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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401_초연결 시대를 이끌 공감형 인간_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_최배근_2020_21세기북스(210615)

by bandiburi 2021. 6. 16.

최배근 교수의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을 6월 초에 읽고 그의 글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책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를 읽었다. 두 권의 책이 일부는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저자의 안내를 받아 생각의 창을 조금 더 확장했다.

하나의 기준으로 모두를 획일화시킨 줄세우기 교육은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를 낙오자로 만들 수밖에 없고, 낙오한 사람들은 패배자 취급을 받기에 자존감도 낮아진다. (152)

표준화된 산업사회에 적합했던 성적으로 줄 세우는 획일화된 교육의 변화를 저자는 촉구한다. 데이타 중심으로 연결된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창의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 현실은 산업사회에 머물러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성적이 전부인 것처럼 행동한다.

사람의 몰개성화를 당연하게 여기는 교육이다. 다른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교육은 창의가 아닌 순응과 복종을 요구한다. 구시대적인 교육이다.

정형화된 문제를 잘 풀어내는 교육, 성적을 중심으로 한 줄 세우기 교육은 사람의 한쪽 면만 보는 실수를 피할 수 없다. 성적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성인을 만들어낸다.

우리 사회에서 성적이 좋으면 주로 선택하는 직업이 있다. 바로 의사나 판검사, 교수직도 있다. 문제 잘 풀고, 암기력이 좋다고 볼 수 있는 집단이다.

표준화된 시험만으로는 공감능력이나 인성을 볼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권력의 의사, 시시비비를 가리는 권력의 판검사, 미래의 주역들을 가르치는 권력의 교수들 중에 일부는 권력을 오용해 사회적인 부도덕한 행위로 뉴스에 등장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이 보여야 하는데 성적과 시험을 패스한 자신이 보인다. 돈이 보이고 유흥이 보인다. 타락이다. 착각이다.

그들의 일탈은 경중을 고려했을 때 일반 국민들의 일탈보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기 쉽다. 왜 그럴까? 줄 세우기에서 우위에 선 소수라는 자부심, 그들만의 연대, 정의에 대해서 공감에 대해서 배우고 체험하지 못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출처: thefederalist.com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적어도 국내 금융 전문가들에게는 배울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 세계 70여 개 주요 연구기관들에서 매주 쏟아져 나오는 연구물들을 중심으로 약 5년간 공부한 후 한국의 외환위기가 월가와 미국 정치권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80년대 말부터 미국의 주요 컨설팅 회사들이 한국 기업들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면서 정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한국 기업들의 약점을 월가가 꿰뚫게 된 것이다. 스위스, 스웨덴, 벨기에 등 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독립과 번영을 이루는 이유는 그 나라 엘리트들의 실력 덕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12~13)


이 부분에서는 저자가 범상치 않은 사람으로 보였다. 악착같이 파고드는 사람, 스스로 끝까지 파헤치는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그리고 외환위기의 배경에 월가와 미국 정치권이 연루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이다. 또한 사회의 리더 계층의 실력이 중요하다. 엘리트들이 나라를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이끌어갈 때 타국에 휘둘리지 않는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의 역할을 잘 봐야 한다. 우리 스스로의 힘을 키워야지 미국이 큰 형처럼 우리를 돌봐줄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영원한 우방은 없다. 자국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미국이 한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우리는 교육을 받으며 왜라는 질문은 억압받았다. 왜라는 질문으로 기억을 활성화하고 재조합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식의 활용이 중요하다.

아래는 책의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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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은 '한 시대의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이론이나 방법, 문제의식 등의 체계'를 뜻한다. (9페이지)

정부 역할을 축소시키고 사회 전반으로 시장 논리를 확장시킨 신자유주의가 그것이다. 대내적으로 감세, 긴축, 공기업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탈규제 등이, 대외적으로는 시장 개방과 자본이동의 자유화 현상 등이 나타났다. (47)

임금노동자에 기초하는 자본주의에서 임금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이 약화되면서 자본주의 체제도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47)

경기 회복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만들어낸 환호(This time is different!)는 고용시스템이 망가진 상태에서 '빚'으로 만든 모래성이었고, 신기루였다. 이처럼 탈공업화의 결과는 영미 자본주의의 파국으로 이어졌다. (49)

게다가 (숙련을 중요시하는) 중화학공업은 장기 고용을 선호하기에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종신고용 체제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장기간 안정적인 고용시스템을 전제로 주택담보대출금의 장기 분할 상환방식이 가능했던 것이다. (51)

새로운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해체 덕분에 무서류 대출 혹은 소득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자산도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해주는 이른바 '닌자대축NINJA; No Income, No Job & No Asset'이 출현할 수 있었다. (52)

1차 산업혁명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사회경제 생태계를 불러온데 반해, 2차 산업혁명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냈다기보다는 1차 산업혁명이 이끈 사회경제 생태계의 진화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64)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에서 3대 생산요소는 노동, 자본, 토지였으나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데이터가 중요한 생산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그 결과 가치창출 방식이 자본 집약적에서 데이터 집약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70)

