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546]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_역사와 전통을 살려 자신감 있는 선진국 국민으로

by bandiburi 2022. 3. 19.
  •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가져야할 세 가지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은 책 제목이 말해주듯 한국인으로 살면서 경험하고 배우며 정립된 우리의 생각의 틀을 깨는 저자의 안목에 놀라게 한다.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통해 공부하고 박사과정으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을 연구한 저자는 한국인과 결혼하고 한국에서 6년 동안 살면서 대한민국에 대해 느낀 바를 여러 측면에서 책으로 정리했다.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며 먹고 살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희생하며 달려왔다. 전통과 구습은 모두 버려야 할 것으로 인식하고 선진 이론을 도입해 적용하는데 노력했다. 2022년 현재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의 위치가 이미 선진국에 도달했음을 주변의 시선으로 알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선두에서 가야 한다. 무엇을 가지고 우리를 닮으려하는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모범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있어 저자의 제안은 우리 모두가 귀담아듣고 실천해야 할 덕목들이다. 몇 가지를 꼽으면 아래와 같다. 

첫째, 우리 역사와 전통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이를 살려서 외국인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재래시장과 오래된 골목을 살릴 수 있다.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지을 일이 아니다.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이를 이탈리아 명품처럼 글로벌 명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일제 근대화론의 영향으로 왜곡된 역사를 주체성을 확립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 속에 담긴 스토리를 현대로 되살려야 한다. 

둘째, 이제 선진국 시민으로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야 한다. 현재 과도한 경쟁과 재산과 연봉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환경을 극복하고 환경을 생각하고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인구 감소와 고령인구의 급증에 따른 다문화 사회로 어떻게 갈 것인지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인구 구조의 급격한 역피라미드화는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므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은퇴한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경험이 풍부한 인적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해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보람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건전한 선진 사회가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이 대량으로 은퇴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연습하고 자격을 취득해서 새로운 일을 통해 건강과 활력을 유지해야겠다. 아래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인용했다. 

  •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들이 많은 이유는? 
한국의 풍부한 문화적 전통을 집중적으로 재발견하는 것은 한국에 창의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과거의 재발견은 결코 한국을 과거로 후퇴시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을 미래로 전진시키는 열쇠가 된다. (42)

나는 한국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개념으로 '선비 정신'을 채택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이 단어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낼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선비 정신은 한국 사회와 역사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 선비 정신은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행동으로 나타난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 존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홍익인간으로 대표되는 민본주의 사상을 품고 있으며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조화를 이루려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49)


내 상상의 차원을 넘어서는 한국의 이야기들은 한국인이 그 의미를 재발견하고, 세계가 경청해야 할 중대한 교훈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인조차도 모르는 한국의 위대한 특성에 대해 말하는 것, 한국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관해 토론하는 것, 그리고 한국과 세계가 소통하면서 서로가 도움을 받기 위한 지침에 관해 토론하는 것은 이 시대 지구촌의 선물인 한국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는 작업에서 가장 기초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63)

19세기의 부패하고 몰락해가는 양반 계급이 자신의 지배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자학 사상을 이용하고 서양 문명을 배척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야기는 편견에 가득 찬 것으로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이런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학자들이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짜낸 억지 논리이다. 한국인들이 스스로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뒤처졌기에 일본이 한국을 근대화시켰다는 주장을 담은 것이다. (78)


한국이 가야할 길은 과거 전통을 되살려 한국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재현하고 이것들을 현대적인 요소와 어울리도록 재구성하는 방향이다. 그러기 위해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고방식에 따라 가치가 부여된 수많은 전통 요소들을 일반 가정집과 골목 그리고 전통시장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면 재래시장도 살고 한국의 전통문화도 살아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받는 외국인들이 더욱 멋진 세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92)


추석은 조상께 감사드리는 명절이다. 그렇지만 한국인들은 추석 때 조상들에 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자녀에게 증조부가 어떤 분이셨는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등을 이야기하는 일은 드물다. 한국 젊은이 대부분은 자기 조상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조상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중요하다. (...) 차례를 모시는 추석에는 추모의 대상인 조상이 있어야 하고 그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야 진정한 의미가 살아날 것이다. (96)

한국어 설명도 흥미를 끌지 못한다. 결국 언어 문제는 아니다.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것이다. 이 건물이 개인과 나라의 운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야기가 없다. 스토리가 들어오면 죽어 있는 것으로 보이던 건물에 갑자기 생명이 돌아온다. (109)



자원봉사자들은 정부가 제시한 학습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한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로 외국어가 가능하고 외국 손님을 맞이하는 일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업은 소규모의 예산만 있으면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외국의 지역 박물관이나 문화 시설 중에는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배치돼 관람객들에게 자세한 안내를 제공하는 곳이 꽤 많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은 대개 60대나 70대 노인들인데 은퇴 후 여가 생활로 자원봉사를 택한 지식인들이다. (125)


한국이 럭셔리 상품 시장에 진입하고 또 장악할 수 있는 잠재력은 높다. 문제는 한국인들이 전통문화에 대해 보이는 부정적 편견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이다. (189)

한국의 사무실이나 연구소 등에 가보면 '상상력' '창의력' 등의 단어가 들어간 부착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슬로건들은 사람의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자유로운 확장을 막는 족쇄가 된다. 

