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Bohemian'과 관련된 책을 읽고 싶어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고른 책이다.
저자 에릭 메이슬은 미국에 거주하지만 일정 기간 파리에 머무르며 글을 썼다. 보헤미안적으로 파리 구석구석을 산책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책으로 남겼다.
독자에게 두 가지 선명한 생각을 남긴다.
하나는 프랑스 파리를 시간을 가지고 머무르며 산책하는 사람, 즉, 플라뇌르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또 하나는 시간을 내서 책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국내나 해외 어디를 여행하든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고, 정리된 글들이 다듬어져 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단순히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알려지지 않은 골목길을 걸어보고 작은 공원을 거닐어보고, 건물에 담긴 사람의 손길을 느껴보고, 관련된 역사가 인물에 대해 생각하는 사색의 시간이 되는 여행이 하고 싶다.
한 달 이상의 장기간 낯선 장소에 거주하며 책을 쓰고, 자족하며 살 수 있는 삶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보헤미안이 되어 창조적인 영혼으로 파리를 조망하는 책으로 새로운 각도에서 파리를 보고, 여행을 생각한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글을 인용했다.
플라뇌르 flaneur는 '산책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플라뇌르는 도시의 거리를 거닐며 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사소하기 짝이 없는 사건들이나 우연히 만나는 괴상한 장면들을 구경하며 자기 내면과 때로는 실없는, 때로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사람을 말한다. (22)
오직 파리만이 플라뇌르의 달콤하고 꿈결 같은 산책이 완성되는 장소다. 명심하라. 산책자가 되기 전에는 당신이 꿈꾸는 예술가가 절대 될 수가 없다는 걸. '게으른 산책'은 예술가의 운동이자 식이요법이다. (23)
그는 대뜸 나보고 쓰다듬기 좋은 가고일 Gargoyle(큰 사원의 지붕 등에 날개가 있는 괴물상)을 하나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알다시피 파리에는 가고일이 넘쳐난다. 노트르담만 해도 수천 개가 있다. (26~27)
물론 창조적인 작업을 위해 파리에 왔다 해도 어느 정도 관광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때 결코 놓치지 않아야 할 장소가 있으니 오르세 미술관 The Musee d'Orsay이다. (36)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53)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면서 글을 써라. 어떤 광경이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지체 말고 수첩을 꺼내 무엇이건 써라. (55)
직장을 다닌다거나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쁘다면 이런 계획을 세워볼 수도 있다. 새벽 다섯 시에 한 시간 정도 글을 쓴다. 점심시간에 글을 쓴다. 저녁에 한 시간 글을 쓴다. 6개월 안에 소설 초고가 완성될 것이다. 내가 이것만은 자신 있게 보증한다. (73)
파리의 두 개의 섬인 시테 Cite 섬과 생루이 Saint Louis 섬을 잇는 작은 다리를 건너보자. 생루이 다리는 단연코 '친근한 다리' 부문의 대표 선수이다. (80)
마르셀 마르소는 1923년 프랑스 스타스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가 낳은 현대 마임계의 거장으로 칭송받는다. 40차례 전 세계 순회 공연을 가졌으며, 뉴욕시는 3월 18일을 '마르셀 마르소 데이'로 지정했다. (93)
로댕 미술관에는 로앵의 제자이자 조수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만을 전시한 특별관이 있다. 미술관의 큐레이터는 로댕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법한 일을 했다. 클로델을 인정한 것이다. (108)
1900년대 멕시코에서 가장 저명했던 화가 디에고 리베라 Diego Rivera는 세상에 대고 "프리다에게 전시회를 열어 주시오!"라고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가 가장 훌륭한 예술가라 극찬한 프리가 칼로Frida Kahlo가 죽어갈 즈음에 이르러서야 첫 번째 전시회를 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109)
계획하고 저축하고 모험하고 믿을 수가 있을 때 파리에 갈 수 있고, 작가를 향한 당신의 꿈도 이룰 수 있다. 일단 책을 위해 계획을 해야 한다. 책 쓸 시간을 아껴두어야 한다.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몰라도, 마음에 부담감이 짓눌러도 용기 내어 컴퓨터 키보드의 키를 일단 누를 수 있어야 한다. (126~127)
최근 파리에 갔을 때 나는 카뮈의 마지막 소설인 <최초의 인간 The First Man>을 읽었다. 카뮈는 편집자가 운전하는 차에 탔다가 사고로 불운하게 숨졌는데 그 사고 현장에 흩어져 있던 육필 미완성 원고를 그의 딸이 사후에 출판한 것이다. (...) <최초의 인간>은 알제리에서 자란 가난한 아이가 터무니없이 운이 좋아 마음이 따뜻한 스승과 인연이 닿고, 말하자면 카뮈가 된다는 자전적 소설이다. (141)
시간은 마냥 넉넉해 보이기에, 생각 없이 낭비하지만 그러는 사이 그 녀석은 쏜살같이 달아나 붙잡을 수가 없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내일이란 무기가 있으나 오늘은 없다. (185)
큰 딸 키라와 나는 뜨거운 여름 쥐구멍 만한 마레 지구의 스튜디오에서 같이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했기에 그 시간들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220)
파리는 우리가 공유하는 기호이자 언어이며, 우리네 예술가들의 심장과 머리에 살고 있는 도시이다. 지금 파리를 마음으로 그려볼 수 있는가? (238)
독서습관 785_보헤미안의 파리_에릭 메이슬_2008_문학동네(230925)
■ 저자: 에릭 메이슬
에릭 메이슬은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상담과 창의적 글쓰기로 석사 학위를, 상담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30권이 넘는 픽션 및 논픽션 책을 쓴 중견작가이다. 작품으로는 <예술가의 영혼을 위한 코치> <두려움 없는 창작> <반 고흐 블루스> <크리에이티비티 북> <공연에 대한 불안> 등이 있다.
잡지 <아트 캘린더>와 <라이터스 다이제스트> <더 라이터> <아티스트 스케치북> 등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창의력에 관한 강연과 워크숍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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