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따뜻한 금요일 늦은 오후다.
일터가 있는 포항은 벚꽃이 져서 앙상한데 수도권은 연분홍빛으로 한창이다.
버스 제일 뒷좌석에 앉아 높은 건물이 이어지는 판교지역을 쳐다본다.
저무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는 커다란 건물이 보인다.
매주 지나치는 모습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왜?
커다란 건물을 아파트라 부른다.
사무실이라 부른다.
고속도로 주변으로 늘어선 건물을 만들고 사고팔며 돈이 흐른다.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도시의 삭막한 건물 무덤속에서 나만의 공간을 찾아야 한다.
언론과 광고는 자연과 격리된 보이지 않는 감옥을 두고 경쟁을 부추긴다.
대중은 참여한다.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가 있다.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경쟁을 거부하는 자들이 있다.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주변의 소음에 반응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이 많아져야 한다.
정치, 언론, 검찰 및 기업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인이 공정과 정의를 주장한다.
기대된다.
역시나 그 나물에 그 밥이구나가 아니길 바란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건물의 소유 여부에 과도한 힘을 소모한다.
우리의 삶은 그러기에는 너무 짧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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