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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수능 시험 후 울지 않고 만족하는 둘째아들 응원(211118)

by bandiburi 2021. 11. 18.

재수하는 둘째 아들 CY의 2022년도 수능시험이 끝났다. 작년에 수능시험을 치르고 집에 울면서 들어왔던 아들이었다.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고 해서 온 가족이 1년간 응원하며 보냈다. 사실 본인이 가장 고생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학원에 다니라며 금전적으로 지원해주셨다. 그리고 가고 싶다는 K대학 캠퍼스도 지난겨울의 칼바람을 맞으며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과 함께 다녀왔다.

시험 준비는 갈매에 있는 자습할 수 있는 곳에 월 50~60만 원을 내며 다녔다. 생활 관리도 해주고 자문도 해주는 곳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좋으면 장학금도 준다. 학원처럼 선생이 일방적으로 문제 푸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라서 권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군대에 가 있는 큰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부모의 가치관이다.

2021년 11월 18일 목요일 수능시험이 있는 날이다. 엄마는 새벽부터 일어나 며칠 전부터 손질한 전복죽으로 도시락과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아빠도 목요일과 금요일 휴가를 내고 시험장인 토평고등학교까지 택시로 바래다주었다.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부담을 많이 느끼는 표정으로 교실로 들어갔다. 날씨는 온화해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비가 흩뿌리기도 했다. 둘째를 입실시키고 막내와 구리 시내를 1시간 걸어서 횡단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주변 산책을 하며 낮시간을 보냈다. 오후 4시가 넘고, 5시가 되었는데 둘째에게 연락이 없다. 혹시나 작년과 같이 성적이 나오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드디어 5시 6분에 카톡 메시지가 왔다. "국어 너무 어려웠어요. 현장에서 보니까 더욱..."

국어가 어려웠구나 싶었는데 집에 들어올 때의 표정이 밝아져 있다. 다행이다. 국어 가채점을 해보니 70점대 나올까 걱정했는데 89점이 나왔다고 한다. 헤겔의 변증법에 대한 지문이 생소해서 이해하지 못해 어려웠다고 한다. 평소에 접하지 않은 지문이고 철학에 대한 것이라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나머지 수학이나 영어는 실수로 2개를 틀렸다고 한다. 평소 모의고사에서도 실수로 아쉬워했는데 실수도 실력이다. 화학과 생물은 평소 수준의 성적이 예상된다고 한다.



수능 성적인 인생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에 자신의 노력의 결과물이기에 본인이 만족하니 부모로서 흐뭇하다. 12월 10일 성적표가 나와야 안심할 수 있겠다. 노심초사하던 아내의 얼굴도 저녁이 되어서야 밝아졌다. 이제 엄마는 매일 유튜브를 통해 정시 지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 2022년도 시험의 난이도가 어떻고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지 등등.


전국의 많은 부모들과 자녀들이 수능을 위해 달려왔고 지금도 그 후배들이 달려가고 있다. 이제 고3이 되는 막내는 오빠의 수능 과정을 보며 자신의 차례가 왔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대학에 가지 않겠다. 시험보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빠가 남긴 산더미처럼 쌓인 문제집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빠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며 대화를 많이 하라고 권한다. 잠도 푹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 뭐라고 알아가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라고 한다.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할 나이가 되었다.


수능이 끝나니 친구들과 하고 싶었던 게임도 실컷 하고, 저녁도 먹고, 어른이 되었다고 처음으로 술을 먹었다고 한다. 맥주와 소주를 먹었는데 엄마와 달리 얼굴이 붉게 변하지 않고 취하는 것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엄마보다 세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수능을 친 둘째 아들에게는 축하하는 의미에서 4종류의 ETF 주식을 25만 원씩 100만 원 상당을 삼성증권 ISA계좌로 구매해주었다. 작년에는 아이폰을 사줬는데 이번에는 투자에 눈을 뜨라는 의미에서 주식을 사줬다. 이제 용돈이 생기면 50퍼센트 이상은 주식을 사모아가라고 권했다. 이제는 성인으로서 살아갈 준비를 하나하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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