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마을에서 총무를 맡고 계신 아저씨가 SNS로 어버이날 행사 사진을 공유해 주셨다. 사진을 보며 이 시간을 블로그에 고정하고 싶어 포스팅한다.
공교롭게 행사가 비 오는 날이다. 뷔페식으로 마을회관에서 진행됐다. 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참여하셨다. 가장 젊은이가 50대 후반이고 가장 많은 어르신은 90대다. 시골마을의 고령화는 급격히 진행 중이다.
중학교 1학년까지 마을에서 학교를 다녔다. 당시 사진 속 어르신들은 20대부터 50대의 한창 젊은 나이셨다.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면 아랫마을 윗마을 어른들이 모여서 마을을 청소하고 개천도 보수했다. 아이들도 많아서 떠들썩했다.
그 아이들이 모두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결혼하고 아이를 나았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명절이나 행사가 있으면 찾아왔다.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면서 그 자녀들은 더 이상 고향을 찾지 않는다. 마을에 빈집이 늘어난다. 어른들은 나이가 들어간다.
간혹 도시에서 정년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분들이 있다. 젊은층(?)의 유입으로 활기가 돈다.
어버이날 고향 풍경은 조용하다. 60세만 넘어도 할머니 할아버지 대우를 받고, 수많은 마을 청년들이 풍악을 울리며 축하하던 시절이 겨우 30년, 40년 전이다. 우리 사회는 참 빠르게 변해왔다.
농업 중심에서, 산업화 시대로, 이제는 인공지능의 시대라고 한다. 농촌의 일하는 풍경도 변했다. 품앗이를 할 사람이 없다. 기계를 이용해서 한 두 명이 농사를 짓는다. 일손이 필요하면 마을사람 모두가 모여서 한다.
남아계신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시골은 누가 남을까. 사진 속 어른들의 모습이 더 이상 변하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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