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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482]료마가 간다⑤_사쓰마번의 승리와 조슈번의 쇠락 그리고 료마의 해군학교

by bandiburi 2021. 11. 22.

<료마가 간다> 시리즈를 통해 일본이 근대화를 이루는 과정을 따라가며, 현대 일본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자란 환경을 알고, 만나는 사람들을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일본사는 관심이 없었는데 <료마가 간다>를 통해 막부, 번, 무사, 낭인, 유신 등의 용어가 익숙해지고, 등장인물들의 계급, 관심사, 걱정, 신조를 알게 되었다. 역사를 배우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소설이다. 물론 저자의 깊이 있는 고증과 해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백해무익한 결과가 될 것이니까.

대외 교섭이 시작됨에 따라 이 일본의 이중 정권 제도가 최대의 암이 되어 왔다. 외국과 조약을 맺음에 있어서는 교토의 천황의 옥새가 필요한 것이다. 천황은 조약을 거부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상대편인 외국까지도 난처해하였다. 당연히 통일 정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천황 중심으로 하느냐, 장군 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근왕, 친막론이 생겨났다. (122)

 

마침내 함선을 구해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료마에게 불행이 닥쳤다. 서양 열강들은 지속적으로 항구를 더 열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도 쇠퇴하는 막부를 지지하는 파와, 천황을 지지하며 외세를 배격하는 파로 나뉘어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조슈번을 중심으로 근왕양이를 내세우며 하급무사를 중심으로 일어섰다. 사쓰마 번은 막부를 중심으로 경쟁관계였던 조슈번 근왕양이파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막부파가 득세한다.

료마는 탈번한 낭인들을 모아서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해 해군학교에서 가르쳤다. 그런데 낭인들 중 상당수가 조슈와 도사 출신으로 근왕파로 막부파와 싸우다 죽었다. 이로 인해 미움을 산 료마는 배를 막부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스승이던 가쓰도 힘을 잃었다.

 

이들 사쓰마인의 최종 목적은 외교적으로 우선 막부의 힘을 빌려 조슈를 치게끔 하고, 그 포로를 융숭히 대우하여 그들에게 은혜를 베푼 다음 조슈와 다시 손을 잡고, 결국은 막부를 쓰러뜨릴 때의 포석으로 삼으려는 심산이었다. 이것은 마치 능숙한 바둑 수와 비슷하다. (130)

 

모든 것을 잃고 절망 속에만 있을 수 없는 료마는 사쓰마의 사이고를 찾아가 서로의 생각을 토론하며 자신의 큰 일본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다.

무사와 농민과 상인과 같은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없는 평등한 일본을 만들고자 하지만 평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든 환경이라 입밖에 내지 않는다.

사쓰마번의 배를 구입해서 외국과의 중계무역으로 큰돈을 벌고 이를 통해 강해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사이고를 설득한다.
이 싸움에서 이긴 기병대는 싸움과 그 사회적 위치의 두 가지 점에서 자신을 얻었다. 서민이 무장하고 군대에 편입된 것은 기병대가 최초였으며 그것이 무사단을 압도한 것도 이 에도 전투가 처음이었다. (315)

 

근왕양이냐, 막부파냐에 따라 서로를 죽이는 세상에서 자신의 비전을 향해 동분서주하며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다니는 료마는 대단한 영웅이다.

직장과 가족을 중심으로 소시민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대비된다. 위기의 시대에는 영웅이 필요하고 평온한 시대에는 영웅은 역할을 드러내기 어렵다. 지금은 평화의 시기다. 그래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료마의 삶에 비춰본다.

책을 읽고 짧은 단상을 남기며 조금씩 마음의 양식이 쌓여가는 즐거움이 있다. 평화의 시기를 즐겁게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이다. 료마라는 인물을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

어제 일요일밤 서울에서 포항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줄곧 이 소설을 읽었다.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했다. 장거리 버스 여행에는 재미있는 소설이 좋다.
그러나 사이고의 혁명상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각 번의 영주들의 합의제였다. 물론 그 제도 아래 사농공상의 계급이 있는 것이다.

료마는 다르다. 천황 아래 모든 계급을 없애 버리는 것이었다. 영주도 공경도 무사도 없애고 모든 일본인을 평등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상은 가장 열렬한 근왕 지사들 사이에서도 십중팔구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이고는 유신 이후에도 무사의 폐지를 반대하는 사쓰마 사족단에게 업혀 마침내 메이지 10년, 세이난 전쟁을 일으켜 불행한 죽음을 당하게까지 되었다. (338)

독서습관482_료마가 간다⑤_시바 료타로_2011_동서문화사(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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