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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678]E=mc2_아인슈타인부터 블랙홀까지 과학자들과 응용분야 이야기

by bandiburi 2023. 1. 7.

물리학, 화학, 수학, 광학 등 여러 과학이 종합되어 있는 책이다. 핵심은 'E=mc2'라는 아인슈타인의 1905년 발표한 이론이다. 이 방정식은 실험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통찰로 얻어진 것으로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되었는지를 풀어간다. 

일반적인 과학입문서나 과학도서와는 달리 사람이나 시대에 관점을 맞추지 않고 E, m, C, 2와 같이 방정식에 들어 있는 하나하나에 초점을 두었다. 그래서 다양한 과학자들이 등장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 질량 보존의 법칙을 발견한 라부아지에, 하지만 단두대의 운명!

라부아지에는 화학시간에 들었던 이름이다. 그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라부아지에는 루이 16세 시기에 프랑스에서 활약했다. 그의 본업은 회계사다. 당시 프랑스가 미국의 독립전쟁을 지지하는 상황이었고 돈이 필요했다.

꼼꼼한 라부아지에가 아이디어를 냈다. 성곽을 쌓고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거두어 세수를 확보하는 거였다. 이미 세금에 허덕이고 있는 시민들이 좋아할 리 없다. 결국 프랑스혁명으로 루이 16세와 앙투아네트가 단두대로 죽었다. 라부아지에는 자신을 싫어하는 자의 밀고로 4년 만에 단두대에서 죽음을 맞았다. 살면서 적을 만들지 말 일이다. 또한 인생은 허망하다. 

라부아지에의 노력으로 질량 보존 법칙이 탄생했다. 그는 우리 주위의 방대한 물리적 대상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주를 채우는 물질들은 타고, 찌그러지고, 부서지고, 조각날 수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49)  

카시니는 전설적인 우라니보르크 천문대로 사절단을 파견했다. 그들의 임무는 항해 시의 거리 측정에 필요한 우라니보르크의 좌표를 확정하고, 다른 천문대에서 숙련된 연구자를 찾아내서 데려오는 것이었다. 우라니보르크를 설립한 튀코 브라헤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남겼는데, 케플러뿐만 아니라 뉴턴의 업적도 브라헤의 관측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54)

뢰머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자신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카시니가 정치적으로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뢰머는 자신의 예측이 아주 명확해서 카시니와 그의 앞잡이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야 인정받을 수 있었다. (59~60)


  • 빛에 대한 깨달음! 아무것도 이보다 빠를 수 없다. 

빛은 측정하기도 어렵고 정의하기도 어렵다. 우리에겐 그 속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빛의 속도를 정의하고 측정하고 다른 어떤 것도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없다고 선언할 수 있는 과학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mc2가 의미하는 바가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고 반대로 에너지가 질량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인데 구체적인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CREN 입자가속기 실험에서 에너지를 투입해서 양성자의 질량을 500배까지 높일 수 있었다. 이는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환되는 사례다. 반대의 경우는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떨어진 우라늄 폭탄에서 극소의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해서 살상무기를 만든 사례다. 빛에 대한 깨달음이 전쟁의 환경 속에서 급속히 응용분야를 찾은 것이다. 

빛은 움직일 때만 존재한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내린 결론이다. 이 통찰은 맥스웰의 이론 속에 숨어 있었지만, 40년이 넘도록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빛에 대한 이 새로운 깨달음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제 빛의 속도는 우주의 근본적인 속도 제한이 되었다. 아무것도 이보다 빠를 수 없다. (67)

시카고 근교나 제네바 근처의 CERN(유럽원자핵연구소)에 있는 입자 가속기 또는 물리학자들의 연구소에서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난다. 에너지가 투입됨에 따라 양성자는 먼저 질량이 처음의 두 배가 될 때까지 부풀어 오르고, 그다음에는 세 배, 이렇게 계속 부풀어 오른다. 속도가 c의 99.9998퍼센트에 이르렀을 때 양성자는 원래보다 500배 더 무거워진다. (...) 양성자나 상상의 우주선에 가해진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한 것이다. 방정식이 말하는 대로 E는 m으로 변할 수 있고 m은 E로 변할 수 있다. (70)


  • E=mc2를 받아들이다

아인슈타인이 처음 E=mc2를 논문에 발표했을 때 받아들이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기에 허황된 주장이라고 했다. 그래도 점차 에너지 보존 법칙을 바탕으로 원자 구조를 이해하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대가 된다. 

