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유발 하라리 (원서에 있는 저자 소개란을 인용했습니다)
Dr Yuval Noah Harari has a PhD in History from University of Oxford and now lectures at the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 specialising in World History. His research focuses on broad questions, such as : What is the relation between history and biology? Is there justice in history? Did people become happier as history unfolded?
65,000 people have signed up to Harari's online course <A Biref History of Humankind, Sapiens> is an international bestseller and is published in more than 30 languages worldwide. In 2012 Harari was awarded the annual Polonsky Prize for Creativity and Originality in the Humanistic Disciplines.
■ 소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블로그의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저장해 둔지가 6개월이 되었습니다. 구리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기 위해 '사피엔스'를 쳤는데 원서가 있었습니다. 466페이지에 달하는 원서라서 부담이 되긴 했지만 읽고 싶었던 책이라서 과감하게 빌렸습니다. 그리고 포항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일주일 동안 퇴근해서 읽었습니다.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사이보그에 이르기까지 생각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책 한 권에 담고 있습니다. 책에 적힌 대로 'A Brief History of Humankind'입니다. 역사란 이렇게 다양한 도서나 동영상을 통해 재미있게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외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알고 싶어 하는 분야가 생기는 것입니다. 즉 호기심이자 관심입니다.
이 책의 앞부분에 소개된 네안데르탈인을 접하니 인류의 기원이 궁금해서 BBC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한글로 되어 있는 자료 대비 영어로 된 자료들이 많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원어민처럼 의사소통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독해력과 청취력이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입니다. 차근차근 자신의 관심 영역을 확대해 가면 좋겠습니다.
Cognitive Revolution은 사람이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상상을 통해 실제하지 않는 조형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종교가 생겨나고 예술이 탄생합니다. 기원전 32,000년 전에 독일의 Stadel 동굴에서 발견된 조형물은 인간의 몸에 사자의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이라면 그런 유물이 발견되었구나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자연 속에서 생존에 급급했던 원시인류에게 그런 상상력이 시작되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한 노력이었지만 인간이 생각하고 다른 동물들보다 우세한 능력을 가지면서 인간이 가는 곳에서는 점차 동물들이 멸종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생명체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를 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사람의 인구현황에 비해 다른 동물들의 개체수는 미약하다고 하니 현재도 다른 동물들의 멸종으로의 길은 진행형입니다. 다만 인류가 애완동물이라고 부르는 개와 고양이 등은 상당한 개체가 인류와 공존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간의 잔인함은 인간이 인간을 다루는 면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스페인이 최초로 아즈텍 문명과 마주쳤을 때 그리고 잉카문명과 마주쳤을 때 그들은 물리적으로 그리고 함께 실어온 질병으로 그 문명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세계 역사가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데에는 영국인들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컸습니다. 이는 다른 유럽 국가로 퍼져나갔습니다.
한국으로 보면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에 벌써 세계를 누비며 세계지도를 완성해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당시의 힘의 격차를 실감케 합니다. 우세한 나라의 과학자들은 연구를 하고 더 큰 배와, 무기와 항해술을 개발합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영국이 세계를 누비던 시기에 영국 해군이 새로운 곳을 찾기 위해 여행할 때는 항상 그들과 함께 생물학자, 지질학자 등 과학자들을 대동해서 함께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인도에서도 초기에 6개월가량을 조사하고 연구해서 모헨조다로 등의 유적지를 개발하고 설형문자를 해독하는 등 현재까지 인도 역사에 기록될 만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는 점입니다.
일본도 일제시대에 조선땅에서 많은 조사를 했습니다.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지만 극동지역에서 일본이 일찌감치 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했고 현재에 우리가 활용하는 자료의 상당 부분이 그 당시에 조사된 것은 아닐까 의문도 들었습니다.
297페이지에 Gilgamesh Project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수메르의 우룩 왕인 길가메시가 친구인 엔키두의 죽음과 죽은 그의 코에서 구더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결코 죽고 싶지 않아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결국은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죽음을 정해놓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는 '길가메시 서사시'의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1990년 대학에 입학할 때에 '대학 추천도서' 목록을 주고 입학 전에 읽어보라고 한 책들이 있었습니다. 구매한 책들 중에서 '길가메시 서사시'란 책이 있었습니다. 막상 읽으려니 배경지식도 없고 책 자체가 어려워 보여 읽지 않고 결혼해서 이사를 할 때마다 가지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노랗게 색이 바랬지요. 용케 이 책을 찾아내 읽기로 했습니다.
299페이지에는 섬뜩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항생제와 마취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전쟁터에서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1199년 리처드 왕은 어깨에 화살을 맞았습니다. 오늘날이라면 병원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었지만 일주일 만에 상처가 악화되어 죽게 됩니다. 그러니 전쟁터에서 서로 죽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가운데 상처 입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몸에 상처가 깊이 나면 리처드 왕과 같이 죽음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손이나 발 쪽에 입은 상처는 마취도 없이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절단했다고 합니다. 절단을 위해 전쟁터에는 목수와 짐승을 도살하는 사람들이 함께 갔다고 하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주변에 절단된 팔다리들이 나뒹굴었다고 합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의학의 발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 나는 부분이었습니다.
체인지그라운드란 유튜브를 통해 책 읽는 것이 즐거운 일이고 나 자신의 내면을 살찌우며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는 길이라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1년에 100권 이상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다 보니 서로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 반복되는 부분은 좀 더 빠르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호기심은 다른 책으로 이어져 블로그의 읽을 책 리스트에 대기하게 됩니다.
이 덕분에 '19년 2월부터 포항과 서울을 오가는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왕복 10시간의 이동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포항에서 혼자 있는 시간도 무료하지 않고 일주일에 2권을 읽으려 노력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요즘은 김민식 피디가 운영하는 유튜브 '꼬꼬독'도 가끔 보면서 독서의 의지를 가다듬습니다. 세 자녀들에게도 독서의 중요성을 기회가 될 때마다 알려주는데 마음처럼 따라주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책을 즐기는 아빠의 모습 자체로 간접적인 지적 호기심은 자극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자기만족을 합니다.
이제 예비대학생이 된 큰아들은 특히 입학때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에 책을 많이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축구와 농구를 좋아해서 유튜브로 운동경기를 즐겨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느껴지는 게 있겠지요.
이 책 <사피엔스>는 다양한 정보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작가 덕분에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읽는 것으로는 충분히 소화할 수 없기에 2~3번 정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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