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제목에 끌려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봤다. 원래 Delia Owens의 베스트셀러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제목에 '가재'가 왜 들어갈까라는 호기심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다. 도서관에서 소설을 구해 읽어보려 했더니 영화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걸어둘 정도로 인기가 많아 조금 기다려야겠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직접 영화나 소설을 직접 보는 것을 권한다. 영화가 나에게 남긴 느낌을 포스팅한다.
첫째, 글을 아는 것은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가족으로부터 버려진 주인공 카야는 교육의 기회를 잃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상태로 생존을 위해 살았다. 카야는 '습지 소녀'라고 불리며 습지에 있는 집에서 홍합을 채취해서 물건과 교환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테이트를 만난다. 서로 사랑하는 감정으로 발전한다.
테이트를 통해 글을 배우게 된다. 글을 배울뿐만 아니라 그녀의 장점을 키우도록 돕는다. 자연에 대한 관심을 카야는 섬세한 그림으로 만들어냈다. 테이트는 그녀의 작품을 보고 때가 되면 책으로 출판할 것을 권한다.
자신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세금을 내기 위한 돈이 필요했는데 테이트의 조언을 실천하고 출판사의 허락을 받는다.
"글이 이렇게 많은 걸 담고 있다니"
글은 자신의 생각을 담는다. 글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힘이 있다. 글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무엇보다도 글은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야를 확장한다. 시간의 제약도 공간의 제약도 없다. 카야는 그 힘을 찾아간다. 글은 홀로 생존을 위해 살아왔던 한 소녀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가 되었고 그녀의 생계수단이 되었다.
둘째, 다양성을 포용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직업이나 결혼 등의 이유로 대한민국에서 살게 된 외국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부는 귀화한 사람들도 있다. 우리 사회는 점점 종교와 인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더 이상 단일 민족을 자랑으로 내세울 수 없다. 글로벌 세상에서 사람의 이동이 빈번해지며 우리의 정체성을 동일성에서 찾는 것을 버리고 다양성에서 찾아야 한다.
이슬람 사원을 짓는 주변에서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고기 파티를 벌이며 방해하는 뉴스를 봤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왜 그럴까. 생각해 본다. 익숙하지 않은 종교다. 뉴스 때문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진 종교가 이슬람이다. 외국인들이 주로 방문하면 주변에 외국인이 늘어날까 걱정할 수도 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걱정도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이유가 종교의 자유나 거주지 선택의 자유를 앞설까. 상대방의 장점을 보고 다양성을 포용해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그런 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면 좋겠다.
"그 소녀가 우리와 다르다며 낙인찍고 밀어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카야는 일반인들과 다른 세상을 살아왔다. 교육을 받지 못했다. 부모와 형제로부터 버림받았다. 백인이지만 제대로 된 교류 없이 살았다. 정상적인 과정을 밟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녀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다.
체이스의 죽음으로 법정에 서게 된 그녀를 바라보는 배심원단의 의견이 중요하다. 변호사는 배심원단이 선입견을 가지고 그녀를 자신들과 다르다며 낙인찍는 것을 걱정해서 당당하게 그들에게 말한다.
나와 다르다는 것은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인구 구조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합류해야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전에 우리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셋째, 사랑하는 사람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카야는 많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았던 추억을 가졌다. 하지만 아버지의 폭력으로 하나 둘 집을 떠나고 결국에는 아버지조차 가버렸다. 외로운 소녀 카야는 홀로 모든 일을 결정하고 살아야 했다.
그런 그녀에게 테이트가 찾아왔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랑을 키웠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테이트가 떠나고 그 자리에 이기적인 체이스가 찾아왔다. 체이스는 자신의 육체적인 욕망을 위해 그녀를 이용한다. 결국은 사실을 알게 된 카야는 그를 멀리한다.
영화에서 테이트와 체이스는 사랑에 대한 상반되는 메시지를 준다. 테이트와는 카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녀의 삶이 행복해지도록 돕는 사랑이다. 체이스는 그녀가 처한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일시적인 도구로 본다. 폭력까지도 행사한다.
"내가 진정 사랑한 단 한 사람과 나누리라는 희망"
사랑이란 단어를 남발하는 시대다. 희소성이 사라진 사회다. 사랑을 운운하지만 진정으로 상대방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역할은 회피하려는 사회다. 그러다 보니 사랑이 일회용품처럼 취급받는 세상이다. 영화를 통해 테이트와 같은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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