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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64_한글을 한국인보다 잘 아는 일본인이 지은 놀라운 책_한글의 탄생_노마 히데키_2010_돌베개(180517)

by bandiburi 2018. 5. 17.

 

 

저자 노마 히데키는 1953년 출생했다. 2010년 책이 출간될 당시 일본 국제교양대학교 객원교수였으며 전 도쿄 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교수였다. 

두 차례의 국제 판화 비엔날레전에 참여하고 여덟 번의 개인전을 여는 등 미술작가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한 저자는, 1977년 현대일본미술전 가작상을 수상했다. 

미술가로 활동하던 그는 한국어와 한글에 매력을 느껴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 한국어학을 전공했다. 한국어학, 일한대조언어학, 한국어 교육을 중심으로 음운론, 어휘론, 문법론과 언어존재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1996~1997년에는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있었다. 2005년에 대한민국 문화포장을 수장하였고, 2010년에는 <한글의 탄생>으로 마이니치 신문사와 아시아 조사회가 주최하는 제22회 아시아태평양상 대상을 수상했다. 

추천지수 : ★★★★★

 지난 3월에 읽었던 <직장인의 실용 독서 책이 답이다>에서 삼성전자 직장인 독서 동호회를 이끌고 있던 동종성씨를 통해 알게 된 <한글의 탄생>이다. 학창 시절 국어 과목을 싫어하는 편이었던 사람이기에 '한글'이란 용어가 들어간 자체로 '왜 이런 책을 추천했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읽어야 하나 하는 갈등과 동시에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삼성전자의 임원이 추천했을까 내용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근처 도농도서관에 없어 '남양주시 별빛도서관'에서 교차대출을 해서 읽게 되었다. 결론은 한글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한글 문법이란게 따분하지 않고 흥미진진해졌고, 조선시대의 많은 저서들이 소개되면서 한글과 한자의 조화 관점에서 보니 역사가 보인다. 또한 기존의 틀에 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관점으로 한글 소개를 소설처럼 재미있게 글로 전개해준 저자인 노마 히데키 씨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일본이라고 하면 임진왜란, 한일합방 및 역사왜곡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느 나라나 국민의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과장하거나 주변국의 역사를 과소평가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일본인으로서 한글 즉, 정음을 언어로서 분석하며 있는 그대로 세계 유일의 탁월한 언어로 소개한다. 

한글에 대해, <훈민정음>에 대해 대한민국의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노마 히데키다. 

 

 

 [15] 한글의 탄생-그것은 문자의 탄생이자 <지知>를 구성하는 원자의 탄생이기도 하고, <쓰는 것>과 <쓰여진 것>, 즉 <에크리튀르>의 혁명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미를 만들어 내는 <게슈탈트 = 형태>의 혁명이기도 하다. 

 

 

 책에서 시종일관 접할 수 있는 말이 '에크리튀르', '게슈탈트', '음소', '음절', '형태소', '용음합자' 등이다. 

 

 

 이 땅에서 한글을 위해 살았던 주시경, 최현배 등의 한국어학자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으며 독닙신문, 

저자는 언어의 평면과 문자의 평면을 구분해서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쓰여진 것의 차이를 설명한다. 조선에서 정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은 있었으나 한자로 표기하기에 온전히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말을 정음을 통해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저자는 일본인으로서 일본어로 쓰인 이 책 <한글의 탄생>에서 일본인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과 일본어를 비교해서 설명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조합을 이루며 한자와 일대일 대응을 함으로써 한자를 혼용하더라도 길이가 길어지지 않지만 일본어는 길어진다. 일대일 대응이 아닌 것이다. 

 정음은 또한 자모의 조화를 통해 소리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가질 수 있다. '오노마토페(onomatopee)' 즉, 의성의태어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이를 소개하면서 연음화 등의 문법 규칙도 소개하니 글을 읽어가며 지루하지 않게 책 속으로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또한 한글만이 아니라 한자의 생성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육서>의 원리를 통해 한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소개한다. 한자의 조자법이다.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를 설명하며 표어문자, 표의문자를 설명한다. 

한문훈독시스템이라는 부분에서는 층(layer)라는 개념으로 소개한다.  구결, 이두, 향찰, 사서 차자표기와 같이 한자로 한국어를 표기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평소에는 마음먹고 들여다보아야 하는 용어들이다. 

알파벳로드, 단음문자의 길이 지중해에서 동방으로 와서 <자음자모 로드>가 되었다고 정음을 종착점이라고 한다. 천 년 이상 희미했던 모음의 공극을 모음자모라는 선명한 게슈탈트로 충족시킨 것이라고 한다. 

정음의 원리를 소개하면서 '음운론의 평면', '음절구조론의 평면'과 '형태음운론의 평면'의 3층 구조로 설명한다. 이해가 쉽게 되는 부분이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최만리 파가 정음에 반대했던 것을 보여준다. 최만리 파는 대중국에 반역하는 것으로 한자를 써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동아시아 정치역학에 대한 근심을 한 것이다. 

 

 

 이어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동국정운>, <월인천강지곡>, <월인석보> 등에서 정음이 어떻게 쓰였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익히 들어는 봤지만 내용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책들인데 한글이 한자와 어떻게 쓰였는지의 관점에서 보니 재미있다. 

 

 

그리고 게슈탈트 = 형태를 설명하며 한글의 서체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언어 한글에 대해 더욱 자세히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나도 두 세번은 더 읽어봐야 제대로 책의 내용을 즐길 수 있고 설명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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