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수학 학원을 계속 다니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했다.
"네가 수학 학원을 다닌다 해도 네 인생에는 차이가 없어. 어차피 일류 대학을 가지 못하면 그 대학이 그 대학이고, 어느 대학에서 어느 전공을 해도 어차피 취직 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야. 그리고 설령 직장을 구하더라도 네가 배운 공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을 하게 될 거야. 네 인생은 차이가 없는데 학원을 계속 보내면 아빠는 점점 더 가난해져. 너 학원 보내느라 노후 준비도 힘들어지지. 그런데 학원 선생은 부자가 돼. 이제 알겠니? 아빠가 왜 이런 무의미한 결정을 해야 하지? 지금부터 학원 다니지 마. 대신 너한테 들어갈 학원비를 매달 저축할게. 그래서 나중에 네가 사회생활 시작할 때 목돈을 만들어줄게. 이렇게 하는 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일인 것 같아. 아빠가 가진 게 없으니 부익부가 될 수는 없지만 이 방법이 적어도 빈익빈을 막을 수는 있는 길인 것 같다."(27~28페이지)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돈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살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쉽고 솔직하게 쓴 책이다. 유명 대학을 보내기 위해 자녀들에게 사교육 투자를 열심히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뼈때리는 사례를 담고 있다.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스카이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어려운 시대에 부모가 노동을 통해 힘들게 번 돈을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좋은 대학을 보냈던 시대에는 대학졸업장이 취업까지도 보장되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앞으로 은행 이자도 저금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젊은이들에게 투자를 독려하는 이유는 투자로 재산을 불리고 재테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투자를 학습해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성향에 따라 투자가 잘 맞는 사람도 있고 투자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있다. 투자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경험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봐서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해보고 안 맞으면 안 하면 된다. 하지만 무작정 위험을 두려워하다가 본인이 어떤 성향 인지도 모른 채 나이 들어 투자를 하게 되면 더 큰돈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더 큰 위험을 안게 된다.
가진 돈이 너무 많아서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면 은행을이용해도 좋다. 앞으로도 영원히 투자에 발을 들일 생각이 없다면 굳이 투자를 배울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 당장 은행을 떠나라. 그리고 더 늦기 전에 투자를 배워라. 투자의 본질과 올바른 투자 방법을 배워라.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익부가 되지는 못할지라도 빈익빈만은 되지 않는 방법이다. (50~51)
돈이란 것이 필요하고 돈을 버는 방법은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이 있어 하루라도 빨리 자본소득을 늘이는 투자 연습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자녀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역할이다. 맹목적으로 문제 잘 풀어서 좋은 대학을 보내려 하는 아주 부유하지 않은 평범한 부모들은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노후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자식의 국영수 중심의 성적 향상을 위해 사교육에 소중한 돈을 사용하는 것은 학원만 좋은 일이다. 차라리 자녀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작가 리로이 존스가 남긴 다음 이야기를 잘 음미해보자.
노예가 노예로서의 삶에 너무 익숙해지면 놀랍게도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서로 자랑하기 시작한다. 어느 쪽의 쇠사슬이 빛나는가, 더 무거운가 등. 그리고 쇠사슬에 묶여 있지 않은 자유인을 비웃기까지 한다. 과거의 노예는, 자유인의 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노예가 되어버렸다. 노예가 되더라도 결코 그 정신의 자유까지도 양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대의 노예는, 스스로 노예의 옷을 입고 목에 굴욕의 끈을 휘감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랍게도, 현대의 노예는 스스로가 노예라는 자각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노예인 것을 스스로의 유일한 자랑거리로 삼기까지 한다.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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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로이 존스의 이야기는 노동소득으로 생활하는 봉급생활자들을 가리키는 것같다. 삼성전자를 다닌다고 아무리 우쭐대 봐야 삼성전자의 봉급 노예일 뿐이다. 족쇄를 자랑하는 것일 뿐이라는 저자의 잔인한 지적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공무원이든 간에 자신의 노동을 통해 가까스로 살만한 돈을 받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제대로 된 투자의 길로 가야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돈에 대해 모르는 젊은이는 애플 스토어에 줄을 선다. 하지만 돈에 대해 아는 젊은이는 그 장면을 보면서 애플 주식을 산다.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부모라면 애플 스토어에 줄을 서는 자녀에게 지금 아이폰을 사는 것보다 애플 주식을 사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려줘야 한다. 애플의 노예가 되지 말고 애플의 주인이 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녀를 붙잡아서 학원에 보내봐야 효과도 없고 돈만 낭비한다. 설령 열심히 공부해서 삼성그룹에 입사한다 해도 결국 삼성의 노예가 될 뿐이다. (56)
고등학교를 졸업한 두 아들에게 졸업선물로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아이폰 11과 아이폰 12를 선물했다. 그래서 저자의 조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데 선물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원한다면 아이폰을 사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후로는 아이들이 스스로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절약해서 자본의 규모를 늘려가도록 조언을 할 수 있겠다.
