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금요일이었다. 지방에서 일주일 업무를 마치고 주말을 맞아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청천벽력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가까이 지냈던 외사촌동생이 난소암 4기 판정을 받고 수술을 했다는 소식이다. 외삼촌과 외숙모를 지난 설날 만나서 인사도 드리고 가족들의 안부도 나눴다. 당시만 해도 몰랐는데 3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아산병원에서 수술은 받고 회복 중인데 코로나로 면회가 제한되어 외숙모만 간병을 위해 함께 계셨다. 외삼촌은 주말에 잠시 들려 외숙모로부터 상황을 듣고 바로 대전으로 내려가셨다. 아산병원까지 직접 가는 시내버스가 있어 바로 찾아가 보려 했지만 면회가 되지 않아 퇴원 후를 기약해야 했다. 불편한 시대다.
동생은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40대 중반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첫째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를 두었다. 송파구에 집도 마련했다. 건강을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다. 가족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도 다녔다. 아이들을 양육하는 즐거움과 안정된 가정을 만들어가는 행복이 가득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찾아온 것이다.
외삼촌은 '호사다마'라고 표현하신다. 오랜 세월을 살았던 선인들의 지혜다. 좋은 일만 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겸허해질 것을 요구한다. 반대로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인생사 새옹지마'라며 터널의 끝이라는 희망을 기다린다.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찾아오는 게 질병이란 말을 실감한다. 동생도 힘겨운 싸움이지만 터널 끝을 향해 용기를 내길 바란다.
상황을 들어보니 설날까지도 열심히 운동을 하며 지냈는데 갑자기 복수가 찼다고 한다. 얼마나 당황했을까. 집에서 가까운 큰 병원인 아산병원에서 검사를 했다. 난소암이라는 진단이다.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4기라고 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어 있는 상태라서 우선 난소암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그리고 3주 후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한다고 한다.
최근 1년 사이에 암을 경험한 여러 분들을 만났다. 특히 항암치료의 고약함에 대해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한다. 살기 위해서 절박한 심정으로 받는 거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의 심정으로 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한다. 동생이 그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니 벌써 마음이 우울하다.
난소암에 대해서 조회를 해봤다. 대체로 폐경 후에 확인되는 경우가 70퍼센트라고 한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진단받은 유튜버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동생도 2022년에 산부인과에서 건강검진을 했고 당시에는 깨끗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얼마나 정밀하게 받아야지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사전에 증상이 드러나지 않기에 환자들은 모르고 지낸다. 그렇다가 동생처럼 복수가 차는 시기에 인지하고 병원에 가면 이미 4기까지 진행되기 쉽다고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난소암에 걸려 치료를 받는 과정에 있으니 나의 몸이 아픈 것처럼 마음이 쓰리다. 생면부지인 사람의 고통도 동일한데 일가친척처럼 공감이 되진 않는다. 미안한 일이다. 모든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며 살기에는 우리의 감정 소모가 과도할 것이다.
어떻게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것인가가 모든 이의 관심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간다는 이상적인 노년의 모습을 꿈꾼다. 난소암도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섭취할 경우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모든 암이 그럴 것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암환자의 식단을 참고하라고 한다. 그런 식습관을 유지한다면 암이 자라는 것을 예방할 수 있겠다. 그리고 생활습관도 필요하다. 요즘은 직업이나 학업을 위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그만큼 몸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의 육체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래서 운동을 강조한다.
동생의 안타까운 암진단과 투병생활의 시작을 접하며 건강에 대해 생각한다. 적당한 종류의 음식과 적당한 양의 식사, 그리고 지속적인 근력, 유연성, 지구력을 키우는 운동을 지향하며 살아야겠다. 동생에게 종종 연락하고 만나며 미력이나마 힘이 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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