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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471]플랫폼 자본주의_제조업 대신 경제를 촉진하는 사업모델

by bandiburi 2021. 11. 8.

<플랫폼 자본주의>라는 작은 빨간 책자가 정약용 도서관 '추천도서' 코너에 놓여 있어 호기심에 일부 내용을 읽어봤다. 너도 나도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야 성장형 수익구조를 가지고 구글이나 애플처럼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그래서 '플랫폼'에 대한 조금은 체계적인 지식을 얻고 싶은 마음과 이것이 '자본주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싶어 읽게 되었다.
기술은 노동자의 숙련을 박탈하고 숙련 노동자의 힘을 빼앗는데 사용된다(중략). 이런 탈숙련화 기술은 노동자를 더 저렴하고 유순하게 만들며 숙련된 노동자를 비숙련 노동자로 대체한다. 게다가 탈숙련 기술은 작업의 정신적 심리적 과정까지 노동자의 손에서 경영자 쪽으로 옮겨버린다. 그러나 이런 기술 변화의 이면에는 언제나 경쟁과 투쟁이 놓여 있다. 계급 간에는 서로를 물리치고 힘의 우위에 서려는 투쟁이 벌어진다. 자본가 사이에는 사회적 평균보다 생산비를 낮추려는 격렬한 경쟁이 존재한다. (20~21)
한글 번역 내용에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이 나오는 게 아쉽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번역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기도 했다. 그 외에는 '플랫폼' 기업의 종류와 이런 기업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서이다.



많은 이론가들이 주장했듯이 이런 변화는 우리가 인지, 정보, 비물질, 지식 경제에 산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가? (중략) 이른바 집합적 협력과 지식이 가치의 원천으로 변해간다. 나아가 이런 주장에는 또 다른 함의가 존재한다. 달리 말해 노동과정이 점점 더 비물질 형태로 바뀌고, 상징과 affection의 조작 및 사용 쪽으로 변해간다. 게다가 전통적인 산업노동자는 점점 더 지식노동자로 대체되거나 '인지노동자'로 바뀐다. 그들은 공산품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 지식, 서비스를 생산한다. (44~45)
현재의 국면을 규정하려면 한 가지 요소를 더 고려해야 한다. 고용 상황이 그것이다. 현실 공산주의가 붕괴하면서 프롤레타리아화라는 장기 경향이 출현하고 점점 더 많은 인구가 잉여인간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오늘날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불안정 노동과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며, 시장 매개적 소득만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게다가 2008년 이후에는 이런 노동예비군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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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202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저금리와 많은 돈을 시장에 풀어 경기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저금리와 높은 유동성은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했다.

1990년대 후반에 IMF 경제위기 시에 이런 기조는 시작되었고, 2008년 금융위기에서 더욱 확대되었고, 현재는 이런 기조가 다양한 플랫폼의 형태로 견고해지고 있다.
광고 플랫폼은 현재 높은 매출, 많은 이익, 활발한 역동성으로 새로운 플랫폼 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회사는 수익을 어디에 썼는가? 미국, 영국, 독일에서는 투자 수준이 여전히 저조하다. 고정자본의 성장이 바닥인 것이다. 대신에 이런 회사는 현금을 가지고 세 가지 일에 사용했다.

첫 번째는 저축이다. 기업의 높은 유보금은 2008년 이후 고질적 현상이 되었다. (중략)

현금의 두 번째 사용처는 대대적인 인수합병이다. 이는 생산 설비를 확장하는 대신에 기존의 설비를 집중하는 과정이다. (중략)

세 번째 사용처는 벤처투자이다. 광고 플랫폼은 기술 스타트업에 자금을 넣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회사가 창업 투자의 큰 손이 되었다. (64~65)

 

 

최근에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01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플랫폼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외주화하고 클라우드화 하므로 굉장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런 현금으로 저축을 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사들이고,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데 활용한다. 그러므로 이들 기업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플랫폼은 궁극적으로 정보기술 부서를 거의 외주로 돌릴 것이다. 이런 과정은 지식 노동자를 조직에서 쫓아내고 그들의 업무를 대거 자동화에 맡긴다. 데이터 분석, 고객 정보의 저장, 기업 서버의 유지, 이 모두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바뀔 수 있으며, 경제성이라는 자본주의 논리는 이런 플랫폼의 사용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다. (67~68)

 

이런 플랫폼은 공장, 고객, 앱 개발자 사이에 매개자로 자리하고, 그 덕분에 미세한 장비에서 거대한 공장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적 제조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상적으로 관찰한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더욱더 강화한다. (74)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 구조를 이해하니 앞으로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기술주 중심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노동화 현상이 지속되면 글로벌 저숙련 노동자들의 소득은 하향 평준화를 피할 수 없다.

