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에서 언급되었고, 궁금증을 일으키는 제목이어서 <돈 착하게 벌 수는 없는가>를 읽었다. 읽어보니 성공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을 홀푸드마켓 사례를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어 제목과 내용이 좀 상이하다. 영문 제목은 <Conscious Capitalism>으로 깨어있는 자본주의란 의미에서 책의 내용을 더 잘 설명하고 있다. 결국 한글 번역본을 출간하며 출판사에서 원제목인 <깨어있는 자본주의>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보지 않을 것 같아 제목을 한국에 맞게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홀푸드마켓의 창업자인 존 매키가 회사를 성장시키며 경험한 사례들이 책의 뼈대를 지지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난 이유를 알 때 열심히 살아갈 수 있듯이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도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제공할 때 보람을 느끼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잭 웰치나 프리드먼 같은 사람들은 주주 자본주의, 성과중심을 강조했다. 하지만 주주만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통합해서 생각하고 높은 차원의 목적과 핵심가치를 설정하고 문화를 만들어 경영할 것을 저자는 주장한다.
요즘은 사회공헌활동 CSR에서 더 나아가 기업시민에 대한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존재이유가 이윤을 창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직원, 공급사, 고객, 투자자,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 공감돼야 한다. 저자의 홀푸드마켓의 사례를 통한 설명은 이해를 돕는다. ESG와 기업시민이 강조되는 시대에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좋은 책이다.
아래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정리했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은 홀푸드마켓의 핵심 미션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우리는 질 좋고 영양가 높은 식품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고자 한다. 그러나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이러한 미션을 실천할 수 없다. 사람이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듯이 기업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지속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람이 먹기 위해 살지 않듯이 기업 또한 수익을 내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된다. (21페이지)
기업은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 게임이다. 나는 이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28)
기업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훌륭한 배움과 성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34)
정부 규모와 범위, 규제가 확대되면서 정실 자본주의가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고, 정치권과 결탁한 기업에 유리하도록 경쟁이 제한되었다. 정실 자본주의는 결코 진정한 자본주의가 아닌데도 사업가들이 관련된 탓에 많은 사람이 이를 자본주의로 여긴다. (47)
그러나 실제로는 자원, 노동, 혁신을 인위적으로 결합하여 부를 크게 증대할 수 있으며, 부유층의 몫을 줄이지 않아도 가난한 이들이 부유해질 수 있다. 전체 파이가 커지면 모두에게 돌아가는 몫도 커지기 마련이다. 바로 이러한 개념이 자본주의의 놀랍고도 특별한, 부를 창출하는 능력의 핵심이다. (49)
자유기업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도덕적이며 민주주의와 사회 발전에 꼭 필요한 체제인 반면, 정실 자본주의는 비윤리적이며 시민의 자유와 행복을 방해하는 심각한 위협 요소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현 시스템은 훌륭한 기업가들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정실 자본주의에 순응하고 부패하도록 만들고 있다. (54)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지구의 미래와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의 운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67)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인 우리의 행동과 반응에 집중해야 하며, 올바른 행동은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로 이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77)
기업은 사람을 자원resource이 아닌 원천 source으로 보아야 한다. (중략) 자율성을 지닌 깨어있는 사람만큼 강력한 창의력의 원천은 없다. (80~81)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언제일까? 작가 리처드 라이더Richard Leider는 강연할 때마다 청중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답은 명확하다. 바로 자신이 태어난 날이다. (중략) 그 두 번째 날은 바로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깨닫는 날이다. (84)
"여러분이 하는 일은 단지 회사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충실한 삶과 건강을 되찾아주는 것입니다." - 메드트로닉 CEO 빌 조지(89)
목적에 따른 의사결정은 목적의 명확성과 탁월한 성과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94)
제약 산업은 오랜동안 큰 수익을 얻고도 더 높은 수익과 이윤에 집착한 나머지 질병 예방, 치료, 억제라는 근본 목적을 잃고 말았다. 목적을 상실하면서 제약 산업이 지닌 명성은 급격히 무너졌고, 중대한 윤리적 과실이 빈번히 발생했다. (95)
프랭클린은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중요한 일을 하는 것, 두 번째는 조건 없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 세 번째는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 (97)
조지 버나드 쇼는 의미 있는 일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인생의 진정한 기쁨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적을 위해 자신을 사용하는 것이다. 쓰레기 더미에 버려질 때까지 자신을 완전히 소진하는 것이다. 세상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보잘것없고 이기적인 불만 덩어리가 되는 대신 자연의 힘이 되는 것이다."(101)
목적 의식과 일로써 얻는 즐거움은 기업이 사업상 어려움과 맹목적인 반대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104)
■ 위대한 목적의 네 가지 범주(110)
선(善) 봉사 - 건강 증진, 교육 발전, 커뮤니케이션 확대, 삶의 질 향상
진(眞) 새로운 지식 발견과 확대
미(美) 탁월함 추구와 아름다움 창조
영웅정신 세상을 바꾸고 개선하고자 옳은 일을 실천하는 용기
깨어있는 기업은 본질적으로 뛰어난 창의성이 있으므로 그런 면에서 유리하다. 그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효율성과 생산성 경쟁에 빠지지 않고 충족되지 않은 고객의 니즈와 욕구를 포착하여 혁신을 이루어낸다. 이는 도전적인 동시에 성취감을 주는 일이다. (139)
어떤 기업에서든 가장 힘 있는 마케터는 진정한 기쁨을 얻은 고객이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기업을 홍보한다. 이러한 고객을 충분히 확보한 기업은 광고에 많은 노력을 쏟지 않아도 된다. (144)
