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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483]료마가 간다⑥_사쓰마 조슈 연합 달성 후 막부해군을 무찌르다

by bandiburi 2021. 11. 24.

<료마가 간다> 시리즈의 절정부를 지나고 있다. 료마라는 인물이 어떻게 일본 근대사의 큰 획을 그었는지 6권에서 구체적인 활약이 드러난다. 에도막부는 조슈번이 패배하여 위축되어 있는 틈을 타서 사쓰마 번과 함께 막부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 황제를 내세우고 외세를 배척했던 조슈번 중심의 근왕양이파는 막부를 지지하는 신센조를 통해 살해되며 급격히 세력이 줄어든다.

 

료마는 이야기 중에 이따금씩 일본인이라는 말을 썼다. 당시의 무사들은 일본 열도에 거주하는 자기 민족을 가리키는 말로서 흔히 '천하의 중생'이라든가 '위는 당상에서 아래는 백성에 이르기까지', 또는 '천하의 사, 농, 공, 상'이라든가 '세상의 사민', 그리고 근왕의 지사들은 '황국의 백성'이라는 말을 썼으나 쉽사리 '일본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자는 없었다. (24페이지)

 

아메리카 합중국에서는 남북전쟁이 끝났다. 지금 그들은 전쟁 중에 대량으로 생산했던 총포의 처치에 골머리를 앓고, 무기 상인이 상해로 싣고 와서 그걸 계속 항구의 창고에다 쌓아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걸 몰래 조슈가 사들여 막부에 대항한다면 화승포밖에 없는 막부군 따위는 대번에 날려 버릴 수 있다.(51)

도사 번 출신인 료마는 제거 대상 일순위였다. 하지만 위험 속에서도 '일본'이라는 큰 그림 속에 모든 번과 막부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추구한다. 사명의식이 분명한 삶이랄까. 막부와 사쓰마 번 그리고 조슈 번을 드나들며 중재를 한다. 결국 강력한 두 번인 사쓰마와 조슈가 연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료마가 하게 된다.
데라다야 숙소에서 백여 명의 막부 군사를 상대하는 장면은 소설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니 영화보다 더 재미있었다. 상당한 검술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끝까지 칼을 뽑지 않고 권총으로 상대하는 장면은 의아스러웠다. 소설 중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료마는 권총으로 칼을 막다가 엄지손가락을 다치고 출혈로 고생하게 된다. 회복하는 과정에서 사쓰마 번의 중신 사이고의 도움을 받고 가까이에서는 오료의 간호를 받는다.

 

 

나카오카의 가메야마 동문도 대활약을 하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일본의 최대 낭인 결사는 두 개가 있었다. 후에 해원대라고 이름을 바꾼 료마의 가메야마 동문과 교토의 신센조가 바로 그것이다. (87)

 

막부를 타도하고 새 정부가 탄생해도 너희들은 관리는 되지 마라. 한쪽에선 해군을 일으키고 다른 한쪽에선 이 가메야마 동문을 세계 제일가는 상사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해라. 하기야 도막 활동이나 도막 전쟁에서 제군들은 많이 다치거나 죽어 갈 것이다. 중도에서 쓰러져도 상관없다. 그때에는 목표한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고 그 자세로 죽도록 해라. (109)

 

오료가 밤낮으로 돌보는 과정에서 료마는 드디어 오료를 아내로 맞게 된다. 그리고 사쓰마 번의 권유로 온천여행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이란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료마와 달리 한 곳에서 알콩달콩 부부의 삶을 살고 싶은 오료는 갈등을 보인다. 료마는 한 곳에 붙어있을 사람이 아니다.

 

"사쓰마 조슈 연합에 몸을 바치고 있는 것은 그까짓 사쓰마 번이나 조슈 번을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자네나 사이고는 결국 일본인이 아니고 한낱 조슈나 사쓰마 사람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그 당시의 사이고와 가쓰라의 본질을 통절하게 비난한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2)

 

이것으로 사쓰마 조슈 연합은 성립했다. 역사는 회전하여 시국은 그날 밤을 고비로 도막 단계로 들어갔다. 1개 도사 낭인의 입에서 나온 이 한 마디의 오묘함을 묘사하려고, 필자는 수천 매에 달하는 원고지를 메워 온 것 같다. 일의 성패는 그것을 말하는 인간에 달렸다는 것을 이 젊은이에 의해 필자는 생각하려고 했다. (160)
자신의 배를 갖고 싶어했던 료마, 그리고 가쓰를 통해 해군학교에서 배우고 가르쳤던 료마가 드디어 막부의 해군을 상대로 해전을 한다. 한 척의 배로 막부 해군의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큰 승리를 거둔다. 료마라는 인물이 있었다는 것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경제대국 일본을 만드는 기틀이 되었으니 일본의 복이다. 조선 말기에도 료마와 같은 걸출한 인물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배세력의 기세에 꺾이고 만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사이고는 요시이 고스케에게 말했다. 료마는 사쓰마와 조슈에 은인인 동시에, 막부 타도와 신정권의 수립, 그 운영에 있어서 료마가 없으면 치명적인 손실이 된다. 크게 말한다면 역사가 료마라는 사나이를,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사이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201)

 

오료,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이런 거야. 멀리 두고 바라보면 신비스럽게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모두 이런 거야. 장군, 영주 등도 이것과 마찬가지야.(224)

 

소설 속에 등장하는 료마의 행적은 아슬아슬하다. 전반부에서는 멋진 검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이 통쾌했다고 한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도사 번의 향사가 아니라 일본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 각 번의 지배층과 교류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인다.

오늘날로 보자면 대단한 기업가이자 정치가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번으로 나뉘어 서로 갈등하고 경쟁하는 일본을 하나의 나라로 뭉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외국 열강들이 아시아를 식민지로 삼았던 사례를 파악하고 그들과 같은 열강이 되기 위해서는 무역을 통한 부국이 필요하고 그들의 앞선 군사기술을 습득해 강병을 하는 것을 이해했다.
7권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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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료마의 눈앞에서 평민들이 그들의 오랜 지배 계급이었던 무사들을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다. 혁명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런 감동과 자신이 료마의 가슴을 적시기 시작했다. (296)
오구리가 귀띔해 준 '비밀'이란 가히 놀랄 만한 것이었다.

"조슈 정벌을 위해 막부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로부터 6백만 냥의 군자금과 7척의 군함을 빌릴 작정이오. 이미 상대방의 내락을 얻고 알현 단계에 놓여 있소."

가쓰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유럽 열강이 아시아를 식민지로 만들 때 상투적으로 써온 수법이다. (316)
"이익이란 그토록 매력이 있는 것이거든." 이 경우 이익이란 경제를 뜻한다. 경제가 시대의 밑바닥을 뒤흔들고, 정치가 그에 따라간다. 료마는 기묘한 직감으로 그런 역사의 원리를 터득하고 있었다. (348)

독서습관 483_사쓰마 조슈 연합 달성 후 막부해군을 무찌르다_료마가 간다⑥_시바 료타로_2011_동서문화사(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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