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맬컴 엑스란 인물에 대한 책을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그의 삶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정약용 도서관에 없어 다른 남양주 도서관에서 상호대차 신청을 해서 받았다. 받고 보니 만화책이다. 실망도 했지만 쉽게 그의 삶을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1965년에 자신이 몸담았던 종교단체인 이슬람민족교로 추정되는 흑인들에 의해 총격을 당해 39세의 젊은 나이로 암살당한 맬컴 엑스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인종차별이 심한 환경에서 자라며 흑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마약, 포주, 강도 등 음지의 삶을 살다가 결국은 감옥에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이슬람민족교를 접하게 되고 스스로 책을 읽으며 독학으로 지식을 확장해간다.
마침내 이슬람민족교에서 후계자까지 거론되지만 우두머리인 무하마드의 여성들과의 관계를 알게 되며 위험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그런 와중에도 전 세계를 다니며 미국의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차별에 저항하는 활동을 펼친다. 어두운 삶을 살았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훌륭한 언변가로서 혁명을 추구했던 그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가운데서도 설교를 하다 암살된다.
재미있는 내용은 이슬람민족교가 전통적인 이슬람교와는 전혀 다른 종교라는 점이다. 교리의 핵심이 백인을 만들어낸 흑인 과학자 야쿱의 전설에 있었다. 기존 성경의 내용과 유사한 면이 있으면서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에서 흑인들이 미혹되기에 적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6600년 전에 태어난 야쿱은 최초의 인간 중 하나였고 지능이 아주 뛰어났다.
야쿱은 추방당한 것에 분개해 복수를 위해 피부를 표백한 백색 인종을 창조했다. 백인종 악마로 인해 천국 같았던 지구가 대혼란에 빠지고 야쿱이 세운 원대한 계획에 따라 최초의 인간이었던 흑인을 6000년 동안 지배한다는 내용이다. 소설같은 이야기가 백인들에게 차별받는 삶을 살고 있는 미국의 흑인 청년들에게는 큰 위로와 희망이 되는 교리였다. 일라이자 무하마드라는 교주였다.
교도소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에 자신의 지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지난 세월을 허비했던 것에 분개한다. 백인 악마들과의 싸움에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무기라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마음을 다잡고 백인 사회가 제공하길 거부했던 지식을 교도소 도서관에서 스스로 쌓기로 한다. 결국 열정과 지성과 함께 잘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이슬람민족교를 전도하는데 노력했다. 이름도 맬컴 리틀에서 맬컴 엑스로 바꾼다.
인종차별이 심각한 미국사회에서 큐클럭스클랜이 무력을 행사하자 젊은 흑인들은 킹 목사의 비폭력 원칙보다는 맬컴의 전면 대결 방법을 더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슬람민족교의 교주인 무하마드의 여비서들과의 불륜이 진실로 드러나며 맬콤 엑스는 무하마드와 멀어지고 그런 사실을 우려한 까닭으로 목숨이 위협받게 된다.
유명한 권투선수인 무하마드 알리가 원래 이름이 클레이였고, 형인 루디의 권유로 맬컴의 설교를 꾸준히 듣는다. 맬컴을 권유로 이슬람민족교에 가입한다. 교주인 무하마드는 클레이에게 '무하마드'란 이름을 지어준다. 그래서 무하마드 알리란 이름이 세계 권투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만화로 읽은 맬컴 엑스의 삶이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만화는 글로 읽는 것보다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한다. 그림을 그린 사람이 해석해서 그림으로 그려진 장면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맬컴 엑스에 대한 전기를 읽어봐야겠다.
독서습관364_검은 혁명가 맬컴 엑스MALCOLM X_앤드류 헬퍼_2011_서해문집(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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