어쨌든 우리는 대부분의 깨어있는 시간 중 3분의 1을 직장에서 보낸다. 우리는 직장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동료들과 관계가 좋으면 충만함과 행복을 느낀다. 반면 일이 힘들고 따분하면, 더 나쁘게는 냉소적이거나 다른 사람을 짓밟고 출세하려는 동료들과 일하면 괴로움과 우울함에 빠지게 된다. (150)
홀푸드마켓은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전 구성원에게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한다. 다만 회사에 오래 근무한 직원일수록 유급휴가가 많아지고, 회사에서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와 의료비 환급 한도가 늘어나는 등 근속연수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162)
장기 투자라는 말은 동어반복입니다. 투자는 원래 장기적인 것이니까요. 단기 투자라는 말은 용어적으로 모순입니다. 단기 투자와 비슷한 말로 트레이딩이 있는데, 많은 사람이 트레이딩에 치중해 투자합니다. 장기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투자하려는 기업이 장기 성과와 연관한 원칙이 있고 보상을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175)
기업의 바람직한 사회적 역할을 잘 나타낸 비유로 기업 시민이라는 말이 있다. 깨어있는 기업은 공동체 안에서 책임 있는 시민으로 행동하며 공동체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205)
우리는 지역 농산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 있는 학교와 함께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고, 신선식품 공급업체들을 학교와 연계해주고 있다. (216)
우리는 이해관계자들에게 부담과 이익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방안보다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가능한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파이를 더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아닌 파이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269)
리더십과 경영은 동의어가 아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변화와 혁신이며, 경영의 핵심은 효율과 실행이다. 리더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하며 리모델링하는 건축가인 반면, 경영자는 시스템을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조치를 하는 관리자다. (285)
벅민스터 풀러 Buckminster Fuller 이야기는 서번트 리더십의 힘을 잘 보여준다. 풀러는 32살 때 시카고 저소득층 공공임대 주택에 살고 있었다. (중략) 그는 다리 위에 서서 뛰어내릴지 말지 생각하다가 자신에게 삶의 의미에 관해 물었다.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게 하는 것을 무엇일까?' 그 순간 영적 통찰이 뇌리를 스치고 답이 떠올랐다. 그는 '한 개인이 세상을 바꾸고 전 인류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실험'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294)
효과적인 리더들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세 종류의 스토리로 이야기한다고 가드너는 밝혔다. (298)
프랭크 허버트 Frank Herbert가 쓴 공상과학소설 <모래언덕 Dune>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은 두려움을 대하는 지혜를 잘 보여준다. (309~310)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두려움은 정신을 죽인다.
두려움은 모든 것을 소멸하는 작은 죽음이다.
나는 두려움을 직시할 것이다.
두려움이 나를 통과하도록 허락할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이 지나고 나면 마음의 눈으로 두려움이 지나간 길을 살펴보리라.
두려움이 사라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오직 나 자신만이 남아 있으리라.
자기 인식을 높이는 또 다른 연습은 감정, 생각, 꿈 등 무엇이든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일기로 쓰는 것이다. 몇 년 뒤 그 일기를 꺼내 보면 당시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일기는 한때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이기도 하다. 일기를 쓰면 자신이 지나온 과거와 성장 과정을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일기 쓰기 연습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이도록 의식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일과를 마친 뒤 감사 일기를 써보기 바란다. 감사일기는 하루 동안 있었던 좋은 일들에 생각을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323)
위기는 분명 힘들고 경험하기 싫은 것이다. 그럼에도 위기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다. 그 기회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327)
목적과 핵심가치에 충실한 태도는 신뢰를 강화하는 반면 목적과 핵심가치에서 벗어난 행동은 신뢰를 약화한다. 깨어있는 리더는 자신이 경영을 위임받은 관리자라는 생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결정이 다음 분기 수익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먼 미래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한다. (350)
오늘날 효과적인 동기부여 요인은 내적 동기, 즉 일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시했듯 핑크는 내적 동기부여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것을 바로 자율성(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욕구), 숙련(특정 분야에서 계속 발전하려는 욕구), 목적(더 큰 가치를 위해 기억하려는 욕구)이다. (370)
저희는 한 팀으로 함께 일한다고 말했지만 그러려면 모두 자기가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378)
조직은 직원들이 기업가적 에너지와 창의성을 발휘하여 팀을 개선하고, 매장을 새롭게 하며, 회사를 발전시키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도전 의식을 북돋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홀푸드마켓의 비밀이다. 우리는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사랑과 배려에 기반을 둔 즐거운 일터, 두려움 없는 협력적인 직장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 결과 직원들이 지닌 창의성과 혁신 능력이 한껏 발휘되어 신속한 개선과 발전을 할 수 있었다. (383)
에릭 호퍼는 지속적인 성장과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 "변화하는 시대에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은 세상을 이어받지만 배움을 멈춘 사람은 자만에 빠져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본다."(386)
트위터를 공동 설립한 비즈 스톤 Biz Stone은 기업가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제시했다. "업무에 정서적으로 몰입하십시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돈을 버는 것, 이 세 가지를 성공 요소로 동등하게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에게 공감하십시오."(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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