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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474_에도막부의 무력함과 료마의 성장_료마가 간다①_시바 료타로_2011_동서문화사(211113)

by bandiburi 2021. 11. 14.

네 척의 흑선이 갑자기 우라가 앞바다에서 닻을 올리고 에도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 것은,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측량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시는 몰랐다. 

막부의 관료들을 비롯해서 연안 각 번의 경비진, 그리고 에도 시민들은 간이 콩알만큼 오므라들어 피난 소동을 벌였다.
사실 흑선의 진의는 단순한 측량뿐만도 아니었다. 시나가와 언저리까지 접근하여 일본인을 위협하기 위해서 굉장한 소리를 내며 함재포를 쏜 것이었다.

이제는 외교가 아닌 공갈이었다. 페리는 어지간한 일본인을 깔보고 있었던 보양이었다. 

이 시나가와 앞바다의 몇 발의 포성만큼 일본 역사를 바꿔 놓은 것은 없다. (141)

 

일본에서 막부 시대가 끝나고 메이지 천황에게 통치권이 넘어가는 시대에 국민적 영웅인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에 대한 소설이다. 일본에 대한 책은 <국화와 칼> 정도 생각이 날뿐 일본어를 배울 때 일부 소설 외에는 없었다. 그래서 <료마가 간다>는 개인적으로 일본이 대외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던 시기의 일본 역사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내 입으로 말할 수는 없네. 그러나 해외에서 지금 번영하고 있는 나라들은 실로 국가 체제가 잘되어 있네. 일본처럼 3백 제후가 할거하여 도쿠가와에게 신례를 드리며 무비나 정치에 힘을 쓰기보다 도쿠가와의 눈치를 살피는 데만 골몰하는 따위의 나라는 없네."(206)

 

<료마가 간다 1권>에서는 료마란 인물이 고향인 도사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시절로 시작한다. 코흘리게로 싸움도 잘 못하고 누나인 오토메에게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자란다. 하지만 19세가 되면서 건장한 청년이 된 료마는 도사에서 힘에서나 검술에서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하급무사로서 제대로 검술을 배우기 위해 에도에 있는 도장을 향해 길을 나선다. 

 

그때까지 일본에서는 돼지를 기르거나 먹거나 하는 습관이 없었는데, 이 무렵 류큐에서 퍼져 들어와 에도의 푸줏간에도 멧돼지, 사슴, 그밖에 돼지고기도 팔게 되어 있었다. (217)

 

에도에서는 데이키치가 가르치는 도장에서 배우게 된다. 아들인 지바 주타로와 검술가 사범으로 활동하고 있고 딸인 사나코 역시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료마가 가자마자 주타로와 겨루며 실력이 상당한 것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련을 받으며 주타로도 넘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된다.

 

"세상에는 첫째도 돈, 둘째도 돈이야. 우리 아버지도 나도 약간의 뇌물이 없었기 때문에 촌장의 돈에 춤을 춘 관리들에게 잡힌 거야. 세상은 돈으로 움직이고 있어. 시문이나 칼로 움직이지 않아. 나는 장차 일본 안의 금은을 모조리 긁어모아 보겠어."(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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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선을 타고 페리가 에도 부근에 접근했을 때 도쿠가와막부가 얼마나 당황하고 무력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거대한 배 4척이 바다에 떠 있는 자체로 우왕좌왕하고 백성들은 피난을 가고 있다. 이에 대한 막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검으로 상대하겠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화약을 가지고 조총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며 무사의 자존심을 내세운다. 
2권이 기대된다.  

 

☞ 사카모토 료마 (1836~1867)

시골 출신 하급무사 국민적 영웅이다. 료마는 탈번하여 지사로서 활동하면서 무역회사와 정치조직을 겸한 가메야마 조합을 세웠고, 이 회사는 훗날 개칭해 가이엔타이가 되었다. 그리고 삿초 동맹의 알선, 대정봉환의 성립 등을 위해 노력하여 에도 막부 타도 및 에이지 혁명에 위대한 영향을 주었다. 대정봉환 1개월 후, 교토의 여관 오미야에서 료마는 암살당한다.

이 거대한 업적을 남긴 료마는 시바 료타로의 소설 <료마가 간다>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후, 지명도가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에도 막부 말기의 풍운아로서 일본 국민의 영웅적 인기를 얻었다. 쇄국과 개화의 갈림길에서 과감한 결단으로 역사를 개척한 료마 청춘 드라마는 오늘날 일본인들에게 절대적 영감을 주고 있다. 

* 대정봉환 : 1867년 11월 9월 도쿠가와막부가 메이지 천황에게 통치권을 반납하는 것을 선언한 정치적 사건

 

■ 저자 : 시바 료타로(1923~1996)

오사카 출생. 오사카 외국어대학에서 몽골어를 공부했다. 신일본신문사와 산케이신문사에서 근무하다, 1959년 도요토미 히데요시 암살을 둘러싼 닌자 이야기 <올빼미의 성>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일본 격동기 수많은 역사적 인물을 새로 조명하는 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대표작으로 메이지 유신 개혁가 사카모토 료마의 일대기를 그린 <사카모토 료마>, 바쿠후 말기 최강무사집단 신센구미와 그 중심인물인 히지카타 도시조의 삶을 다룬 <불타라 검>, 일본 전국시대 영웅들 이야기 <나라를 훔치다>, 메이지 시대 일본의 여명을 그린 <언덕위 구름>, <나는 듯이>, 무사도의 본질을 일깨운 <사무라이>가 있다. 1976년 일본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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