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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904]지리의 힘 ①_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by bandiburi 2024. 6. 22.

 팀 마샬의 <지리의 힘> 1권을 읽었다. 지리적으로 위치와 면적이 한 나라에 미치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대해 논리적으로 잘 설명한 책이다. 또한 지리는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관계와 국제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다. 1권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인도, 북극 등 대부분의 주요 나라들에 대해 지리적으로 분석해서 제시하고 있다.

팀 마샬의 <지리의 힘> 1권에서 제시하는 주요 메시지를 세 가지로 정리해서 포스팅한다.

6. 라틴 아메리카, 내륙이 텅 빈, 거대한 지리의 감옥에 갇히다. 

라틴 아메리카의 지리적 제약은 민족 국가들이 형성된 초기에 이미 내재된 것이었다. 미국의 경우는 원주민으로부터 접수한 많은 토지가 소규모로 팔리거나 불하되었다. 하지만 라틴 아메리카는 강력한 지주들과 노예제가 합쳐진 구시대 문화가 청산되지 못했고 이는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이 현상의 최극단에 유럽 정착민들이 야기한 또 다른 지리적 문제까지 더해져서 현재까지도 많은 나라들이 높은 잠재력을 개발해 보지도 못한 채 뒤처지게 되었다. (189~190)

이 가운데 특히 고약한 경우가 볼리비아와 칠레의 관계다. 1879년 태평양 전쟁에서 볼리비아는 국토의 상당 부분을 빼앗겼다. 특히 402킬로미터에 이르는 해안 지역을 칠레에게 빼앗긴 이후 아직도 내륙에 갇혀 있는 신세다. 볼리비아는 이 타격 이후 결코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나라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이유도 이해가 간다. (194)

니카라과 운하는 파나마 운하보다 더 길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폭도 더 넓고 수심도 깊어서 아주 덩치가 큰 유조선과 컨테이너 운반선들도 통과할 수 있다. 중국 해군 함정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또 현재 파나마 운하가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고 있다면 니카라과 대운하는 동과 서를 가로지른다. (204~205)

 

첫째, 지리적 위치와 자연환경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팀 마샬은 지리적 위치와 자연환경이 한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산맥, 강, 해안선 등의 지리적 요소는 국가의 방어 전략, 교역 경로, 자원 접근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국가의 역사와 현재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중국, 4천년 만에 대륙의 나라에서 해양 강국을 꿈꾸다.

3. 서유럽,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이 함께 감지되다. 

이러한 지리적 입지는 영국에서 여전히 일정한 전략적 이점을 보장해 주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그린란드 - 아이슬란드 - 영국 UK을 잇는 해상 항로의 요충지인 이른바 GIUK 갭이다. 물론 이곳이 호르무즈 해협이나 말라카 해협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북대서양에서 영국이 덕을 본 것은 사실이다.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까지 유럽 해군이 대서양으로 진출하려 할 때 대체로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영국 해협을 통과하는 것인데 이곳의 도버 해협은 너비 33킬로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좁은데다 철저히 방어되고 있다. 또한 북극해에서 출발하는 어떤 러시아 해군 함정도 이 GIUK 갭을 통과하지 않고는 대서양으로 나갈 수가 없다. (112)

4. 러시아, 가장 넓은 나라지만 지리에게 복수의 일격을 당하다. 

러시아에게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부동항이다. 그렇지만 흑해를 나서서 지중해로 진출하려면 1936년 몽트뢰 협정으로 보스포로스 해협의 관리를 위임받은 나토 회원국 터키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군함들은 그 해협을 항해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이 가능하며 분쟁 시에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혹시 러시아 군함이 보스포루스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지중해에 도달하려면 에게 해도 건너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서양에 도달하려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거나 인도양으로 나가려면 수에즈 운하로 내려가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는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 (139)

 

둘째, 지리는 외교와 국제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에서는 지리적 요인이 국가 간의 외교 관계와 글로벌 국제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는 현재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경우, 넓은 영토와 자원은 강력한 군사력과 에너지 정책을 가능하게 하여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5. 한국,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되다. 
    일본, 최대 고민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적 동맹을 맺다. 

