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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단상20

비오는 날 뇌종양 남편의 퇴원길을 동행하는 여인을 돕다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수요일 오후 3시경이다. 울산 현대자동차를 방문하고 나와 횡단보도를 향했다. 우산도 없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중년부부를 봤다. 아마도 방금 시내버스에서 내려 우산 없이 집으로 갈 요량이었던 것 같다. 멀리서 보기에 남편은 초등학생처럼 왜소하다. 아내가 몇 개의 짐을 모두 들고 있다. 잠시라도 우산을 함께 써야겠다 싶어 가까이 갔다. 부부에게서 짧은 몇 분의 시간이었지만 대화를 나누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연은 이렇다. 아내는 남편에게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남편은 뇌종양으로 입원 중이었다. 오늘이 수술하기로 한 날이었다. 깊은 사연은 모르겠지만 남자는 뇌종양 수술을 거부했다. 당장 퇴원하겠다 고집을 부린다. 여자는 화가 났지만 남자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짐을 바리바리 싸서 버스.. 2023. 4. 5.
행복한 인생은 비교보다 자신의 기준에 따른 삶에 있다 매주 금요일이면 주말버스를 타고 양재역에 도착해 지하철로 집으로 향한다. 매주 지나가는 길이지만 눈길을 주지 않았던 곳에 눈이 닿았다. 이란 글이 인용되어 있다. 개나리처럼 보이는 노란색 꽃그림이 보기 좋아 글을 읽어보았다. 왕에 질문에 대한 신하의 답변이 통쾌하다. 타인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삶은 고단한 여정이다. 재산이나 학벌, 성적 등의 기준으로 적지 않은 사람이 재능을 찾지 못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만의 기준으로 살아가자. 그럴 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재능과 연결되어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다. 짧은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게 한다. 2023. 3. 17.
동기와의 언쟁으로 확인한 우리 사회의 갈등 24년 전에 함께 입사했던 동기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1년 전후로 퇴사한 친구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20년 이상 남아 있다. 모임 후에 집이 같은 방향인 동기와 함께 걸어갔다. 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집에 도착할 무렵 동기가 갑자기 정치적인 민감한 주제를 던진다. 아마 술의 힘인 것 같다. 이런 주장을 해서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가령, 이전 정부인 민주당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고 출산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임수경이 북한을 다녀와서는 탈북민들에게 하지 못할 말을 했다. 이재명이 구속돼야 한다. 현재의 어려운 상태는 모두 민주당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속사포같이 쏟아낸다. 순간 말로만 들었던 태극기부대의 무대포식 주장이 떠올랐다. 논리나 근거도 없이 감정에 치우쳐서 하는 말잔치.. 2023. 2. 24.
[다큐]남원 의료원 탁현진 이야기_다문화가족과 우리의 미래 유튜브에서 2013년에 방송된 다문화 휴먼 다큐를 봤다. 제목은 이었다. 20세의 나이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탁현진 씨의 이야기다. 방송 당시 두 아이의 엄마로 28세가 되었고 남편은 당시 51세였다. 아버지와 딸의 나이 차다. 그녀는 남원에서 환경미화원을 하는 남편과 함께 어려운 형편에서 살고 있었다. 그녀를 방송에 나오도록 한 것은 7살, 3살 된 두 자녀를 키우면서 전주까지 간호학과 수업을 받고 있는 열혈 엄마라는 점이다. 한국어도 어려운데 한국어-베트남어 사전을 뒤져가며 대학에서 간호학과 수업을 듣고 있었다. 왕복 4시간이나 되는 남원-전주 간 거리다. 굉장한 학구열이다. 이들 부부를 뒤에서 후원하고 있는 한의사가 있었다. 그녀의 학비를 지원하고 부모처럼 조언도 해주는 독지가다. 그래서 이..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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