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는 2019년에 개봉한 영화로 기회가 되면 봐야겠다며 관람을 미루고 있던 영화였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일인 3월 9일이 휴일이어서 8일에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에서 봤습니다. 세트 구성이나 스토리의 진행, 배우들의 연기 등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제시대 우리말 사용에 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말을 모으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말 사전을 펴내고자 했던 조선어학회 중심의 노력을 알리는 역할은 충분히 한 영화입니다.
일제는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우리말 사용을 금지하는 등 한글 사용에 대한 탄압의 수위를 높여갔습니다. 급기야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알려진 검거작전을 수행합니다. 이로 인해 33인의 조선어학회 회원이 1942년 9월부터 1943년 4월까지 검거됩니다. 영화를 통해서도 당시의 살벌한 분위기를 간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조선어를 사용한다고 폭력을 가하고, 전차 안에서 거리에서도 자기 검열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우리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미 나라를 잃은지 30년이 넘은 시기에 해방은 요원해 보이니 1940년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일제에 협력하는 사람도 등장합니다.
1927년부터 발간했던 기관지 <한글>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발간이 중단됩니다. 일제에 고분고분 순종하며 사는 것이 편한 세상이었습니다. 창씨개명에 전쟁 헌금을 하며 부와 권력을 누린 친일 세력들이 득세했습니다. 반면에 일제에 항거해서 독립운동을 하거나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분들은 투옥되어 옥고를 치르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회의 품격이 높아진다는 것은 과거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과거의 실수를 끊임없이 되새기며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영화 <말모이>는 이런 깨어있는 시민들이 만들어낸 작품으로 우리에게 일제강점기 말기의 참혹한 시대상을 돌아보고 그 가운데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분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유튜브에서 돈을 벌기 위해 왜곡된 역사를 자기의 주관대로 떠벌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제시대 친일파와 같은 행위와 동일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파는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친일의 세대가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는 민족은 그 역사를 반복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시민 개개인이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이 영화가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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