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0일 월요일 오전 10시경 아버지의 기침이 나흘 전보다 심해져 급히 옥천성모병원에 입원하셨다. 2월 16일에 건강검진 차 같은 병원에 들러 엑스레이를 찍고 폐렴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일주일 분의 약으로 회복할 거라 판단하셔서 약만 타서 시골집으로 가셨던 거다.
하지만 기침을 나아지지 않고 심해져 결국 어머니와 함께 직접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향하셨다. 방문 전 어머니와 통화하는 중간에도 아버지의 기침소리는 연신 이어졌다. 78세로 고령이라서 걱정이 되었다.
2월 21일 화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옥천으로 향했다. 옥천역에서 병원까지는 2.7킬로미터의 거리다. 도보로 35분 거리라 운동삼아 걸었다. 햇볕이 좋은 봄날씨를 즐기며 중고등학교 시절의 옥천을 떠올렸다. 아버지의 차가 주차장이 아닌 도로 옆에 주차되어 있어 주차공간으로 옮겨 놓았다.
병실은 3층 제일 안쪽의 3인실이다. 아버지와 재활치료 중인 환자가 한 분 있다. 코로나 검사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3층으로 갈 수 있었다. 아마 혼자여서 보호자로 보였는지 병실까지 바로 들어갔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1시간씩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다. 3층까지는 갈 수 있지만 시간 외에는 휴게실에서 만날 수 있다.
아버지는 많이 여위셨다. 기침을 한 번 시작하면 몇 십 초는 연이어서 하신다. 가래를 뱉어내고 나서야 조금 진정이 된다. 혈관주사로 흰색 항생제와 노란색의 수액이 들어가고, 코로는 산소주입 호스가 연결되어 호흡을 돕는다. 환자복을 입고 누워계신 아버지의 모습은 이전의 강건한 체격과는 멀어져 어린아이와 같이 웅크린 모습이다. 노화의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만 마음이 짠하다. 가족을 위해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혀온 결과가 이것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식으로서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옆에서 늘 함께 하고 있다는 위로밖에는...
과일이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천혜향을 가져갔는데 시지 않고 과즙도 풍부해 아버지가 맛있게 드신다. 호두과자는 별로 인기가 없다. 식욕이 중요한데 그냥 밥은 드시기 힘들어서 죽으로 신청해 한 공기는 드신다. 식욕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니 면역력도 높아지고 폐렴균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버지의 상태를 알기 위해 14시에는 의사와 면담을 했다. 일주일 전과 현재의 엑스레이 사진을 비교해서 설명해 준다. 지금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많다. 염증이란다. 일주일 전에 입원해서 치료를 했다면 더 나았을 거라고 한다. 한눈에도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어제 채취한 것을 배양해서 항생제가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서 향후 치료방향을 잡는다. 일주일이 걸린다고 한다. 혹시라도 폐렴균이 항생제에 내성이 있으면 큰 병원으로 옮기셔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전에 차도가 있기를 바란다.
폐렴이 걸리면 우리 몸에서 반응해서 가래가 생기고 가래로 인해 기침이 수반된다. 그래서 기침을 하며 가래를 뱉어내야 한다. 폐렴이 호전되면 가래도 줄고 기침도 줄어든다. 일단은 입원한 상태로 며칠 경과를 봐야겠다.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물으니 '폐렴구균 주사'를 권장한다. 인터넷에 조회하니 65세 이상은 지원이 되는 것 같다. 고모님들이 병문안을 오셔서 설명드리니 모두 접종하셨다고 한다. 아버지도 예방주사는 모두 맞았으니 폐렴구균 주사도 이미 접종하셨을 거라 말씀하신다. 접종을 해도 독감 예방접종처럼 완벽한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예방하는 정도로 보인다.
건강의 회복은 환자의 심리적인 부분도 크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늘 응원하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는 마음이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더해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께 전화라도 자주 드리라고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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