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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283_뒤통수의 심리학The Confidence Game_믿는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_마리아 코니코바_2019_프런티어(201019)

by bandiburi 2020. 10. 23.

 

■ 저자 : 마리아 코니코바 Maria Konnikova

사회 심리학 분야의 광범위한 연구를 다루는 통찰력 있는 분석가이자 떠오르는 차세대 저술가로, 세심한 연구와 뛰어난 서사방식을 통해 주제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현재 컬럼비아 대학 동기과학센터Motivation Science Center의 샤흐터 라이팅 펠로Schachter Writing Fellow로 근무하고 있으며 <뉴요커>에 심리학과 문화를 주제로 하는 칼럼을 쓰고 있다. 이외에도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빅씽크>, <애틀랜틱>, <뉴욕타임스>, <슬레이트>, <파리 리뷰>, <월스트리트 저널>, <보스턴 글로브>, <옵저버> 등 다양한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창작, 행정을 전공하고 차석으로 졸업했으며, 재학 당시 세계적인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박사의 지도 아래 완성한 학위 논문으로 하버드대학교 최고 논문상Hoopes Prize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치학 문학 석사,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전에는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했으며, PBS의 Charlie Rose Show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팟캐스트 The Gist와 The Grift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첫 번째 책 <Mastermind: How to Think Like Sherlock Holmes>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17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의 두 번째 책인 <뒤통수의 심리학>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캐나다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16년 과학적 회의주의 탐구위원회Committee for Skeptical Inquiry에서 수여하는 Robert P. Balles상을 수상했다. 

■ 소감

구리도서관의 추천도서 목록에서 제목이 재미있어 호기심에 빌려봤습니다. 책은 사기꾼들이 어떻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서 사기를 쳤는지 많은 사례를 담고 있어 영문 제목 'The Confidence Game'이 훨씬 더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한글 번역본 제목도 나름 '뒤통수를 친다'는 의미에서 '뒤통수'와 '심리학'을 결합한 면에서 참신합니다. 내용을 보기 전까지는 왜 뒤통수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추측하기 어려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 책에서는 많은 심리학 용어를 중심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기에 책의 내용에 몰입해서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이 책은 사기꾼들의 어떻게 우리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믿도록 만들고 이익을 챙기는지 관련된 사기꾼들의 사례를 들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집중해서 읽기 위해 전체를 낭독하며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해봤습니다. 퇴근 후 2~3시간씩 녹음을 하다 보니 성취감도 있고 내용에 대해 집중할 수도 있고 녹음된 것을 다시 들을 수도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10년, 20년 후에 나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볼 수 있다는 면에서 단순히 읽고 기록하고 지나가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던져줍니다. 

저자가 전문가로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맛깔스럽게 이론과 사례를 버무려 글을 풀어나갔다는 면에서 충분히 읽고 만족할만한 책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가진 지식의 한계를 다시금 깨닫고 지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을 채워가야겠습니다. 

책의 내용중에 영화 <Catch Me If You Can>의 실제 주인공이 과거 자신의 사기 치던 시절에 비해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이 사기 치기 4,000배나 용이하다고 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이 있는 이면에는 손쉽게 전화나 메시지로 사람들의 돈을 갈취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도 보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자칫 사내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고 랜섬웨어 등으로 몇 백억의 사기 피해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발달하며 사기의 규모도 커지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피해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저자는 사기꾼들이 사기를 치는 9단계를 제시하고 각 장으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각 단계를 이렇게 나누 자체가 대단합니다.  

1단계) 목표물 선정
2단계) 분위기 조성
3단계) 낚아채기 설득
4단계) 특별함 환기하기
5단계) 굳히기
6단계) 균열 일으키기
7단계) 가속도 붙이기
8단계) 마무리
9단계) 떼어내기 및 후속 조치

■ 마음이 동한 부분

13페이지)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최초의 사기꾼이 최초의 멍청이를 만났을 때 종교가 탄생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볼테르를 종교 제도를 지지하지 않았으므로 충분히 그런 말을 했을 법하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한 인물이 마크 트웨인이나 칼 세이건, 또는 제프리 초서라는 얘기도 있다. 어찌 됐든 이 문장은 중요한 정곡을 찌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대의 누가 됐든 틀림없이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22)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실제 인물 프랭크 애버그네일Frank Abagnale은 10대 청소년 때부터 사기에 뛰어들어 항공사, 병원 등 온갖 종류의 조직에 들어가 신분을 바꾸며 살았다. (중략) "50년 전 내가 10대 시절에 쳤던 사기를 요즘 치기는 4,000배쯤 더 쉽다. 현재의 기술 때문이다. 기술은 범죄를 번성케 한다. 지금껏 늘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43) 사이코패시는 이른바 인간 심리의 '어둠의 3요소dark triad' 중 하나다. 그리고 어둠의 3요소 중 나머지 2개인 나르시시즘과 마키아벨리즘 역시 사기꾼의 특성들 중 다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나르시시즘은 뽐내려는 욕구, 자신이 특별하다는 권리 의식, 자기 고양을 동반하며 과도하게 부풀려진 자존감과 능숙한 조종 능력을 특징으로 한다. (중략) 심리학에서 마키아벨리즘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는 사람이 지닌 일단의 성격 특성들을 의미하게 됐다. 원하는 목적을 이루려고 타인을 기만하고 조종하는 것은 사기의 전형적인 정의에 가깝다. 