여기서 '자율성Autonomy'은 어원적으로 그리스어 아우토스Autos와 노모스Nomos에서 유래한 용어로, "자신이 받아들인 법에 따라 살아갈 자유"를 의미한다. (73)

그런데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의 자원이나 역량을 활용하여 자신의 이익만 극대화하면 되는, 즉 각자가 독립적으로 경제적 목적을 추구할 수 있었던 산업사회와 달리, 사람들을 연결시킴으로써 새로운 가치와 사업 등이 만들어지다 보니 사회와 경제의 운영원리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79)

출처: Flickr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Seeing AI'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주변 환경을 이야기해줌으로써 주변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85~86)

이론적으로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산성 효과'와 자동화에 의해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대체 효과'로 구분된다. (93)

제조업체들의 일자리는 감소하는데 제조업 부문의 공백을 메우는 플랫폼 사업모델은 기존 사업모델처럼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 일자리는 중간 임금 수준의 일자리인 반면 플랫폼 사업모델의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다. (95)

2000~15년 사이에 27개국 90만 개 이상의 상장기업들에서 (정상이윤을 초과하는 가격인상분으로 시장지배력을 측정하는 한 지표인) 마크업 Markups의 상승률이 평균 6%나 올랐는데 상승분 대부분을 선진국의 상위 10% 기업이 주도했다. (96~97)

지식과 정보를 습득시키는 교육방식이 AI 시대에 무의미하고, 그러한 지식과 정보를 기준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누가 빨리, 누가 많이, 누가 정확히 습득하는가를 경쟁시키는 교육방식은 데이터 경제 시대에 시대 부적응자를 양산할 뿐이다. (105)

앱스토어 모델과 공유 서비스 모델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앱스토어 모델은 말 그대로 데이터 경제의 핵심 자원인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기존에 없는 새로운 상품과 시장, 즉 말 그대로 '혁신'을 이루었다. (109)

자율주행차와 차량공유서비스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율주행차의 필수 기술인 인공지능 기술은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전제조건이고, 빅데이터는 매력적인 플랫폼을 구성하는 것이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113)

예를 들어, 아마존강 생태계의 자연환경, 동식물과 사하라 사막 생태계의 자연환경 동식물이 서로 다르듯이, 제조업 기반의 오프라인 생태계와 디지털 생태계의 기술, 제도, 각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경제주체들은 다를 수밖에 없다. (114)

제품의 생산 공급에 비용이 발생하기에 돈을 지급하지 않는 사람은 배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조업 제품들은 이른바 경합성과 배제성의 특성을 갖는다. (116)

데이터 경제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가치창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일률적이고 사무적인 결정을 컴퓨터가 수행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은 창의성이다. (119)

일찍이 요한 호이징가Johan Huizinga(1872~1945)는 1938년에 출간한
<호모 루덴스>에서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의 창의성이 떨어지는 이유도 아이들의 삶에서 놀이시간이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는 맥락이다. (120)

사회에 창의성이 넘치려면 더 많은 자유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기본소득이나 사회배당금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기술 진보와 기본적인 사회보장이 만날 때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릴 수 있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126)

<미국의 민주주의>를 쓴 알렉스 드 코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일찍이 민주주의가 단순한 대중의 지배 이상의 것이 되려면 민주적 상호부조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127)

정보와 지식 제공에서 학교가 구글보다 경쟁력이 있는가? 사람들은 정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기반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데이터 혁명으로 발생한 '데이터 경제'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문제를 찾아내고, 또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134)

부모세대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청년세대의 실업률이 사회 평균 실업률보다 2~3배 높다는 사실은 기업이 청년들의 고용을 회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는 생산성이 높이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 수준과 생산성 사이의 상관관계가 약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35)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모든 연구 및 개발 과정에서 외부 자원과 내부 자원을 결합하는 개방과 협력에 의존한다. 이는 이익 공유가 절대적 조건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139)

많은 이들이 IT가 발전하면서 형식지와 같은 지식을 많이 갖는 것은 무의미해졌고, 21세기에는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나만의 지식, 즉 암묵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20세기 교육내용과 교육방식이 형식지의 습득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말이다. (141)

자신에게 필요한 수업을 선택하기보다는 학점을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한다. 대학에서 수강하는 한 과목, 한 과목은 학생 각자에게 독자적인 의미가 있는데 '개성'을 잃어버린 학생들은 표준화되어 통일된 선택을 하고 획일적 대학 생활을 하는 것이다. (150)

대학교수 생활 30년 중 가장 어려운 것이 학생들에게 자기 개성을 복원시켜주는 것이다. 학생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 교수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은 교수나 부모가 찾아줄 수 없다. 문제는 학생들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 찾아내야만 하는데 이 부분을 너무 힘들어한다는 점이다. 대학 이전에 받은 교육이 학생들을 그렇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151)

사람들이 '공감하는 인간' 혹은 '자율적 인간'을 뜻하는 '호모 엠파티쿠스'나 '호모 오토노모스'를 21세기 인간형으로 표현하는 배경도 '공감'이나 '자율'이 디지털 생태계의 특성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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