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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464_비료도 농약도 퇴비도 쓰지 않는 농업_기적의 자연재배_송광일_2013_청림Life(211028)

by bandiburi 2021. 10. 30.

이처럼 비료를 많이 먹은 채소는 매우 잘 자라고 크게 열린다. 그러나 비료 덕분에 속성으로 자란 채소들은 크기만 클 뿐, 세포조직이 부풀어 연하고 약해서 부실하기 때문에 방치해두면 금방 시들고 물러지고 썩어버린다. 질소를 편식한 채소는 조직의 치밀함을 잃어버린 채 잎은 얇아지고 물러지며 키가 무리하게 커져 연약해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유기농산물은 '비만'이라는 연약한 병에 걸려 있다. 퇴비를 듬뿍 섭취했기에 질소과잉으로 고도비만에 걸린 병약한 농산물이 되는 것이다. (71)

 

최근에 읽은 가와나 히데오 씨의 책 <채소의 진실>을 통해 국내에도 자연재배로 유명한 송광일 박사를 알게 되어 그의 책인 <기적의 자연재배>를 읽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어 건강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크다. 과거에는 질보다 양이 중요한 배고픈 시절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기로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자연재배 농작물을 선호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처럼 자연의 섭리 그대로 재배하고 자연의 힘을 활용하여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을 꿈꾸는 자연재배는 작물 스스로의 생존 능력을 키워주는 농법이다. (48)


저전압이 돼버린 식물은 외부의 침입에 대한 방어능력이 떨어지고, 병해충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농약을 소량이라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재배는 농약을 살포할 필요가 별로 없다. 작물이 최초 자연계에서처럼 방어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충과 서로 대치 상태가 되어 설사 병해충에 걸렸다 해도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는다. (76)

 

과거에 <기적의 사과>를 읽고 과연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고 비료도 주지 않고 품질 좋은 사과를 만들 수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이미 20세기 초부터 일본에서는 자연재배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시작되었고 가와나 히데오 씨가 유명한 인물이었다. 무농약, 무비료, 무퇴비의 자연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이를 저자가 10년이 넘는 경험으로 입증하고 있다. 특히 <채소의 진실>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연재배를 통한 작물은 오래 두어도 마르지 썩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작물이 썩는 주요 원인이 비료나 퇴비에 있는 질소 성분이라고 하니 현대 농법의 단점인 것이다. 

 

남부지방에는 작년 수확 철에 많은 비가 내렸다. 햇빛도 나지 않아 다른 복숭아는 맛과 향이 별로 좋지 못했다. 그렇지만 자연재배 복숭아는 뛰어난 맛과 향을 지녔다. 그 복숭아들은 많은 테스트를 거쳐 신라호텔에 납품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덕분에 '기적의 오이'에 이어 '기적의 복숭아'라는 타이틀을 달고 회자되기도 했다. (83~84)


예를 들어 소나무가 만드는 송진은 천연방부제로 사용되고, 굳으면 연료로 사용할 정도로 강한 물질이다. 이 송진을 머금은 솔잎이 땅에 떨어지면 주변의 땅을 강산성의 환경으로 만든다. 그러면 다른 풀들은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 그것은 소나무가 잎을 떨어뜨려 "내 밑에 살지 마!"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강산성 환경에서 살아남는 기술을 터득한 식물들도 있다. 철쭉이나 진달래 같은 것들이다. (88)

 

이 책에서 저자의 관점에 대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공감되는 부분이 있고, 가설이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결과는 맞는 듯한데 인과관계가 부족한 주장도 있었다. 

공감이 되는 대표적인 부분을 보자면, 우유에 대한 생각이다. 우유는 송아지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먹는 것인데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에게 성장과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되고 있고 많이 섭취하고 있다. 실제 우리 몸은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많이 먹으면 몸속의 칼슘을 배출해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 우리 몸에 좋다는 부분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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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는 인위적으로 가축 변이 듬뿍 든 퇴비를 토양에 잔뜩 넣고 갈아엎고 농사를 짓는다. 토양은 더 이상 윗단계로 진화하지 못한다. 항상 잡초가 잘 자라고 병해충이 만연한다. 지렁이가 많은 토양은 언뜻 보면 비옥해서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많은 양분을 가지고 있어 농작물을 지나치게 성장시켜 나약하게 만듦으로써 병해충의 온상이 되게 한다. 뿐만 아니라 토양 중에는 뿌리에 기생하여 작물에 해를 가하는 각종 선충이 산다. 뿌리혹선충은 지렁이와 비슷하나 크기가 작다. 아주 무서운 해충이다. 농작물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그런데 이 무서운 해충이 지렁이와 똑같은 환경을 좋아한다. 지렁이가 많은 토양은 거의 100% 토양 뿌리혹선충에 감염되어 있다. 당연히 지렁이가 없으면 선충에 감염될 확률이 거의 없다. (96~97)

