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1026]지방은 식민지다_지방자치 지방문화 지방언론에 대한 비판과 대안 제시

by bandiburi 2025. 3. 26.

강준만 교수의 책 『지방은 식민지다』를 많은 부문 공감하며 읽었다. 2009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15년이 지난 2025년 현재도 대부분의 비판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이에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지방의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지고, 통폐합되고 있다. 지방의 청년들은 교육을 위해, 직업을 찾아 수도권으로 몰린다. 지방에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이중고를 겪는다. 

저자는 오랜 기간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이런 지방의 변화를 직접 목격했다. 지방의 문화, 지방의 언론, 지방의 자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인용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글 속에서 저자의 개별 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엿볼 수 있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026

 

[368]바벨탑 공화국_약탈과 차별로 욕망을 채우는 저급한 한국 사회의 민낯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이 선생님 추천도서라서 빌렸는데 내용이 어렵다며 반납하려던 책, 을 읽었다. 어떤 책인지 보니 저자가 강준만 교수다.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 동의하고 지지해 오랜 기

bandiburi-life.tistory.com

안타까운 점은 15년이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거의 없었다. 반면에 수도권 집중을 조장하는 부동산 정책, 교통 정책, 기업 정책은 이어졌다. 지방에 살 수 있는 직업, 문화, 편의시설 등에 대한 동인이 없이 변화는 없다. 

강준만 교수의 거침없는 사회비판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책을 몇 권 읽었다. 가령 『바벨탑 공화국』, 『한국 현대사의 길라잡이 리영희』, 『갑과 을의 나라』 등이다. 어느 책에서건 그의 날카로운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볼 수 있다. 언제든지 반론을 제기해라 그러면 내가 재반론을 하겠다는 도전적인 글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묘한 매력이 있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878

 

독서습관303_언론과 신문사들에 진실 보도를 촉구하는 책_한국 현대사의 길잡이 리영희_2004_개마

■ 저자 : 강준만 1980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대학교와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각각 신문방송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bandiburi-life.tistory.com

이 책에서는 특히 지방 중에서도 강준만 교수가 몸담고 있는 지역인 전북에 대한 비판이 많다. 지방은 좁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인맥이 얽혀 있어 변화가 도리어 어렵다는 지적은 신선했다. 젊은이들은 수도권으로 떠나지만 그곳에 남아 오랜 기간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이들은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오래된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왜 지방이 수도권의 식민지가 되었다고 주장하는지 이 책을 통해 조목조목 그 이유를 따라가 보면 좋겠다.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지역 간 격차와 해소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871

 

[298]갑과 을의 나라_공정하고 평등한 사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책

국민들 사이에 갑질로 기억되는 많은 사건들이 있습니다. 재벌로 불리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따금 내부자의 폭로로 드러납니다. 언어적 폭력은 기본이고 물리적 폭력도 가해집니다.

bandiburi-life.tistory.com


"지난 대선에서의 선택이 오늘이듯, 수도권 노래만 부르는 김문수 오세훈을 4년 또는 9년 후 다시 선택할 것인가 자문해봐야 한다. 반드시 그들을 기억해두자. 여기에는 영남도 충청도 강원도 호남도 따로 없다" (39)

"You can't run a government solely on a business basis. Government should be human. It should have a heart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할 수는 없다. 정부는 인간적이어야 한다. 가슴을 가져야 한다.)" - 허버트 헨리 리먼 (Herbert Henry Lehman) (41)

'권력 지상주의'는 서열과 위계와 종속을 만들고, 그런 경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중앙정부가 검찰 · 경찰 권력만으로도 내부식민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느슨한 법치체제는 권력의 자의적 행사 범위를 넓혀주며, 이는 내부식민지를 고착시키는 비옥한 토양이 된다. (49)

식민지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극심한 지역 간 불평등의 형식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부식민지' 개념의 기원은 레닌과 그람시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후 지역갈등이 있는 모든 나라에서 왕성하게 제기되었다. (53~54)

한국의 초집중 체제는 가혹한 '레드오션' 체제를 몰고 왔으며, 이를 깰 수 있는 '블루오션'이 바로 지방이다. 그러나 이는 이론상으로만 머무를 뿐, 한국인들은 덫에 갇힌 짐승처럼 탈출보다는 기존 '레드오션' 체제에서의 생존과 발전에 골몰하고 있다. 그래서 물질적 풍요는 어느 정도 누리면서도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황폐해졌다. 초집중 중에서도 가장 심한 게 바로 교육 초집중화다. (100)

