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림_2010년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 실화 바탕 다양한 인생을 조명

2010년 홈리드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선수들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드림>을 봤다. 축구에 대한 영화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는 홈리스 월드컵에 선발되어 출전하게 되는 선수들 개개인의 삶을 조명했다. 영화에서 축구는 홈리스들의 사연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아교 역할을 한다.

유튜브에서 영화를 홍보하는 장면을 봤을 때 홈리스들의 축구라는 편견을 가졌다. 그래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홈리스 월드컵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2007년 홈리스 월드컵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양한 등장인물은 모두가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을 대표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기보다는 실패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서 친숙하다.

현실에서는 눈길을 주지는 못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한 번은 더 눈길과 관심을 던지게 된다. 영화를 본 후에 기억에 남아 있는 등장인물 스케치다. 

• 솔직하며 과격한 축구선수 윤홍대와 아들에 의지해서 사는 사기꾼 엄마
• 드라마틱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학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소민
• 한때 잘 나가는 기업가였지만 망하며 아내와 딸과도 멀어진 김환동
• 호주인과 재혼해 호주로 딸과 함께 떠날 아내를 둔 사랑하는 딸 바보 아빠 전효봉
• 축구를 좋아하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능력은 부족하지만 잘하려고 노력하는 손범수
• 사랑했던 여자친구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찾아 헤매던 김인선
• 에너지가 넘치며 늘 파이팅하는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골키퍼 전문수
• 자신이 게이임을 고백하는 영진
•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무국장 황인국

홈리스 (출처: wallpaperflare)

영화에서 사무국장 황인국이 홈리스 국가대표를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한 기업의 홍보팀을 찾아가서 말한 부분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국가를 대표해서 멀리 월드컵에 참석하기 위한 항공권, 숙박비 등이 필요한데 흥행이 안될 것 같아 철회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황인국이 '사회적 울타리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위해 지원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항변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사회적 울타리 밖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 홍보팀 담당자도 후보가 된다. '당신 친구 없지!'라며 사무실을 나가는 장면은 관객이 해주고 싶은 말이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홈리스 월드컵에서 다른 나라의 경기력에 압도된 선수들에게 윤홍대가 말한다. '여기에서 1승을 올리는 것이 연봉 협상을 할 것도 아니고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현재를 즐기며 최선을 다하자고 힘을 불어넣는다. 지질한 남자 윤홍대가 홈리스 월드컵을 준비하고 경험하며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우리에게도 좌절과 실연은 찾아온다. 그런 과정에서도 타인을 돕는 경험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