 

대표적으로 콩과 식물에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를 들 수 있다. 콩과 식물의 뿌리혹에 공생하는 이 박테리아는 유리 질소의 동화작용에 관여한다. 즉, 이 박테리아가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수소와 합성해 암모니아(NH4) 형태의 질소화합물로 바꿔준다. 그러면 콩과 식물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합성해서 탄소와 그 밖의 세균의 증식 물질을 박테리아에 공급한다. 박테리아는 식물에게 필요한 질소를 합성해주고 식물들은 태양으로부터 얻어지는 유기화합물(에너지)을 탄수화물 형태로 고정하여 나눠줌으로써 상호 공생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간다.(103)

 

반대로 공감이 어려운 부분은 자자의 고전압 및 저전압 음식 가설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이 이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의 경험을 이 가설에 비추어 보니 맞더라라는 것인데 원인과 결과 사이에 왜라는 과학적인 설명이 없어 약간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 보였다. 그래도 대부분은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자연산 퇴비란 농민이 농사를 지어 비료를 주어 키운 부산물만 아니면 된다. 가령 볏짚이나 왕겨, 과수원 폐목 등은 절대 안 된다. 그 대신 잘 부식된 참나무 껍질인 수피를 추천한다. 없으면 산에서 나는 잡목이나 산속의 낙엽도 괜찮다. 다만 침엽수 톱밥이나 솔잎을 넣어서는 안 된다. 이도 저도 없으면 비료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은 토종 활엽수 톱밥도 괜찮다. 이들을 잘 부숙 시켜 듬뿍 뿌리고 경운을 하여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작물을 정식하면 된다. (119)

 

잡초가 너무 심할 때는 산에 있는 활엽수 낙엽으로 수북이 덮어두면 풀이 나지 않는다. 이때 낙엽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해준다. 될 수 있으면 어느 정도 부숙된 것이 좋다. 나머지 관리는 일반 농작물 재배 방식과 같다. (중략) 자연재배가 훨씬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아직은 누구나 농부들의 입장에 서서 보기 좋고 양이 많은 농사를 짓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변하면 그 가치 또한 빠르게 질적 가치로 변할 것이다. (119~120)

 

다만 잡초 관리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담수할 수 있는 수리시설이 용이한 곳이어야 한다. 꾸준히 담수를 하지 않으면 잡초가 발아하여 힘들어진다. 그리고 중간에 물을 말리면 피나 잡초 방제가 안 된다.(122)

 

농업인구의 고령화와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농업인들이 자연재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배워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대변화에 맞춰 농가소득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농업기술이 없어서 부득이한 자연재배에 가까운 농업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농약과 비료를 이용한 생산성 위주의 농업을 하고 있어 농업인들의 건강에도 해롭고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어 기술적인 자연재배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벼의 품종은 내병성이 강한 품종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이후는 자가 채종 벼 종자를 사용하면 자연재배를 더욱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자가 채종 벼 종자로 못자리 실험을 해보면 일반 재배 종자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재배에 적당한 품종을 추천한다면 일광벼(히노히카리)이다. 병해충에 엄청 강하며 비분이 없는 자연재배에서도 생육이 아주 왕성하다. 단지 만생종이어서 지역적 요건을 감안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123)

 

앞에서 식물이 썩지 않는 이유가 압이 높아 세포막 안의 진액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바로 고전압의 성질을 대표한다. 즉, 고전압은 뭉치려는 성질이 강해서 조직의 결합이 단단하고 강하다. 반면에 저전압은 조직 간의 결합이 약하고 흩어지려는 성질이 강하다. (154)

 