역사학자 돈 오버도퍼 Don Oberdorfer 교수는 38도선에 따라 이 나라를 남북으로 임의로 분할한 것은 여러 모로 불운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1945년에 미국 정부는 8월 10일의 일본 항복에만 정신이 팔여서 한반도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한반도 북쪽에서 소련군의 이동이 포착되자 미 백악관은 한밤중에 다급하게 회의를 열었고 오로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발간한 지도만을 지참한 두 명의 하급 관리는 북위 38도선을 손으로 찍었다. 즉 이 나라를 반쯤 내려온 소련군의 남하를 중단시킬 지점으로 북위 38도선을 찍은 것이다. 이 자리에는 어떤 한국인도 또는 한국 전문가들도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당시 트루먼 대통령과 국무장관인 제임즈 번스에게 그 선은 약 반세기 전인 1904년에서 1905년에 치른 러일전쟁 이후 러시아와 일본이 서로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를 상의하던 선이었다는 것을 알려주었을 것이다. (167~168)

통일에 드는 대부분의 경제적 비용을 남한이 감당해야 하며 이럴 경우 독일 통일 이후처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동독의 경우 서독보다 뒤쳐저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일정 수준의 발전을 이루었고 역사와 산업 기반 그리고 교육 받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거의 맨땅에서 시작해야 할 처지다. 이에 소요되는 비용 때문에 통일된 한반도의 경제는 한동안 후퇴할 수밖에 없다. (174)

 

셋째, 지리적 제약과 기회는 국가의 전략적 선택을 제한하거나 촉진한다

 팀 마샬은 지리적 제약과 기회가 국가의 전략적 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둘러싸여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에 있으며, 이는 미국이 글로벌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반면, 중동 지역은 자원 풍부하지만 정치적 불안정과 지리적 갈등으로 인해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은 국가의 정책 결정과 전략적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2. 미국, 지리적 축복과 전략적 영토 구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다. 

1940년 가을에 영국은 더 많은 군함들이 절실했다. 반면 미국에게는 50척 정도의 여분이 있었다. 결국 기지 협상을 위한 구축함들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은 강대국이 될 수 있을 능력을 전쟁을 계속 수행하게 하는 도움과 맞바꾸어 버렸다. 이렇게 해서 서반구의 영국 해군 기지 대부분이 미국의 손에 넘어갔다. (72)

이스라엘과의 긴밀했던 관계는 느리게나마 식어갈지 모른다. 미국의 인구 지형도가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관심은 더는 국익에 필수적이지 않은 중동 끝자락의 작은 나라에서 라틴 아메리카와 극동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83)

8. 중동, 인위적인 국경선이 분쟁의 씨앗이 되다. 

아랍은 물론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측은 수니파 무슬림이다. 비록 일부 아랍 국가들에서 그 수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전체 무슬림 인구의 85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니Sunni라는 명칭은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뜻인 알 순나Al Sunna에서 왔다. 예언자가 죽자 훗날 수니파가 되는 이들은 아랍 부족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중에서 후계자가 선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들은 스스로를 정통 무슬림으로 자부하고 있다. 
한편 시아Shia라는 이름은 시아 알리 Shiat Ali, 말 그대로 <알리의 추종자>로,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위와 관련된다. 알리의 두 아들인 하산과 후세인은 둘 다 암살당했다. 따라서 시아파는 자기들의 것이라 여기는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 정통 권리를 거부당하는 셈이 되었다. 비록 오랫동안 평화로운 공존기도 있었지만 몇몇 교리 논쟁과 문화적 실천들에서 파생된 양대 분파는 지속적으로 논쟁과 전쟁을 이어갔다. (259~260)

20세기에 들어와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국의 위임 통치가 시작되면서 당시는 소수에 불과했던 유대교도들에 가세하는 유대인 운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동유럽의 포그롬(pogrom,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제정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벌어진 유대인 등에 대한 조직적 약탈과 학살)으로 촉발된 유대인의 이주가 점점 늘어나면서 더 많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겨 유대인들의 이주는 물론 아랍인들로부터 땅을 사들이는 것도 허락했다. (281)

 

이 세 가지 메시지는 팀 마샬의 <지리의 힘> 1권이 지리적 요소가 국가의 운명과 국제 관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7. 아프리카, 유럽인이 만들어 놓은 지정학의 피해자가 되다. 