올바른 투자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투자 교육의 부재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을 보면, 돈이 주인인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야 할 학생들에게 돈의 진짜 속성에 대해 단 1시간도 교육하지 않는다. 영어, 수학, 과학 같은 과목은 12년간 가르치지만 경제와 돈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
국영수를 잘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열심히 노동해서 돈 버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열심히 노동해서 돈 버는 것보다 돈으로 돈을 벌기가 더 쉬운 세상이다. 공부를 잘해서 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돈에 대해 모르면 그렇게 열심히 번 돈을 한순간에 날릴 수도 있다. (116)
돈의 주인이 되려면 평생 팔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평생 없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해라. 그래야 투자에서 자유로워지고 진정한 돈의 주인이 될 수 있다.(196)
만약에 당신에게 1억 원의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자신의 자본과 능력으로 개인 사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현금 100조 원과 최우수 인재들이 모인 삼성전자의 사업에 동참하는 게 좋을까? 답은 뻔하다. 고생해가면서 자기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를 놔두고 굳이 내가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얼마 되지도 않는 자본으로 시장에서 스트레스받으며 경쟁할 필요가 없다. (226)
아래의 사례는 구체적이면서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후나 대학교 졸업 후의 모습을 상상해보게 된다. 돈에 대한 중요성을 알면서도 현실에서는 사교육과 타협을 하는 부모 자신을 다시 보게 한다. 졸업 후에 성인으로 첫 출발선에 섰을 때 이미 다른 것이다. 무일푼 혹은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으로 시작하는 사회생활과 몇 억의 자본을 가지고 여유있게 시작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10년간 꾸준히 매수한 주식을 이제 갓 20살이 된 자녀가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20세에 자산 규모 3억 원,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 주식을 4,456주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 안 다녀도, 외제차 안 타고 다녀도 일단 레벨 자체가 다르다. 여기에다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본인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다면 20대 중후반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3억 ~ 4억 원, 5천 ~6천 주가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매년 1천만 원 내외의 배당을 수령하게 될 것이다. 다른 친구들은 돈 한 푼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그는 이미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234)
군에 가 있는 큰아들은 이미 투자연습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할어버지가 주신 500만 원이 넘는 돈을 맥쿼리인프라에 투자해서 수익을 보고 있고, 군에서 나오는 급여도 매달 40만 원을 적금으로 모아가며 자신의 자본을 키워가고 있다.
둘째나 셋째도 이런 투자연습을 통해 자신의 자본을 쌓아가는 아이들로 가이드한다면 30대가 되기 전에 좋은 출발선을 준비할 수 있다.
낳아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공부시켜주고 다 해줬는데 돈 불리는 것까지 부모가 해주는 것은 자녀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모르는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자녀가 너무 어리다면 모르겠지만 성년이 되었다면 본인이 매달 꾸준히 주식을 사면서 수익도 체험하고 손실도 체험하게 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배당을 받아서 여자친구 선물도 사주면서 투자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좋다. 투자에 있어서 부모는 원포인트 조언을 하는 역할만 해줘도 된다. 결국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사는 것이고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259~260)
아무리 돈이 많다 하더라도 일을 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 돈을 까먹다 보면 불안해지고, 결국 돈의 주인이 아니라 돈의 노예가 되어갈 수밖에 없다. 진정한 돈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295)
■ 저자: 이영주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금융컨설팅회사 (주)큐에셋 대표로 있으며, 연금박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연금박사'를 운영하는 파워 유튜버이며 멘사(IQ160)다.
KBS1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연금' 편에 출연했고, KBS1 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 5년간 고정 출연 중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책상이 아니라 최전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재무상담사(CFP)이자 국내 최고의 연금 전문가다.
저서로는 <남보다 10년 먼저 당당한 노후설계> <부자 강의> <실전 재무설계 길라잡이> <연금부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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