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계신 장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얘기 중에 전날 쓰러지셨던 얘기를 하신다. 젊은 시절 등산을 즐기셨다. 대부분의 산을 등정하실 정도로 좋아하셨다. 지금도 80이 넘으셨지만 가만히 계시지 않고 계속 움직이신다. 그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자부하고 계셨다. 무릎 관절에 통증이 심해 양쪽 무릎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신 건 외에는 활동하시는 데 지장이 없다.
그런데 주변 청소를 하고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텃밭에서 일을 하려고 가시는 중에 실신하셨다. 쓰러진 순간부터 119 응급차 안에서 깨어날 때까지 전혀 기억이 없으셨다. 쓰러지며 밭에 얼굴을 부딪혀서 눈 주위가 욱신거리는 것 외에는 다른 곳은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다. 실신하셨을 때 주변에 지인들이 난리가 났었단다. 큰소리를 외치고, 장인어른께 알리고, 119에 신고하고, 몸을 주무르고 야단법석이 났는데 아무 기억이 없다고 하신다.
건강은 누구도 과신할 수 없다. 몸은 쓴만큼 대가를 요구한다. 또한 세월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 몸은 점차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화의 과정을 겪는다. 마음은 청춘이나 몸은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진다.
장모님은 늘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라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그래서 장모님 본인이 가장 놀라셨을 거다. 과거에 경험하지 않았던 증상이라서 앞으로는 과도한 활동은 자제하시는 편이 좋겠다.
안부전화를 마치고 아내와 원인이 뭘까 구글링을 하며 얘기를 나눴다.
① 건강한 사람도 앉았다가 급하게 일어날 경우에 뇌로 흘러가는 피가 순간적으로 부족할 경우에 기립성으로 쓰러질 수 있다고 한다.
② 심장에서 충분한 양의 피를 뇌로 보내지 못하는 경우다. 다른 병력이 없으셨기에 장모님도 후자가 아닐까 추측했다.
무엇보다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편이 좋겠다는 쪽으로 합의가 되어 아내와 처형이 일요일 밤 당일 고속버스로 전주로 향했다. 자식들이 수도권에 살고 있어 옆에서 모시지 못하기에 이렇게라도 출동할 수 있는 자녀가 있어 다행이다. 밤 11시가 넘어 도착해서 모녀가 도란도란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다음날인 월요일 장모님은 늘 다니는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으면 된다고 하신다.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하고 뇌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 오셨단다. 심장 쪽에 이상은 없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아내와 처형이 장모님을 설득해서 심장에 이상 여부에 대해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이상이 없다. 다만 연세가 있으시니 조심하셔야 한다는 정도다.
장모님도 자녀들도 모두 안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전에 없던 증상이 나타난 것이고 80이 넘은 노년의 시기셔서 건강을 위해 적당히 움직이시더라도 무리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
우리의 일상의 평범함이 행복이다. 누구도 아픈 사람이 없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바를 하고 있으니까. 사랑하는 누군가의 불편함과 고통은 우리에게 행복의 수준을 변경하길 요구한다. 그 과정이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된다. 그래도 위로해주고 도와줄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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