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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탐1]보은읍 해월칼국수_24년 12월 방문한 보은 유일의 해물칼국수집

by bandiburi 2024. 12. 23.
해월칼국수 주차장에서 바라본 건물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아침, 밤사이 내린 눈으로 세상이 하얗다. 점심시간에는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안과 치료 소식에 금요일 일을 마치고 바로 고향으로 향했다. 팔십 년을 사용한 눈이 가끔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다. 안과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고 하시는데 정확한 병명은 모르신다. 지금은 불편하지 않다니 다행이다. 
고향에 내려가면 늘 어머니의 음식을 먹었다. 결혼 후에는 아내가 주로 한다. 하지만 혼자 내려갔기에 어머니가 준비하셔야 했다. 연로하셔서 힘드실 때다. 설거지는 도와드리지만 음식은 어렵다. 앞으로는 부모님과 외식을 하기로 했다. 어머니께 주문을 부탁하니 '해물칼국수'가 드시고 싶다 하신다. 바로 네이버지도를 통해 고향 근처 '해물칼국수' 가게를 검색한다. 보은읍에 한 곳, 옥천읍에 한 곳, 나머지는 대전까지 가야 한다. 
메뉴와 네이버 리뷰를 참고해서 보은읍에 위치한 '해월칼국수'로 정했다. 고향집 근처의 음식점은 맛집이다 싶으면 상호는 동일하지만 주인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곳도 적지 않다. 

해산물이 전시된 건물 1층 입구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에 따뜻한 칼국수가 어울린다. 어머니도 눈 속에서 가게로 들어서며 맞장구를 치신다. 입구에는 여러 해산물이 전시되어 있다. 방문객 리뷰 중에 여름철에는 '물회'가 맛있다고 한다. 

해물칼국수가 인당 12,000원이다. 위에 작은 글씨로 있는 것처럼 해물칼국수 외에도 몇 가지 해산물이 반찬으로 제공된다. 칼국수만 기대하고 갔는데, 전복에, 간재미 무침, 멍게 등이 나와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오이에 사과를 넣어서 만든 반찬은 처음 맛봤다.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두루두루 맛집을 찾아다니며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집에서 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생각을 조금 더 엿볼 수 있어 좋다. 

간재미 무침이 특히 야채와 잘 어울렸다. 갓 삶아서 내주는 피조개는 알이 무척 컸고 바다내음이 절로 났다. 

면을 넣고 아직 푹 익지 않은 모습이라 비주얼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낙지, 꽃게, 가리비, 동죽이 들어간 국물은 시원한 해물칼국수 그 맛이었다. 주문하신 어머니가 만족하시니 기분이 좋았다. 해물칼국수의 양은 인원수에 맞게 모자라지 않게 적당했다. 

사과와 함께 어우러진 오이 반찬!
방문했을 때 아주머니와 딸이 운영하는 크지 않은 가게에 손님 두 분이 있었다. 시골읍에 위치한 귀한 해물칼국수 집이라서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것이라서 맛이 있어야 할 텐데라며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가게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여름이라면 물회도 주문해 먹어도 좋을 듯했다. 
고향마을에서 차로 왕복 한 시간의 거리였다. 밖으로는 눈이 내렸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차가운 날씨였다. 하지만 따뜻한 차 안에서 부모님과 오가는 길은 즐거웠다. 집에서 식사할 때보다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두 번째 부모님과의 식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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