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에서 폐지 줍는 노인들에 대한 실상을 추적한 내용을 봤다. 노인빈곤율이 OECD 최하위고, 노인 자살률은 최상위인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취업을 앞둔 청년층에 대한 지원과 은퇴한 고령자들이 최소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노인 기초연금을 조건에 따라 매월 30만 원씩 지급하긴 하지만 물가가 매년 오르는 상황에서 의식주를 해결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1992년에 자취생활을 하며 월 30만 원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려 했는데 공과금 제외하고 라면으로 몇 끼를 해결해도 모자랐다. 이미 30년이 지났다. 지금의 30만 원은 훨씬 적은 금액이다.
폐지 줍는 노인들이 얼마나 이동하는지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GPS를 달아서 추적했다. 건강이 안 좋은 노인들이 70세, 80세가 되어서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한 사람이 하루 종일 일해서 버는 돈이 만 원 전후다.
폐지 1kg에 100원 준다는 곳을 지나서 150원 주는 곳으로 간다. 이분들에게 10원의 차이는 크다. 거리에 관계없이 폐지값을 잘 주는 곳으로 가서 파는 것이다. 이분들에게 한 푼이 아쉽다. 집안에서 돌아다니는 500원 동전을 가볍게 여기는 아이들의 모습 위에 폐지 줍는 노인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노인들은 매일 새벽에 집을 나선다. 폐지를 다른 사람이 줍기 전에 가야 한다. 종일 폐지를 줍다가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갔다. 넝마주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때로는 3시간, 4시간씩 쉬지 않고 일한다.
그러다 보니 밥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점심식사는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으로 가볍게 먹는 할아버지를 보여준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남들보다 더 폐지를 더 줍기 위해서다. 집에서 먹는 식사도 부실하기만 하다. 박스 주워서 하루 9천 원 버는데 곰탕 한 그릇 못 사 먹는다.
골목골목을 리어카를 끌고 다니다 보니 교통사고의 위험도 크다. 취재 중에 한 할아버지가 차를 피하다 넘어져 골반을 다쳤다. 리어카는 차도로 다녀야 하지만 위험해서 인도로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우리 사회가 이런 노인을 양산하고 그들이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라고 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1시간을 일한다. 시간당 폐지를 팔아서 받는 임금은 940원 수준으로 최저시급의 10퍼센트 수준이다. 열악하다.
아직까지 제대로 수집되지 않은 정보가 전국에 폐지 줍는 노인인구다. 이번에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파악한 전국의 생계형 폐지수집 노인은 15,000명 정도다.
도시화가 되며 많은 사람이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연립주택 등 주택가도 많다. 주택가에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부족한 부분을 폐지수집 노인들이 하고 있다. 지자체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분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한다.
한 명이 하루 53kg 수거하는 것을 계산하면 전국에서 폐지 재활용하는데 50퍼센트 이상의 기여를 한다고 방송한다. 개인적으로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으로 수거되는 폐지가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되어 계산에 오류가 있어 보였다.
이런 프로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폐지수집 노인들을 위한 국가적 지원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노인들이 힘이 줄고 없던 병도 늘어나는 노년에 폐지를 줍지 않고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다.
노인들이 원하는 것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한 소득이다. 폐지 줍는 것이 이들에게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이분들이 위험한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프로그램 마지막에 한 할머니가 울면서 '안 하고 싶다'는 장면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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