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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189]멋신 신세계_알파와 감마 계층이 정해진 사회에서 우리의 소마는 무엇인가

by bandiburi 2019. 12. 7.

1931년에 이런 상상력을 발휘한 공상과학 소설이 나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학을 통해 결혼이란 것이 아닌 난자와 정자를 이용해 90명이 넘는 쌍둥이를 만들어내고 특히 수정체가 성장함에 따라 주어지는 환경을 조절해서 미래의 계급을 미리 정해놓는다는 것입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및 엡실론입니다. 알파계급도 알파 플러스로 세분화됩니다. 마치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연상하게 합니다. 각 계층별로 하는 역할이 다릅니다. 알파는 두뇌가 우수하고 지배계층이지만 아래로 갈수록 키도 작고 외모가 열등해집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란 개념이 없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상대방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원시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조차 없는 환경입니다. 특히 포드 기원 7세기 등으로 대량생산의 창조자로서 포드를 신적인 존재로 묘사합니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수면교육을 통해 세뇌를 받습니다. 안락한 주거환경이 이뤄집니다. 외모도 늙지 않습니다. 다만 죽음이 있을 뿐입니다. 

 마약과 같은 '소마'는 고통과 괴로움을 잊을 수 있는 수면제와 같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열위한 계층에게는 노동에 대한 대가로 '소마'가 주어집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환경은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런 그들에게 어느날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세계를 살다 온 린다와 그의 아들인 존이 등장합니다. 늙고 뚱뚱한 린다의 모습은 신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격이고 혐오입니다. 새비지, 존의 등장으로 점차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것들에 반향이 일어납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과 말이 점차 신세계에 변화를 가져옵니다. 새비지는 금지되어 있는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읽습니다. 뒷부분에는 햄릿, 리어왕 등에 나오는 대사들이 많이 인용됩니다. 

<멋진 신세계>를 통해 대한민국의 1921년과 영국의 1921년이 굉장한 문명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본에 합병되어 식민지 국민의 껍질을 벗기 위해 노력한 것을 역사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이미 200년이 넘는 과학의 발달을 통해 각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무형자산을 가진 영국 국민의 모습에서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회적 자본이 여전히 차이가 있겠다는 추정을 하게 됩니다. 

 과학이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자연스럽게 수 천년을 지나면서 만들어져 온 문명이 과학이란 것을 통해 그것을 프로그램한 사람의 생각에 맞게 통제된다고 해서 바람직하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2007년에 아이폰이 개발되고 2009년에도 이 나라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내 손 안의 인터넷이 가능해지고 상시 접속상태가 실현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기능을 앱이라는 이름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영향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 10년이 지났습니다. 금융에서 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은 개인별 휴대폰을 가지고 자기 방에서 자신의 시간을 유튜브나 앱에 소모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빠르게 정보를 취득할 수는 있습니다. 또한 원하면 언제든지 자기의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과 사회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면에서 진지함을 줄어들지 않았나 우려가 됩니다. 

 '소마'와 같이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도 겉으로 보기에 '멋진 신세계'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셰익스피어가 금서가 된 세상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책을 금서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고 소화하고 생각하는 존재가 되어야겠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이타심을 가져야 합니다. <멋진 신세계>의 알파와 엡실론처럼 계층을 구분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의 문제가 더욱 맘몬에 의해 훼손되는 세상입니다. 

 이 책은 비록 90년 전에 쓰여진 것이지만 현대판으로 이해한다면 충분히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독서습관 189_멋진 신세계 다시 가본 멋진 신세계_올더스 헉슬리_1991_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191207)


■ 저자: 올더스 헉슬리 (Aldous Huxley, 1894~1963)

<연애대위법Point Counter Point>에서 1920년대 런던 상류사회의 지식계급을 희화화했던 올더스 헉슬리는, 30세가 채 되기도 전에 주목받는 작가로서의 명성과 위치를 굳혔다. 올더스 헉슬리는 명문 집안 자손이다. 그는 영국의 유명한 생물학자 T.H. 헉슬리의 손자며 과학자인 줄리언 헉슬리의 동생이다. 그는 1894년 아버지 레너드 헉슬리와, 매슈 아놀드의 조카딸인 어머니 줄리아 아놀드 사이에서 태어났다. 1894년에 서리주에서 태어난 그는 이튼과 옥스퍼드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17세가 되던 해에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됨으로써, 그의 말을 빌리자면 "공립학교 출신의 완벽한 영국 신사가 되는 것과 의사가 되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시력을 점차로 회복하게 되자 그는 옥스퍼드로 가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그 후 여러 해 동안 음악과 예술 비평, 건축과 실내장식에 관한 기사, 그리고 작품 서평 등을 쓰며 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하다가, 1916년 그의 처녀시집 <불타는 수레바퀴 The Burning Wheel>를 출간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3권의 시집을 더 발표하게 된다. 그는 1920년경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1931년에 이르기까지 일 년에 소설을 한 편씩 써냈다. (중략) 1940년대와 1950년대에 그는 베이트(Bates) 방법에 의하여 시력을 많이 회복했다. 그는 1963년 11월 2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망했다. 

 미래사회를 묘사한 공상적 우화소설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소설가인 동시에 사상가며 생물학자다. 그는 과학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으나, 과학의 진보와 그 이기적 오용에는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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