릴이 과거를 떠올리며 말했다. 저는 그런 일들이 지금 이 시점에 바로잡혀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코 옳지 않으니까요. 고쳐야만 하고 고쳐질 겁니다. 왜냐면 사람들이 더는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요.” (62)

메릴에게 연기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걸 의미하지 않았다.나와는 명백히 달라 보이는 캐릭터 안에서 나와 닮은 점을 찾는 것, 다른 인물 안에서 나 자신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111)

이 문제와 관련해, 메릴은 아카데미상 후보로 오르기도 한 다큐멘터리 <자정까지 8분 Eight Minutes to Midnight>의 뉴욕 개봉 준비를 도왔다. 소아과 의사이자 핵무기 군비 축소를 위한 여성들의 활동 WAND’이라는 국제 비영리 단체 설립자이기도 한 헬렌 칼디콧Helen Caldicott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였다. 그해 여름, 메릴은 플루토늄 시설에서 일하다가 방사능에 오염된 실험실 기술자이자 노조 활동가인 캐런 실크우드 역을 맡아 <실크우드>를 찍기 시작했다. (114)




“(…) 어쨌든 훌륭한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주며 성공을 부추기기보다 신념과 호기심을 길러주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메릴의 말이다. (115)

아기를 위해 활동을 쉬어야만 했어요. 시간적으로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엄마가 되면 사람이 굉장히 인간다워지는 면이 있어요. 내게 오로지 필수적인 것들만 남게 되거든요. (123)

결혼은 근육과 같아서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또 근육이 욱신거릴 때까지 운동해야 효과가 있는 것처럼 결혼도 마찬가지예요. 결혼의 부분부분을 최선을 다해 단련해야 해요.” (150)

메릴은 다음 영화 <어둠 속의 외침 A Cry in the Dark>을 위해 호주로 날아갔다. 이 다큐드라마는 두 달 된 딸 아자리아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린디 체임벌린 Lindy Chamberlain의 실제 마녀사냥 사건을 영화화한 것이었다. (158)

해스컬이 이어 말했다. 하지만 스트립이 변화무쌍한 역할들에 한 줄기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소외 효과. 말하자면 고지식하게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려 하고, 또 인기가 곧 직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영화 매체에서조차도 꿋꿋이 연극에 나올 법한 이색적인 역할들을 맡으려 한다는 것이다. 자진해서 쉬운 길을 포기하는 그녀는 우리가 그동안 속으로 품어온 의문, ‘여성은 상냥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송두리째 밖으로 끄집어낸다.” (164~165)

그런데도 메릴은 매들린의 날씬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매일 러닝머신에서 27킬로미터를 달리는 지루한 과정을 견뎌냈다. 메릴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제가 출산한 뒤에 찍은 영화들을 한번 보세요. 주로 <엉겅퀴꽃>같이 뱃살이 눈에 띄지 않는 영화들이죠.” (204)




저는 근력 운동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씩 하고 요가를 한 시간씩 했어요. 요가는 아직도 하고 있어요. 요가는 정말로 정신을 집중하는 데 좋아요. (211)

메릴은 케이블 TV 수신료도 중요하지만 식비도 그만큼 중요하죠. 어쩌면 스포츠 채널 스무 개는 전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케이블 채널에 쓰는 돈을 줄이고 더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에 돈을 쓸 수도 있어요. 어떤 음식들은 살 때는 비싸 보일지 몰라도 인생을 길게 보면 유기농을 먹는 게 더 싼 셈이에요. 모든 건 길게 봐야죠.”라고 했다. (219)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에도 홀딱 빠져들었다. <작은 아씨들>은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처럼 소년들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었다.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대담한 조 마치는 소녀들의 우상이었다. 조는 꿈을 좇으려고 근사한 이웃집 남자 친구 로리의 청혼도 거절한다. (225)

프란체스카가 스스로를 촌구석에 사는 가정주부로 여기고 자신 없어하는 걸 눈치채고선 당신은 결코 평범한 여자가 아니에요." 라고 말해준다. (229)

“옛 꿈은 멋진 꿈이었다. 이루진 못했지만 꿈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230)




메릴은 자기처럼 현실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며 남다른 길을 가는 캐릭터들에 언제나 마음이 끌렸다. 그러니 현실의 장벽을 당돌하게 뚫고 나가는 남다른 바이올린 교사 로베르타 과스파리 Roberta Guaspari역 또한 메릴에게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234~235)

메릴은 로베르타의 거침없는 성격과 뉴욕 억양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뮤직 오브 하트>는 오스카상 후보로도 오른 1995년 다큐멘터리 영화 <작은 기적들 Small Wonders>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로베르타는 메릴이 그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을 거라 확신했다. (254)

권력을 가진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남을 짓누르려는 본능을 드러내면 그것은 모든 이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갑니다.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와 똑같이 행동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에요. 혐오는 혐오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부추깁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기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괴롭힌다면 그건 우리 모두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메릴이 경고했다. (367)

메릴에게 무대란 실험을 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고 폭군을 풍자하는 신성한 놀이터였다. (372)

독서습관599_퀸 메릴_에린 칼슨_2020_현암사(220716)


에린 칼슨 (출처: Amazon.com)

■ 저자: 에린 칼슨 Erin Carlson

<할리우드 리포터>와 AP 통신 엔터테인먼트 담당 기자로 일했으며, <글래머>, <포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에도 많은 칼럼과 기사를 써왔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잡지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로맨틱 코미디의 거장 노라 에프런 Nora Ephron의 영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저 여자가 먹는 걸로 주세요. I’ll Have What She’s Having: How Nora Ephron’s Three Iconic Films Saved the Romantic Comedy>를 썼다. 현재 왕성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