수단, 소말리아, 케냐,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말리 말고도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민족 갈등은 유럽인의 지리에 대한 생각이 아프리카의 인구학적 현실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 그런데 식민주의는 이 차이를 인위적인 틀 안에서 해결하도록 강요했다. 다시 말해 민족 국가라는 유럽인의 개념으로 그들을 무조건 한 국가의 국민으로 몰아놓으려 한 것이다. 오늘날 목격되는 내전의 양상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민족들을 한 국가 안에서 억지로 단일 민족으로 묶으려던 식민주의자들과 그들이 쫓겨난 뒤에 새로 부상하여 모든 것을 지배하려 한 신진 지배 세력, 그리고 그에 수반된 폭력의 결과물이다. (229)

콩고민주공화국은 산업화된 현대 세계의 일부가 아닌 나라들을 표현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용어가 왜 지나치게 포괄적인지 그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이 나라는 개발 중이지도 않거나와 발전을 이룰 일말의 낌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이제껏 한 번도 단결해 본 적이 없다. 갈가리 찢긴 이 나라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덜 보도되는 전쟁 지역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전쟁으로 사망한 목숨만 해도 6백만 명에 이르는데도 말이다. (231)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보코 하람Boko Haram은 무슬림 지역에 무슬림 왕국을 세우겠다면서 발전이 더딘 나이지리아 북부에 거점지대를 확보하기 위해 불평등이라는 정서를 이용하고 있다. (239)

대륙의 맨 끝단에 위치한데다 연안 평지가 가파르게 높아지는 바람에 모기가 번식하기 힘든 조건이 돼준 것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말라리아의 저주에서 고통받지 않는 몇 안 되는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된 이유였다. 이 조건 덕분에 유럽 식민주의자들은 말라리아가 맹위를 떨치는 열대 지역보다 훨씬 멀리 빠르게 내륙 깊숙한 곳에 정착해 소규모 산업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산업이 모태가 되어 오늘날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의 주요 부문들을 성장시켰다. (248)

9. 인도, 지리적으로 출발부터 유리했다
    파키스탄, 말썽 많은 아프간과의 국경을 물려받다. 

그런데 파키스탄에서 발루치스탄 주가 갖는 의미는 만만치 않다. 이 지역 인구는 파키스탄 전체로 보면 극히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곳이 없으면 파키스탄 또한 살아남기 어렵다. 일단 이 지역은 파키스탄 전체 면적의 4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량의 천연가스와 광물이 매장돼 있다. 이 외에 파키스탄에서 또 다른 수입원으로 부상하는 것이 이란과 카스피 해의 원유를 중국으로 보내는 파키스탄의 육상 운송로다. 이 특별한 왕관에 박힌 보석이 바로 발루치스탄주 남부의 과다르라는 항구 도시다. (315)

10. 북극, 21세기 경제 및 외교의 각축장이 되다. 


독서습관 904_지리의 힘 ①_팀 마샬_2019_사이(240623)


■ 저자: 팀 마샬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터키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 기자를 지낸 저자는 영국 스카이 뉴스 외교 부문 에디터이자 BBC 기자로도 일하는 등 25년 이상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왔다. 그는 중동 지역을 비롯해 전 세계 30여 개국의 분쟁 지역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는 등 세계 각 지역의 갈등과 분쟁, 정치, 종파, 민족, 역사, 문화 등을 꾸준히 취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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