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독서습관479_평등과 시민의식 그리고 함선 간코마루를 얻다_료마가 간다④_시바 료타로_2011_동서문화사(211120)

by bandiburi 2021. 11. 21.

<료마가 간다 4권>에서는 료마의 절친이었던 다케치 한페이타가 할복의 명을 받고 죽게 된다. 막부 시대로는 열강이 침입하는 시대에 일본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에 공감했지만 료마는 일본이란 큰 그림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근왕 양이를 내세우며 도사번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다케치 그룹은 결국 사라지게 되었다. 

 

외교 하나 변변히 못해 조약을 맺더라도 모를 받아 가며 주종 간의 고용 계약 같은 것을 맺고 있어. 정치라는 것은 서민의 생활을 세워 나가게끔 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도쿠가와 막부는 장군 집안의 보호와 번영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어. 이따위 터무니없는 정부가 세계의 어디에 있단 말인가. (87)

 

료마는 에도와 요코하마, 교토를 오가며 제자들에게 군함에 관해 교육시키고 한편으로는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 사나코의 사랑고백을 받으면서도 일본을 강성하게 하기 위한 자신의 사명을 앞세운다. 다즈와 오료도 그를 둘러싼 여인들이다. 사명이 있는 사람의 모습이 이런 것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가쓰는 온몸이 두뇌와 같은 사내다. 누군가 그렇게 말했지만 확실히 막부 말기의 정국을 움직인 최대의 두뇌였다. 유신사(維新史)를 료마, 사이고 다카모리, 가스라 고고로 같은 행동가의 '행동'만을 추적함으로써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거기에는 항상 가쓰의 두뇌가 존재하고 있었다. (중략) 기묘한 방석이란 가쓰 자신이 막부의 가신이면서도 막부의 이해관계를 떠나 한 계단 높은 일본이란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한 것을 말한다. 이러한 입장을 취한 두뇌는 막부는 물론 교토의 공경이나 사쓰마, 조슈의 지사에게도 당시에는 없었다. (149)

 

 

해군을 키우기 위해 스승 가쓰와 함께 동분서주하는 료마의 모습 속에 조선 말기의 한반도가 떠오른다. 이 나라에도 열강의 침입이 이어졌다. 그들의 군사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쇄국의 힘에 밀렸다. 세상을 크게 보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정을 받는 사회가 결국 일본의 메이지 유신을 이끌었고 인접국가인 대한제국을 마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세상의 생물이라는 것은 인간도 개도 벌레도 모두 같은 중생이며 상하 따위는 없다." 료마도 충성만을 배워 가며 자라난 봉건시대의 무사다. 그러한 감정을 억눌러 버리고 이렇듯 격렬한 문장을 적는다는 것은, 고향의 근왕파 투옥이 그만큼 이 사내에게 큰 충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214)

 

"그렇게 되면 일단 막부 타도의 시기가 왔을 때 바다와 육지가 서로 호응하여 막부를 공격할 수 있어. 그 실력은 가능하면 백만 대군에 맞먹는 정도면 좋겠어. 그렇게 되면 기다소에, 막부 타도도 근왕 양이도 헛소리가 안될 수 있지. 자네는 육군을 인솔하게, 막부가 무너지면 북방을 지키면서 땅을 개간하는 거다. 나는 해운업이라도 하겠어."(239)

 

728x90

 

료마란 사람이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프로그램을 통해 재조명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의 삶에서도 세상의 큰 흐름을 읽고 이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료마와 같이 국가의 흥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며 몰입할 수 있는 작은 사명이라도 있다면 오늘 하루가 보람 있지 않을까

 

막부 군대는 히노마루를 썼다. 말하자면 막부의 기와 같은 것이었다. 이것이 정식 국기로 제정된 것은 메이지 3년(1870년) 7월이었다. (246)

 

료마는 미국 '시민'과 비교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런 국사 다난한 시대에 일본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민과 상인들에게 아무런 기대도 걸 수 없다는 것은, 생각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일 것이다. 일본의 인구 중, 9할이 농민과 상인이고 1할이 무사였다. 1할만이 자신의 긍지를 가지고 사는 '시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49~250)

 

'본래는 한낱 검객이었던 사내이다. 그런데 군함을 동경하여 마침내 군함 한 척을 손에 넣고 말았다.' 더구나 낭인의 신분으로, 스가노는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스가노 등은 간코마루의 갑판 위로 올라왔다. (264)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