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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영화

[영화]만인이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정약전의 유배생활을 담은 영화_자산어보_玆山魚譜(210627)

by bandiburi 2021. 6. 27.

<조국의 시간>을 읽으며 저자가 아들과 함께 이 영화 <자산어보>를 보며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정약전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되어 바로 구글 무비에서 영화를 봤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103

 

독서습관405_시민을 위해 검찰의 변화가 필요한 시간_조국의 시간_조국_2021_한길사(210626)

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데 아내가 직접 구매해서 읽은 후 강권하기에 책을 펼쳤다. 조국이란 사람이 겪었을 고뇌의 시간에 공감하며 단숨에 읽었다. 진보와 보수, 수구를 떠나서 대한민국

bandiburi-life.tistory.com

2시간이 넘는 영화지만 정약전의 입장에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상상하며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다. 남양주 다산동에 살고 있어 다산 정약용에 대한 유적지를 가본 적이 있어 그들 삼 형제에 관한 이야기는 일부 알고 있었다. 

19세기 초의 피폐된 어촌의 삶을 재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흑백영화로 만든 것 같다.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흑백만으로 표현한 것이 잘 어울렸다. 화려한 컬러는 과거와 가난한 백성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출처: 구글무비 <자산어보>중에서 스마트폰 사진편집

초반부에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형제가 정조의 갑작스러운 승하로 어린 순조가 즉위하고 집권세력이 바뀌며 핍박을 받는다.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정약종은 순교를 당하고 큰 형인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게 된다. 남은 두 형제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간으로 근황을 나누는 장면이 마음에 감동을 준다. 

출처: 영화 <자산어보>중에서 스마트폰 사진편집

지금도 방문하기에 쉽지 않은 섬 흑산도다. 정약전이 자신의 책 <자산어보>의 제목을 지으며 '흑산'이란 말이 좋지 않아서 '자산'이라고 하는 말을 통해 처음 흑산도로 유배될 때의 그의 마음이 얼마나 막막했을지 헤아려진다.

결국 <자산어보>란 제목은 '흑산도에서 나는 어류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지체 높은 양반이 외진 섬에서 어류에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기록했다는 것이 그의 열린 사고를 알 수 있다. 

출처: 영화 <자산어보>중에서 스마트폰 사진편집

정약용이 강진에서 많은 책을 집필한 것과는 달리 정약전은 흑산도와 우이도에서 <자산어보>와 <송정사의> <표해시말> 세 권의 책을 남겼다. 영화 속에서 소나무에 세금을 매기니 어린 소나무를 캐내는 것을 보고 부당함을 기록한 것이 <송정사의>이고 필리핀까지 표류했던 이야기를 듣고 기록으로 남긴 것이 <표해시말>이었다.

출처: 영화 <자산어보>중에서 스마트폰 사진편집

창대라는 인물을 통해 해양생물에 대해 배우고 기록하며 <자산어보>를 만들었다는 스토리지만 실제는 창대라는 인물이 유림이었다고 한다. 영화의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창대가 정약전에게 물었을 때 '왕이 없는 세상, 반상의 구분이 없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대답하는 부분에서 그의 파격적인 열린 사고를 알 수 있다. '주자의 성리학은 힘이 세다'라고 언급하는 부분은 역설적이다. 일본에 비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아 조선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을 냉철하게 통찰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개방을 원했지만 집권세력은 자신들을 위해 폐쇄정책을 원했다.

그의 사고에는 천주교의 영향이 남아있던 것이다. 조선 후기로 가며 농촌이든 어촌이든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세금으로 인한 수탈이 얼마나 심했는지 잘 표현하고 있다. 창대가 벼슬을 하고 <목민심서>에 나오는 목민이 되고자 했지만 현실은 탐관오리가 판을 치고 있다. 그는 결국 다시 섬으로 돌아오지만 이미 정약전은 사망한 후다. 

우리 역사에서는 정약용이 중심이 되고 형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이 영화는 큰 형인 정약전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들 형제와 책 <자산어보>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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