실체는 부족하고 구호만 난무하는 이런 현실은 상상력이나 창의성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부족하고 개념 연구의 뿌리가 깊지 않기 때문에 빚어졌다. (...) 공공기관이나 민간 분야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결정하는 사람들과 세상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상상력이 뛰어난 인물들을 결합하지 못한 결과이다. (210)


많은 이들이 현대의 편리한 생활이란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여기는 것 같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거리를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 지역 사회에는 모두가 주변 환경을 깨끗하고 매력적으로 유지하는 일의 당사자라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주택, 건물, 거리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식물이 잘 자라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몫이 아니라 바로 시민의 일이다. (217)


학생들은 교류 협력하기보다는 경쟁에서 1등을 차지할 것만을 요구받는다. 사람의 가치와 수준을 이해할 때 항상 숫자를 이용한다. 이 복잡한 세상을 2차원적인 방식으로만 보는 훈련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석차를 매기는 상대 평가 제도에도 잘 나타나 있다.

 
한국 사회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 삶의 질을 연봉이나 재산 같은 숫자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것이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학생의 성적을 다른 학생과 비교해 상대적 위치로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218)


마지막으로 날로 심각해지는 왕따 문제를 생각해보자. 이 현상은 소비문화와 가정 붕괴의 결과물이다. 소비만 하는 사회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별로 없다. 경제적 이익이 없으면 교류도 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것이다. 

사회에 공동체 개념이 없다면 옆집에 사는 사람에게조차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학생 사이의 공동체 의식도 약화된다.(221)

728x90


어떤 사람이 참선과 명상을 훈련하여 익숙해졌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쇼핑하고 외식하는 등의 과시적 소비의 삶을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종일 방에 앉아서 책을 읽고 친구와 대화하고 업무를 보는 것으로도 만족한 삶을 누리게 된다.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살며 욕망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끝없이 생성되는 물질적 욕구에 종속되어 끌려다니며 결과적으로 엄청난 인생의 낭비를 일삼게 된다. (233)

코리안 드림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책임감을 안기는 촉매가 된다. 한국인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맡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해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책임감과 운명에 대한 깊은 감각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241)

이처럼 한국인의 행동 하나하나는 자신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한국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작은 행동도 지구적 차원에서는 큰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사소한 생활 방식이나 행동에도 큰 책임이 따른다. (245)

역사적 앙금으로 말하면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통합에 성공했다. 역사적 앙금 그 자체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그것은 지식인들의 교류가 충분하지 못하고 그래서 진정한 지식의 교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주도하는 것은 당대의 지식인들이다. 그들이 어떤 판단을 하는가에 따라 국가의 내부 정책 기조도 결정되고 외교 정책도 가닥을 잡는다.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 지식인의 상호 교류는 세 나라 사이에 어떤 장벽이 존재하는 것처럼 제한적이다. 그나마 진행되는 교류의 질도 매우 낮아 비관적인 상황이다. (252)


병세의식을 연구한 한양대 정민 교수의 논문에서 관찰되는 18세기 조선의 국제적 지식 교류의 모습은 폐쇄적인 양반의 이미지를 뛰어넘는다. 
이규상(1727~1799)은 동시대 문인, 학자, 예술가의 전기를 엮어 <병세재언록>을 펴냈다. 
윤광심(1751~1817)은 당시 활동 중이던 동시대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시문을 모아 <병세집>을 엮었다. 
유득공(1748~1807)은 시선을 밖으로 돌려 동시대 외국인의 시를 모아 <병세집>을 엮었다. (253)


왕건은 후백제의 새로운 지도자 신검을 제압한 직후 후백제 수도인 전주로 입성해 "도적을 잡았으니 이곳 국민은 이제 나의 백성이 됐다"면서 좌우 장병에게 후백제 국민을 해치지 말 것을 특별히 지시했다. 이런 장면은 북한을 대할 때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매우 강한 시서점을 안겨준다. (265~266)

독서습관546_역사와 전통을 살려 자신감 있는 선진국 국민으로_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_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_2013_21세기북스(220318)


■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1964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출생하였고 예일대에서 중문학 학사 학위(1987), 동경대에서 비교문화학 석사 학위(1992),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1997).

일리노이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 조지 워싱턴대 역사학과 겸임교수, 우송대 솔브릿지 국제경영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외교통상부가 운영하는 정책 싱크 탱크인 주미한국대사관 홍보원 이사를 역임했다. / 현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겸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 국민일보, 문화일보 등의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세계석학들 한국 미래를 말하다>(다산북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하버드 박사의 한국표류기>(노마드북스) <연암 박지원의 단편소설 The Novels of Park Jiwon: Translations of Overlooked Worlds>(서울대출판사) <중일 고전소설의 세속성 비교관찰 The Observable Mundane: Vernacular chinese and the Emergence of a Literary Discourse on Popular Narrative in Edo Japan>(서울대출판사) 등이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