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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679]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_삶과 죽음 그리고 우선순위

by bandiburi 2023. 1. 9.

  • 가볍게 하지만 스스로를 바라보게 하는 책!


어디에선가 인용된 책을 관심도서로 가지고 있다가 드디어 대출했다. <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이란 제목에 끌렸는지 아내가 읽어보겠다고 먼저 책을 펼친다. 그런데 첫 장이 '찰스 다윈'에 대한 이야기다. <종의 기원>이나 진화론을 기대하고 힐링을 갖기 바랐는데 찰스 다윈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다. 무슨 내용인지 집중이 안된다며 내려놓는다.

그래도 누군가 언급한 책이라 뭔가 유익한 내용이 담겨 있을 텐데 싶어 지방으로 내려오는 차 안에서 읽었다. 근데 읽을수록 재미있다. 아내가 마지막 장을 먼저 읽었다면 끝까지 읽었을 거다.

찰스 다윈을 유명한 학자로서가 아닌 고질병을 달고 힘겹게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밀란 쿤데라의 <커튼>을 벗겨진 적나라한 모습이다.

또한 우리에게 안데르센 동화로 친숙한 안데르센의 실존 역시도 인간적이다. 가난하고 빼빼 마르고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미화하지 않고 결점도 드러내는 내용이 좋다.

가난은 안데르센에게 너무도 익숙한 것이지만 그의 관심은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에 있지 않았다. 그는 개혁가가 아니었다. 그는 기존 질서를 신뢰했으며 그에 의문을 품거나 불만을 갖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기존 질서의 상층부로부터 인정과 칭찬, 사랑을 받아 그 일원이 되는 데 있었지 변화나 개혁 같은 것에 있지 않았다. "정치는 나의 일이 아니다." 안데르센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92)

안데르센은 상처받을 때마다 여행을 떠났다. 그에게 여행은 도피처이자 위안처요 에너지원이었다. 자존감 충전 과정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덴마크에서 밟히고 치인 자존감을 외국의 저명인사들과 귀족들의 환대로 회복하고 채우는 충전 과정(...)(93) 몸은 다 자란 어른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자라지 않은 어린아이가 있었다. 칭찬과 인정을 갈구하는 아이. 사랑과 관심을 원하는 외로운 아이. 안데르센의 동화는 그 내면 아이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97)


  • 암으로 죽음을 마주해서도 나의 삶을 살아간다


폴 칼라니티에 대한 이야기는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읽었기에 친숙했다. 다시 그의 고통과 안타까움의 세계로 다녀오는 과정은 여전히 마음 아프다.

진수옥의 투병기는 처음 접했다. 그녀가 피부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국 그녀는 갔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보라고. 미루지 말고.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경험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건 자신의 몫이다. 그걸 못하면 경험은 그저 실수로 그쳐 버릴지 모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면 작은 바람에도 뿌리가 뽑혀 버릴 거라고 수아는 생각한다. 고정원 선생님은 매일 말해 주었다. "우리 훌륭한 학생들!" (220)


  • 나쁜 아이는 없다. 관심이 부족할 뿐이다


마지막 장에는 5명의 중학교 일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고정원 선생이 실제 경험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보면 제각각이다. 하지만 공통점은 자신들에게 관심을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일진에 가입했다.

고정원 선생은 5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림책을 두었다.

그림책을 보고 봉사활동을 하고 역사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이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배운다. 그리고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고 뭔가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찾는다. 그리고 5명의 중학생은 바르게 자라 성인이 되어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다려준 고정원 선생님이 대단해 보였다. 많은 학교에 이런 교사가 기다려준다면 비행 청소년이 감소할 것이다.

고정원 선생님에 따르면, 비행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별안간 생기는 것이 아니다. 비행 청소년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벗어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주 만나면서 기다려 주는 사람이다. 꾸준히 만나면서 시간을 갖고 기다려 주는 사람. (222)

현실에 불만을 가진 아이들의 성장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건강과 현재의 소중함, 자녀 양육에 있어 기다려주고 관심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책 읽기를 나약함 혹은 찌질함의 징표로 여기면서 거부하던 아이들이 책을 가가이하기까지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했다. 그때 좋은 출발이 되어 준 것이 그림책이었다. 그림책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데다 감동과 여운은 어느 책보다 크고 깊었다. (223)

 

교실 밖 아이들 책으로 만나다_지역사회교육전문가 고정원의 희망교육 에세이

의 마지막 부분에서 마음이 뭉클했던 사연을 주었던 고정원의 책 를 읽었다. 그녀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라는 이름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위로하고 극단적으로 치우치

bandiburi-life.tistory.com

 


독서습관679_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_박은봉_2022_서유재(230108)


■ 저자: 박은봉

역사를 알면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공부했다. <한국사 편지>로 제45회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뒤늦게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여 동국대학교에서 명상심리상담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관련 저서로 <치유 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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