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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545_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_그냥 하지 말라_송길영_2021_북스톤(220316)

by bandiburi 2022. 3. 17.

 

저자 송길영 씨의 강의를 몇 번 들어봤다. 그의 열정적이고 자신이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시사점을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그의 책과 강의는 나의 관심을 끈다.

이 책 <그냥 하지 말라>를 보며 저자가 글을 참 쉽게 쓴다는 생각을 한다. 독자가 이해하기 쉽다. 잡식성 독서가답게 적절히 인용한 책들도 여기에 기여했다.

특히 유성룡의 <징비록> 비유는 과거가 아닌 현재를 기준으로 살아야 하는 변화된 현실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장이 저자의 필력과 전하고자 하는 맥락을 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래 두 가지를 대표 문장으로 골랐다.



오직 역할로 인간을 바라보는 논리가 끝까지 이어지면 생산에 기여하지 않는 인간을 배려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까지 이르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국가는 소비의 주체로 인간을 정의할 수도 있겠죠.

나라는 돈을 줄 테니 너는 쓰기만 하라는 식으로. 생산력을 주요 가치로 보는 관점에서 자동화가 개입될 경우, 인간이 소외되는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야 할까요?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217)



이 부분은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고 인간의 역할은 축소되는 과정에서 높아진 생산성의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문제다. 그대로 두면 빈부격차가 자연스럽게 심해진다.

그래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저자의 글처럼 국민이 적게 일하고도 충분한 생산성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과실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돈 줄 테니 너는 소비하라'는 꿈같은 멘트가 언제쯤 현실이 될까.




이제는 스스로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 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235)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이유가 나만의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인데 이런 행위 자체가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저자의 문장에 힘을 얻는다.

기록으로 남기는 행위 자체가 기쁨이 되고 나아가 기록 자산이 환금성과 연결되는 경제적 만족감도 얻게 되었다. 티스토리 광고를 통해 적은 금액이나마 누적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이런 기록이 사회 문화적 자본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이다.

 

 

이미 높은 가정의 보육 역할을 더 늘리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지원이 바람직하겠죠. 개인의 책임감이나 끈끈함에 기대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닌 것 같아요. (49)



사회보장 시스템이 그만큼 발달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아 보이고, 각자도생으로 가기 십상인데 이 또한 만만찮은 과업입니다.

효도 시스템을 외주화 할 만큼 엄청난 부를 쌓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야겠죠.

이 점을 먼저 깨닫고 꾸준히 독서하고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어르신들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생산성과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혁신을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60)



이렇게 되는 순간 인간에게 요구되는 덕목도 바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성실히, 꾸준히, 열심히 하는 자세를 높이 샀어요. 지금도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로봇 R대리는 잠을 안 잡니다. 밥도 안 먹고 3교대도 필요 없어요. 월급을 올려달라는 말도 안 하고, 결정적으로 R대리는 오류를 내지 않습니다.

이렇게 동일한 업무를 꾸준히 하는 분야는 로봇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농업적 근면성으로 열심히 일했던 이들의 꾸준함은 더 이상 덕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74)



그러나 성취란 다이제스트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1000권을 읽는 와중에 그 노력을 통해 각성하는 거지, 1000권에 담긴 정보가 저절로 각성을 주지는 않습니다. 성취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어지는 훈장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83)



직장인이 파트타이머부터 시작해서 파워블로거, 유튜버 등 다양한 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은 더 이상 하나에 올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인은 보상체계가 충분하고, 그 시스템이 항구적이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직도 기관도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환경변화도 빨라서 올인이 힘들어지고요.

그래서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생존에도 적용됩니다. (...) 다양한 정체성은 오늘날의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증표 인지도 모릅니다. (116)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습니다. 내가 준비했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입니다. (125)



이성적 판단과 경험이 결합되면 내 삶이 바뀝니다. 이게 가장 소중한 교훈이에요. '하면 좋은 일'은 너무 좋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고, 친구와 잘 지내야 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해줘야 하고, 이 많은 걸 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152)



케네디 대통령은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목표를 세웠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문샷 씽킹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불필요한 건 다 없애거나 새로운 것을 수용해서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175)



지금까지는 역사로부터 배웠습니다. 다분히 회고적 retrospective이죠. 말하자면 서애 유성룡 선생님의 <징비록> 같은 것입니다.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길 뻔한 굉장한 위기를 겼었고, 비록 이기긴 했지만 너무 고통스러웠으므로 당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남겨놓을 테니 후손들은 삼가 경계하라, 이게 서애 선생이 <징비록>을 쓴 이유입니다.

과거를 보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거죠. 그런데 이번엔 프로스펙티브 prospective 방식이 나왔습니다. 지금을 보는 것이죠. (177)



(출처: BBC)

The Next Rembrandt (2016) (205)



바야흐로 사람이 상품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다니엘 핑크가 말했죠. "파는 것이 인간이다 To sell is human"라고요.

같은 제목의 책에서 그는 현대의 노동자들은 유형이건 무형이건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팔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206)



■ 저자: 송길영 Mind Miner

 

마음을 캐는 사람.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이 담겨 있는 소셜 빅데이터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일을 20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 나아가 여기에서 얻은 다양한 이해를 여러 영역에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주)바이브컴퍼니(구 다음소프트) 부사장이다. 바이브컴퍼니는 소비자의 온라인 의견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하는 데 특화된 기업으로 텍스트 마이닝, 대규모 정보탐색과 자연어 처리 등 수십억 개의 소셜미디어 글들이 담고 있는 소비자의 의견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 및 한국BI데이터마이닝학회 부회장이다. 또한 오피니언 마이닝 워킹그룹Opinion MIning Working Group을 개설하여 기업에서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이끌고 있다.

활자를 끊임없이 읽는 잡식성 독자이며, 이종의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지은 책으로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2012), <상상하지 말라>(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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