지방민들이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지방에 토지보상비를 많이 푼 노무현 정권 시절 부동산 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갈 곳 몰라 헤매는 지방 돈이 수도권을 배회하고 있다. 이건 수도권과 지방을 동시에 죽이는 게 아닌가? 왜 우리는 이런 어리석은 게임을 계속해야만 하는가?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103)

사교육은 특별히 욕심을 내서 특별한 재능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별 욕심이 없더라도 십대 후반에 한 번 치르는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엽기적 경쟁 시스템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일 뿐이다. (111)

SKY의 간판 가치는 일종의 '지대(地代) 추구(rent-seeking)' 효과다. 지대 추구는 사적 영역의 집단들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기보다 국가 부문의 자원과 영향력에 접근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는 비생산적인 행위를 의미하지만, SKY의 간판 가치가 생산적 활동의 가치를 압도한다는 점에서 그 본질은 같다. 이건 정의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경쟁을 죽여 한국의 선진국화를 방해하는 일이다. (117)

최상의 정권이라 하더라도 정도의 차이일 뿐 공공 영역을 '사유화' 할 수밖에 없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유화'는 정권 창출에 기여한 공신들에 대한 보상이다. 이게 바로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사유화는 권력자의 연고주의와 정실주의에서 나온다. 자신의 동향 · 동문 · 측근 인사들에게 특혜를 베풀어 그간 진 신세를 갚거나 우쭐대고 싶어하는 경우로 볼 수 있겠다. (131)

선거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후보를 위해 열심히 뛰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선거참모들은 자신의 생계까지 내던지면서 전업으로 참여한다. 당선자는 그들에 대한 보상을 어떤 식으로건 하지 않을 수 없다. 규모가 큰 선거일수록 그런 사람들의 수는 많아진다. 이게 바로 낙하산 인사가 창궐하는 근본 이유다. (137)

방송을 눈만 뜨면 싸움질하기에 바쁜 정치권의 대리 전쟁터로 만들거나 볼모로 잡아두는 건 우리 모두의 자학이다. 우리 사회의 중립적 영역을 넓혀가지 않는 한 한국은 내부 당파 싸움에 역량을 소진해 주저앉고 말 것이다. (228)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관심이 지역 미디어를 키울 수도 있다. 비단 문화유산뿐만이 아니다. 전통적인 것이건 현대적인 것이건 지역에 관한 모든 것이 재미있는 공부의 대상이 되게끔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지역학을 해보자는 것이다. (238)

자기 지방에 대한 연구, 활동을 대폭 늘여야 한다. 지방대는 지방사, 지방문화, 지방환경, 지방정치 등을 전공한 교수를 대폭 채용해야 한다. 이들 분야가 2류 학문 분야처럼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241)

광주의 송기숙 선생은 "문화라는 개념의 현실적 의미가 대중문화가 되어버린 것과 같은 현상"을 지적하면서 "지식인들의 개입이 요구되는 대목이지만 요사이는 지식인도 인플레여서 그들마저 그걸 한몫 거들며 깔깔대고 있다"고 개탄했다. (249)

이제 제발 지역 사랑을 한두 줄짜리 구호로만 외치는 일은 그만두고 충분한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축적해가자. (261)

거버넌스(governance)란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정부, 민간 부문, 시민사회단체 등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권한을 배분하고 의사결정하는 방식"을 뜻한다. (269~270)

한번 길이 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 길로만 다닌다. 그 길을 따라 수많은 건물들이 세워진다. 그 후에 아무리 더 빠르고 좋은 길을 찾아낸다 해도 이미 엄청난 '기득권'을 생산한 길을 포기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가리켜 '경로의존(path dependency)' 현상이라 한다. (...) 서울과 지방의 격차, 학벌주의와 대학입시 전쟁, 부동산 투기 등등 한국 사회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문제들은 모두 경로의존 현상과 관련된 것이다. (305)


독서습관1026_지방은 식민지다_강준만_2009_개마고원(250325)


■ 저자: 강준만

1980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와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각각 신문방송학 석사 ·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2009)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