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라는 것도 있었다. 이것은 료마의 이 시기보다 10년 전인 1848년에 발표된 것으로 극히 자유주의적인 색채가 짙은 것이었다. 료마가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 헌법이라는 것이 나라의 최고법으로서 국왕이라도 이에 복종해야 하며, 더구나 의회가 국정의 최고 권위가 되어 법률을 정하고 내각을 인선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 의회를 만들어내는 것은 국민의 선거에 의한다는 점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정치라는 것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행해진다는 주의 주장이 료마를 놀라게 했다. 일본에서의 정치는, 도쿠가와 집안이나 여러 영주들의 번영과 그들의 자유를 위해 있다는 것을, 위로는 장군에서부터 아래는 농군에 이르기까지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189페이지)
료마가 에도에서 검술 훈련을 받은 지 시간이 지나 20대 중반이 되었다. 검술 대회에서 우승하며 무사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1850년대 여전히 일본은 번과 번 사이에 이동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하고 탈번을 하게 되면 가족들에게 영향을 주는 상황이었다.
료마는 에도 막부가 외국의 접근에 무력한 것을 깨닫는다. 근왕양이파에 동조하는 모습을 띠지만 그의 마음속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세상을 유람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 중에는 외국 문물을 접한 사람들도 있어 그들에게 커다란 배에 만드는 기술에 대한 생각, 국왕도 따라야 하는 헌법을 만들어 나라를 다스리는 국민 간 평등한 자유주의 문화를 배운다.
이것은 료마의 평생을 통한 사상이었다. 무사다, 평민이다, 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잠시 빌려 입은 옷일 뿐, 진짜는 알몸뚱이 인간인 사카모토 료마뿐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37)
해리스가 마침내 화를 내어 윽박질렀다. 우리는 에도 정부가 일본의 정식 정부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에도 정부에서 조인할 수 없다면 우리는 조인할 수 있는 정부 측에 가서 교섭하겠다. 그것은 교토 정부가 틀림없겠지. 이렇게 나오니 막부는 당황했다. 그렇게 된다면 에도 정부는 삽시간에 소멸되고 외국 측에서 볼 때 교토 조정이 일본의 대표 정부로 확인되고 만다. (75)
료마는 탁월한 무술 실력을 가진 하급무사이지만 세상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글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배운다. 아주 잘 알지는 못해도 글을 통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능력이 좋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외국의 문물을 배우고 자신의 배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당시 지배층의 생각을 넘어선다.
단순히 막부를 천황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앞선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야기가 점차 확대되고 있고 료마의 역할이 궁금해진다. 3권으로 가보자.
옛날 검객들은 걸식을 하면서 무예 수업을 했단 말이야. 나는 사실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돈이란 것은 아버지나 형님 품속에서 샘솟는 것인 줄만 알았어. 정말 바보였지. 한 번쯤, 한두 푼의 피천(아주 적은 액수의 돈)이 부처님 얼굴로 보일 만큼 수업을 하고 싶어. 뿌리치듯이 에도를 떠나 버렸던 것이다. (86)
여행은 해 볼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여러 가지 알 수 있었다. (126)
경세가(經世家)였다. 양이론자를 조롱하고 일본을 개국해서 모름지기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급진적인 근왕파와는 배짱이 맞지 않았다. 다케치가 싫어하는 것은 바로 이 점이었다.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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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야마노우치 도요시게는 막부를 위해 미도 도쿠가와 집안에서 장군 후사를 내려고 공작했기 때문에, 미도를 싫어하는 이이의 미움을 사고 은퇴를 강요당해 지금 요도라는 이름으로 번정에서 손을 떼고 있다. 말하자면 안세이 대옥 사건의 바람을 맞은 것이다. (218)
그때엔 신문도 라디오도 없이 사람들은 세상일에 상상 이상으로 어두웠다고 이미 말했다. 료마의 이 무렵 역할은 이를테면 신문기자와 같은 것이다. 다케치가 에도에서 취재해 온 이야기를 마루가메에 전해 주고, 그리고 이제부터 조슈 하기 땅에서의 정세를 취재하여, 이를 고치에 가지고 돌아가 동지들에게 전하려는 것이다. 이 무렵의 이름난 근왕 지사는 모두 이러했다. (310)
료마가 찾아간 조슈 번이란 도대체 어떤 번인가. 번거롭더라도 이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이것만은 알아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막부 말기에 이 번은 극단적인 과격주의가 되어 정치적으로 폭주를 거듭하여 마침내 역사를 메이지 유신까지 몰고 간 주도적인 번이었기 때문이다. (32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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