사과와 배를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수분이 많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배가 수분이 더 많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먹을 때 배는 단단한 사과에 비해 줄줄 흐를 정도로 수분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알고 보면 사과와 배는 수분 함량이 거의 비슷하다. 배와 달리 사과의 수분이 잘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사과에 함유된 '펙틴 pect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압이 높아 수분을 꽉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155~156)

 

갓 태어난 송아지는 풀과 같이 전압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소화도 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소화를 시켰다 해도, 성장 속도가 느려 다른 맹수들의 표적이 될 것이고 살아남을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낸 초저전압 식품이 우유이다. 영양도 풍부하고 저전압이기 때문에 소화 흡수도 기막힐 정도로 좋으며 신진대사가 빨라 성장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이런 속도로 계속해서 자란다면 어떻게 되겠는지.... 그래서 일정 기간이 되면 젖을 뗀다. 높은 고전압 식품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우유나 젖이 필요치 않을 뿐만 아니라 먹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근래 사람의 아이들만이 젖을 뗀 후에도 임시 식품인 우유를 계속 먹는다.

우선 아기들이 우유나 모유를 먹는 동안은 어떤가 보라. 덩치는 통통하여 큰데 힘은 하나도 없다. 근육은 더욱 없다. 단단하지 못하고 연약하며 부드럽다. 이런 아이들이 젖이나 우유를 떼면 달라진다. 뛸 수도 있으며 근육이 만들어지고 힘도 생긴다. 음식으로부터 압을 받은 것이다(175)

 

대장에서 이루어지는 고분자 화합물이 미생물에 분해되어 소량의 고전압 물질이라도 흡수가 이루어진다면 바로 자연의 힘을 먹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과일, 채소, 곡물 등은 가급적 껍질을 벗기지 말고 먹는다. 고전압 물질은 껍질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은 껍질에 있는 고전압 물질로 자신을 방어한다. 해초의 경우 알긴산, 동물의 경우 콜라겐이라는 고전압 물질에 둘러싸여 있다. (217~218)

 

 
모든 음식의 조화는 영양의 문제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식물과 사람 간 전압의 조화이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 에너지가 몇 칼로리이며 비타민이 얼마만큼 들어 있고 무슨 단백질과 미네랄이 성분이 어떻고 한다. 그렇게 시시콜콜 따지는 것만큼의 효과에 대해서 나는 한마디로 '글쎄요'라고 말하고 싶다. (234)

 

쌀겨는 친환경 농사를 짓는 데 제초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벼는 쌀겨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작물이나 잡초는 쌀겨를 많이 뿌리면 잡초의 뿌리가 다 오그라들고 녹아서 죽어 버린다. 그만큼 독성이 강하다. 쌀겨농법이라 하여 그 독성을 이용해 제초작업을 친환경적으로 하는 농법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그것을 대량으로 장복하면 독성에 따른 피해가 있을 수 있다. 친환경적으로 살아 몸이 고전압이었던 옛사람들에게 현미는 곧 쥐약이었던 셈이다. (238~239)

 

함석헌 선생의 스승인 다석 유영모 선생은 세 끼 음식을 먹는 것은 짐승의 식사법이고, 두 끼 음식은 사람의 식사법, 한 끼 음식은 신선의 식사법이라고 했다. 그리고 평생 1일 1식을 지켰다고 한다. (257)

 

나는 절대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오히려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에는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는 에너지가 부족하지도 않은데 시간만 되면 배고픔을 느낀다. 그것은 뇌가 식사하라는 습관을 패턴화 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배가 아니다. 에너지 소비의 주체인 세포인 것이다. (263)

 

■ 저자 : 송광일

농학박사이자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현장교수인 그는 제자들이 붙여준 '농업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처럼 올곧이 자연재배를 연구하고 실천에 옮긴 농사꾼이다. 썩지 않는 사과로 유명한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 씨가 직접 방문하여, 일본에서도 시도하지 못하는 하우스 자연재배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저자는 2009년 SBS <생명의 선택>에 출연한 이후, 많은 언론매체로부터 관심과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연구하고 성공한 자연재배 농법을 시장개방과 고령화로 힘들어하는 농민들에게 전파하고자 노력 중이다. 저자는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광주광역시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사단법인 광주광역시 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자연합회 회장, 광주여자대학교 대체의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신지식인 인증, 신한국인상, 새농민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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