롤스로이스는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연료 효율을 개선하고 엔진 수명을 늘리며, 또 다른 경쟁 우위를 확보해 다른 엔진 제조사를 물리치려고 한다. 이번에도 플랫폼은 데이터를 추출하고 경쟁자를 억제하는 최적의 형태로 나타난다. 데이터와 데이터를 추출하는 네트워크 효과는 기업이 지배력을 확보하는 수단인 것이다. (79)

 

그렇다면 왜 '린' 플랫폼이라고 불리는가? 자주 인용되는 답변을 빌려오면,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인 우버는 자동차를 갖지 않는다. 가장 큰 숙박업체인 에어비엔비는 부동산을 갖지 않는다.' 이런 회사는 마치 자산이 없는 회사처럼 여겨지며, 그래서 가상 플랫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회사는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산을 갖고 있다.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플랫폼이 그것이다. 린 플랫폼은 초-외주화 모델이 없다면 작동하지 않는다. 노동자는 외주로 돌려지고 고정자본도 외주에 의존한다. 유지비용도 외주에 떠넘기고 훈련도 외부에 맡겨진다. 대신에 가장 중요한 추출 장치만 내부에 남겨둔다. (80)

 

 

일부 고숙련 노동자들도 급속한 플랫폼화로 인해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린다. 결국은 기본소득을 통한 최소한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과도 연결된다. 일부 기업이 많은 이익을 내는 만큼 탈세를 막고 세수를 확보해서 노동자들이 적게 일하면서도 기본소득으로 살만한 사회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이에 한 표를 던진다.

 

린 플랫폼 경제는 자본주의를 재건하는 선구자가 아니라, 초저금리와 극단적 유동성이 촉발한 잉여자본의 배출구로 간주되어야 한다. 린 플랫폼이 오래갈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장에서 살펴본 바처럼 자본주의 기업의 작동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94)

 

제조업이 장기침체라는 터널로 접어들자, 플랫폼은 비교적 역동적인 부문으로 자본을 흡수하는 한 가지 방식으로 출현했다. 데이터 채굴로 향하는 새로운 분야로 말이다. (129)
이런 현실 진단에 대해 두 사람은 '탈노동' 사회라는 잠정적 대안을 제시한다. 과학기술에 의해 가능해지고, 또 그 잠재력을 노동 해방에 사용하는 세계 말이다. 이런 중장기 목표 아래 그들은 완전 자동화, 노동시간의 단축, 기본소득의 지급, 자본주의적 노동윤리의 폐기라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최소한의 목표를 설정한다. (141)
그러다가 1990년대 제조업의 부활 없이도 경제를 촉진하는 새로운 방식이 떠올랐다. 주식과 부동산 등 이른바 자산 가치를 끌어올려 소비를 촉진한다는 자산가격 케인스주의가 출현한 것이다.

이런 변화 아래 금융당국은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주식 등 자산 가치를 끌어올렸다. (중략) 현대 경제사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은 이윤율이 낮은 곳에서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자본을 새롭게 배출하는 기술적 장치로 등장한 것이다. (144~145)

독서471_플랫폼 자본주의_제조업 대신 경제를 촉진하는 사업모델_닉 서르닉_2020_킹콩북(211107)


저자 : 닉 서르닉 Nick Srnicek

영국에서 활동하는 캐나다 출신의 연구자이다. 현재 런던대학 킹스칼리지에서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플랫폼 사업, 정치경제학, 노동거부의 정치 등을 가르치고 있다. 좌파 가속주의자의 대표 주자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기술 발전을 전유해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사회 변화와 급진 해방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 수평적이고 직접적인 참여뿐 아니라 수직적이고 보편적인 협력을 강조하며, 전 지구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과 대항 이데올로기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플랫폼 자본주의>가 있으며, 알렉스 윌리엄스와 함께 <가속주의자 선언>을 발표하고 <미래의 발명: 탈자본주의와 노동 없는 세계>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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