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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709]전쟁포로_인민군 출신 반공포로의 현대사 기록

by bandiburi 2023. 3. 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도 70년이 넘었다. 1970년대만 해도 휴전으로부터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전쟁의 비극이 어른들의 뇌리에 남아 있었다. 경제적으로도 국민 대다수가 여전히 가난했다. 여러 피난민들이 남한의 여러 지방에 흩어져 자리를 잡고 통일의 그날, 가족들과 상봉을 고대하며 살았다.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경제성장국 대한민국에서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은 고령층이 되었고 더 이상 한국전쟁은 많이 언급되지 않는다. 세대가 거듭되며 과거의 아픈 경험은 잊히고 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길을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전쟁 포로>는 전쟁의 한가운데를 지났던 사람이 경험했던 참혹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대부분의 세대에게 전쟁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학교에서 교과서나 영상물로 보며 어려운 삶을 살았다라며 피상적으로 기억할 뿐이다. 우리의 가족이 생이별을 하고, 이웃이 참혹하게 죽임을 당하고,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 가해자의 기분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고, 사고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총칼로 죽이고 떠나는 군인들, 추위에 떨며 굶주렸던 경험 등, 다양한 상황을 온전히 담고 있는 책이다. 한국전쟁 이후의 세대에게 당시의 참혹한 한반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6.25로 우리 만년리에서만 열 명이 넘게 죽었어요. 공산군에게 점령당한 뒤에 '민청동맹에 들라, 여성동맹에 들라' 해서 단지 살기 위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고, 대한민국을 배반하고 공화국을 위해 일을 한 것은 결코 아니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이 시키니 그대로 했을 뿐이지요. 그 후 다시 경찰이 들어와 민청에 가입한 사람, 여성동맹에 가입한 사람, 나가 일을 도와준 사람을 모조리 불러 쏘아 버리니 우리 동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죽었지요. (...) (202~203)

공산당과 국군이 점령을 반복하며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순종해야 했던 사람들이 상대편에게 부역했다고 처형당하는 모습은 박완서의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떠올리게 한다. 박완서의 책에서도 직접 서울에서 경험한 이념에 부역했다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국지적인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를 통해서만 듣기에 그 나라 국민들의 고통이 잘 체감되지 않는다. 이 책 <전쟁 포로>를 통해 과거의 고통을 돌아보며 현재의 행복한 대한민국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22

 

독서습관25_개풍에서 유년시절과 서울에서 맞이한 한국전쟁_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_박

박완서의 책 는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소설이다. 저자의 고향인 황해도 개풍군에서 보낸 유년시절이 등장한다. 그리고 엄마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갔지만 개풍에서와는 다른 열악한 환경에

bandiburi-life.tistory.com

 

중공군은 도리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사상교육이 확고해선지 몰라도 농땡이를 피거나 물건을 도둑질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일을 꼬박꼬박 하였다. 그들을 볼 때마다 우리 한국사람과 중국사람과의 민족성을 재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도둑질을 하고 농땡이를 부리면서도 도리어 '이것이 요령이며 이것을 못하는 것이 바보이므로 나는 너보다 낫다' 하며 양심의 뉘우침이 없는 동포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기만 했다. (150)

기회주의적이고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현재의 우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여전히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기회의 평등'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며 가족과 일신의 안녕을 위해 살고 있다. 뉴스를 통해 드러나는 일부 파렴치한 정치인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은 나라보다 자신의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있어 씁쓸할 뿐이다. 

자치 고등동물이라고 하는 사람은 어떤가. 전임 대통령이 무리한 장기집권 끝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것을 보고도, 후임자는 자기만은 예외라고 부득불 같은 길을 걷다가 똑같은 비극을 반복하고 있다. 또 고위공직자들은 재임 중 비리를 저질러 교도소나 한강다리로 가는 것을 수없이 보고도 후임자들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단면이요, 또한 비극이다. 이는 역사의 교훈이 없기 때문이요, 또한 이를 외면한 자기 오만의 결과다. (309)

이 책의 주인공 송관호 선생은 당신이 온몸으로 겪은 6.25전쟁을 담담히, 아주 정직하게 기록하였기에, 마치 삼촌이나 큰형이 들려주는 얘기처럼 다정하고도 진솔한 목소리로 내 가슴에 다가왔다. (311~312)


독서습관 709_전쟁포로_김종운_2015_눈빛출판사(230325)


■ 저자: 김종운 (송관호 6.25 전쟁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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