109)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은 그런 거짓 친숙함이 발휘하는 힘을 소설 <사기꾼The Confidence-Man>에서 잘 묘사했다. 

134) 우리의 이성은 '올바른' 선택과 적절한 생각, 올바른 행동 방식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심리학자 시모어 엡스타인Seymour Epstein의 설명에 따르면 감정은 우리로 하여금 '단정적이고 개인적이며 응결력 있고 사려 깊지 않으며 행동 지향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감정은 숙고가 아니라 반사적인 사고를 낳고, 한 번 더 생각해 행동하는 대신 상황에 곧장 반응하게 이끈다. 감정에 휩싸인 상태는 바로 우리를 이용하려는 누군가가 원하는 상태다. 

139) 당신 마음속에 사기극을 실행하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이미 굳게 형성된 경우, 그 사람이 의심스러우니 조심하라고 주변에서 아무리 경고해도 당신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당신의 '감정'이 그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143) 브루너는 내러티브적 사고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보다 인간의 정신 활동에서 훨씬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신화와 역사의 기초이며 의식과 사회적 관계의 토대가 된다. 

146)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The Tragedy of Julius Caeser>에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구사하는 영리한 초반 첫수 전략은 사기꾼들이 즐겨 쓰는 전략이기도 하다. 안토니우스는 로마 시민들을 향한 연설에서 "나는 카이사르를 묻으러 왔지. 찬양하러 온 것이 아니오"라고 말문을 연다. (중략) 청중은 안토니우스가 말머리에 내놓은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상태였으므로 그다음에 이어질 내용에도 공감할 준비가 된 셈이었다. 

149) 그 동안 그들의 신경 활동을, 특히 두뇌에서 혈액 속으로 분비되는 특정한 호르몬의 수치를 관찰했다. 그 결과 영상을 본 사람들 대부분의 몸속에서 옥시토신이 분배됐다. 옥시토신은 공감과 유대감, 사회적 신호에 대한 민감성과 연관된 호르몬이다. 또한 옥시토신이 분비된 사람들은 그 어떤 강요가 없었음에도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했다. 

166) 이것이 슈바르츠와 클로어가 말한 '정보로서의 기분 모델mood as information model'이다. 즉 자신의 기분을 대상에 대한 평가의 기초로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나의 기분과 감정이 내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187) 상호성의 원칙(당신이 내 어깨를 주물러줬으니 나도 당신 어깨를 주물러줄게요), 일관성의 원칙(오늘도 역시 어제와 똑같은 일관된 신념을 갖고 행동하려는 경향), 사회적 증거의 원칙(남들도 다 하니까 옳은 행동일 것이다), 호감의 원칙(호감을 느끼는 상대에게 동의할 확률이 높다), 희귀성의 원칙(서두르세요! 재고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권위의 원칙(전문성과 권위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의 말을 더 신뢰한다). 이것들은 모두 설득의 호소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알파 전술에 해당한다. 

208) 존 프렌치John French와 버트램 레이븐Bertram Raven은 1959년 발표한 <사회적 권력의 기초The Bases of Social Power>라는 논문에서 권력의 유형을 그 원천에 따라 5가지로 나눴다. '보상적 권력'은 보상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되는 권력이다. '강압적 권력'은 부정적인 처우나 처벌을 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의 권력이다. '합법적 권력'은 조직이나 집단의 공식적 지위나 권한에 따른 권력이다. '준거적 권력'은 존경을 받거나 카리스마 또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 사람들의 판단 기준에 영향을 끼칠 때 발휘되는 권력이다. 마지막으로 '전문적 권력'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는 데에서 나오는 권력이다. 

212) 종교 공동체는 빈번하게 사기꾼의 목표 대상이 된다. 뒤에서 소개할 또 다른 사기꾼은 복음 전도사로서의 자기 위치를 교묘하게 활용했다. 

254) 게슈탈트 심리학파에 속하는 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은 '자이가르닉 효과'를 발견한 인물이다. 이는 완료한 과제보다 중단된 과제를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끝내지 못한 일에 아쉬움을 느끼며 그것을 마저 완료하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318) 우리가 갖고 있는 기대치는 일종의 휴리스틱heuristic(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자 사용하는 직관적 판단, 또는 경험에 바탕을 둔 즉흥적인 추론-옮긴이)처럼 작용한다. 우리에게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인지적 지침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394) 사기범들의 외형적 모습은 세월에 따라 바뀌었어도, 그들이 변함없이 연료로 삼는 것은 바로 믿음에 의지하고 의미를 붙잡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다. 

408) 강연 내용을 토대로 그의 가장 중요한 저작 중 하나인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The Varieties of Religious Experience: A Study in Human Nature>가 탄생한 것이다. 제임스는 이 책에서 종교의 기원만 탐구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당대의 종교계와 과학계 모두에서 터무니없는 것으로 무시되던 현상들(초자연적 현상, 미신, 신비주의)을 종교와 동일한 범주에 집어넣었다. 

411) 결국 사기꾼이 우리에게 파는 것은 희망이다. 더 행복해지고, 더 건강해지고, 더 부자가 되고, 더 사랑받고, 더 인정받고, 더 멋진 사람이 되고, 더 젊어지고, 더 똑똑해지고, 더 깊은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훨씬 더 낫고 멋진 존재가 돼 있을 것이라는 희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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