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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항거:유관순 이야기_한 여인이 던지는 국가의 존재 이유와 친일의 잔재들

by bandiburi 2023. 6. 11.

1910년경 유관순 유예도 박인덕 외 (출처: Collections-GetArchive)

넷플릭스에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봤다. 영화는 독립운동가 유관순이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으로 형무소에 수감되며 시작된다. 공간은 형무소 주변이다. 당시의 환경을 재현하는 부분에서 많이 아쉬움이 남았다. 감독은 유관순이 감옥 안에서 어떤 고통을 받았고 얼마나 용감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며 들었던 생각을 포스팅한다. 

첫째, 부유한 기독교 가정의 귀한 딸은 항일만세운동 이후 영웅이 되었다. 부유한 기독교 집안에는 오빠와 여동생 두 남매가 있었다. 하지만 3월 1일 만세운동으로 집안을 풍비박산이 났다. 영화를 보며 유관순이 만세운동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할 것인지 예상을 했을까 생각했다. 일본인들이 그토록 잔혹하게 총을 쏘고 무참히 살해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역사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까.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유화정책을 쓸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귀하게 자란 딸이 나라를 회복하기 위해 용기 있게 거리로 뛰어나가 만세를 부른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3.1 운동을 한 지 100년이 막 지난 2023년 현재 일장기를 집 앞에 부끄럼 없이 내걸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은 한탄할 일이다. 

둘째, 국가가 있으나 없으나 기생의 삶에는 변화가 없다. 유관순이 감옥에서 힘들어 할 때 옆에서 힘이 되어준 기생이 있다.  "국가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기생의 삶에는 변화가 없다"라는 그녀의 말에는 뼈가 있다. 기생이라는 직업은 조선에서도 대한제국에서도, 일제의 지배 속에서도 유사하게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시대에 사람들에게 멸시받는 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심정이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라의 독립을 외치며 뛰쳐나갔다. 나라를 위하는 데는 직업의 귀천이 없는 법이다. 

우리도 이제는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고 한다. 지금은 돈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을 차별한다. 권력의 소유 여부에 따라 귀천을 따진다. 부모의 지위에 따라 자식들이 설치는 시대다. 이 땅을 위해 헌신했던 선열들의 넋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하겠다. 

셋째, 영화에서 보여주는 고문과 폭행만으로도 선열들의 헌신과 고통을 체감하며 감사한다. 우리는 몸에 작은 상처만 나도 힘들어한다. 편두통에도 만사가 귀찮다. 유관순이 형무소에서 당했던 고문은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형벌 그 이상이었다. 영화에서 일부를 재현해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예수의 십자가 형이 오히려 더 나아 보인다. 우리 몸의 민감한 부분을 찌르고 뽑는다. 영화지만 내가 만약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참아냈을까 내 몸이 떨린다. 그런 고통을 감내하며 일제에 항거했던 선열들에게 경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목숨과 안위를 위해 친일한 자들이 이승만에 의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1948.10~1949.10) 해산으로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후손이 큰소리 친다. 독립운동으로 목숨까지 버린 분들과 그들의 자손들의 삶을 생각하면 비통한 일이다.

한반도 남쪽에서 미군의 점령하면서 미군정의 지지를 받은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고 친일파 청산의 절호의 기회였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그의 지시로 해산된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오점이다. 그로 인해 일제에 부역했던 자들이 독립운동가와 그 자손을 또다시 핍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친일파들이 돈과 권력을 유지하며 행세하는 시대가 지속되어 2023년 현재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새로운 친일의 후세들이 득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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