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영화를 봤습니다. 책에서 추천받은 영화여서 구글 무비에서 찜해놓고 있다가 주말을 맞아 고1인 딸아이와 함께 봤습니다. 대사가 영어회화를 배우기에 도움이 될 정도로 어렵지 않은 대화가 특징이었습니다.
자폐를 가진 주인공 웬디는 스타트렉을 즐겨봅니다. 유일하게 자신을 돌봐줬던 언니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을 돌봐줄 형편이 되지 않아 시설에서 보내게 됩니다. 웬디는 자립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지만 조카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웬디는 어느날 스타트랙 시나리오 공모를 보고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참여하고자 합니다. 스타트랙의 거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는 웬디는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출력합니다. 하지만 우편으로 접수하기에는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 직접 제출하기로 하고 LA행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이때부터 웬디의 홀로서기 모험이 시작됩니다.
실제 자폐를 앓고 있는 자녀들이 하기에는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그래서 부분적 자폐를 앓고 있는 웬디라고 일부 영화평에는 설명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일상을 벗어나서 새로운 길, 낯선 사람과 접촉하는 것이 자폐를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두려움과 어려움이 동반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웬디는 LA행 버스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탔지만 반려견견으로 인해 도중에 내려야 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젊은 부부에게 지갑의 돈조차 빼앗깁니다. 다행히 그녀를 잘 이해하는 할머니를 만나 그들을 태우고 가는 버스에 동승합니다. 하지만 그 차가 사고가 나면서 그녀의 위치가 지인들에게 드러나게 됩니다.
영화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그녀를 찾고 있던 경찰이 도로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쫓게 됩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그녀가 겁을 먹지 않도록 남자경찰이 스타트렉에 나오는 언어로 둘만의 소통을 하는 장면입니다. 영화라지만 우연히 떠오른 그의 배려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할 때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나리오를 제출합니다.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일상을 벗어난 모험을 통해 서로에 대해 더욱 이해하는 기회가 됩니다. 관객들에게는 자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잠재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짓고자 할 때 주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며 결사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가진 부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면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남의 일로 간주하고 나는 나의 금전적 이익을 고수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마음입니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는데 물신숭배로 인해 돈이 먼저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주 생활이 쪼들리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아파트 한 채 쯤 가진 사람이 왜 그럴까요. 삶이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할까 차분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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