퀴리 부인이 이런 사실을 일찍 알았더라면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면서까지 학문에 매진하지는 않았을 거다. 22년 6월에 본 <마담 퀴리 Radioactive> 영화를 봤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그녀의 시신과 작성한 자료에는 아직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어 특별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과학의 발전 단계에서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모든 사실관계를 알고 있는 현재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이다

에너지가 mv2에 비례한다는 생각은 곧 물리학자들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볼테르의 수사학적 재주는 연인의 유산에도 스며들어서, 이 유산에 더 강력한 힘을 불어넣었다. 다음 세기에 패러데이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에너지 보존 법칙을 확립할 때 mv2(이 양은 다른 형태로 변환될 수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을 사용했다. 에너지 보존 법칙의 성립에서 뒤 샤틀레의 분석과 저작은 꼭 필요한 단계였지만, 그녀의 역할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잊혀졌다. (...) 여성이 그런 대규모 연구를 지휘해서 학문에 큰 영향을 남겼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외면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88)

퀴리 부인이 흩뿌린 먼지는 겨우 10만분의 1그램 정도였지만, 여기에서 나온 방사선이 뼈 속의 DNA를 손상시켜서 치명적인 백혈병을 일으켰다. 수십 년 뒤에도 이 방사선은 아주 조금만 약해진 채 가이거 계수기를 울려서 문서 담당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97)

1906년에 스위스의 젊은이가 엄청난 분야를 열었다는 것을 깨달은 푸앵카레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차가웠다. 그는 이 방정식을 자신의 의붓자식으로 인정하고 파리 과학계의 동료들에게 더 발전시키라고 독려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냉랭하게 거리를 유지했고, 여기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일도 거의 없었다. (101)


  • 원자는 단단한 공이 아니고 거의 텅 빈 공간을 본 러더퍼드! 

과학은 한 사람의 천재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이 협업해서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E=mc2 발표 이후 러더퍼드의 원자구조 이해 그리고 페르미가 중성자를 통한 핵에 접근하는 방법의 발견 등 여러 과학적 진보가 결합되어 우리의 일상에 도움을 주는 작품이 만들어진다. (핵폭탄은 인류를 디스토피아로 이끄는 도구라서 제외)

원자는 단단한 공이 아니고, 거의 텅 빈 공간이며, 중심에 아주 작은 핵이 있다. 이것이 러더퍼드가 본 것이다. 핵도 단순히 단단한 조각이 아니다. 여기에는 양전하를 띤 양성자가 들어 있고, 그 주위에 중성자가 자갈처럼 섞여 있다. 1932년에 이것이 알려졌다. 느린 중성자는 핵 속을 꽤 쉽게 드나들 수 있다. 1934년에 페르미가 이것을 알아냈다. (122)

30년에 걸친 탐색이 끝났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처음 등장했던 1905년부터 몇십 년 동안, 물리학자들은 원자가 어떻게 열릴 수 있는지, E=mc2이 말하는 압축되고 얼어붙은 에너지가 어떻게 풀려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그들은 핵을 발견했고, 중성자라는 입자가 핵을 아주 쉽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중성자를 느리게 보내면 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 또한 우라늄처럼 넘치게 채워진 핵에다 중성자를 또 집어넣으면 핵이 흔들리고 떨다가 결국은 폭발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138)


  • 독일 하이젠베르크보다 맨하탄프로젝트가 먼저 성공한 극적 스토리, 중수를 제거하라!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부분이다. 미국에는 망명 과학자들 중심으로 맨해튼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었지만 독일에서는 하이젠베르크를 중심으로 더 빠르게 우라늄 폭탄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영국 접보국에서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가장 경계가 소홀한 것이 노르웨이 수력발전소에 위치한 중수를 만드는 설비였다. 이곳을 파괴하기 위한 일차 작전, 그리고 중수를 운반하는 배를 침몰시키는 2차 작전이 이뤄졌다. 마치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짜릿한 기분으로 읽었다. 

결국 배는 침몰하고 독일은 패전을 기색이 커지는 가운데 하이젠베르크에 대한 지원을 줄인다. 그리고 일본에서 우라늄 폭탄이 터졌다. 역사는 결과에 대한 해석이다. 만일이라는 가정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독일에서 먼저 핵폭탄을 개발해 파리와 런던에서 사용했다면 오늘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을 거다. 

이때가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이젠베르크와 독일군 무기국은 '기계'를 건설하고 있었다. 그것은 우라늄, 훈련된 물리학자들, 저장 용기, 중성자 원천이 결합된 거대한 장치였다. 모든 부분이 제자리에 있어야 우라늄 원자 가운데 있는 질량이 사라지면서 E=mc2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우라늄 원료를 '기폭'시킬 정도로 중성자의 속도를 충분히 늦추는 역할을 하는 중수는 기계에서 제자리에 들어가야 할 마지막 부분이었다. (170)


  • 원자폭탄이 작동하는 원리를 자세히 설명

이 책에서 두 번째로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Little Boy가 9,500미터 상공에서 투하된 이후 폭발하기까지 43초 동안의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기에 아주 재미있었다. 1초 이내에 일어나는 연쇄반응을 과학적인 원리를 이용해서 몇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핵폭탄이 주변 기압과 높이를 감지해서 살상 효과를 최대로 하기 위해 지상 580미터 상공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이 폭발이 지상을 때리고 X선을 방출하고 소리보다 빠르게 지상을 덮친다. 그리고 이어 버섯구름이 생긴다. 그 과정을 따라가며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있다고 상상해 본다. 소리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열폭풍 속에서 고통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겠구나 싶다. 반복되지 않아야 할 끔찍한 일이다. 

비비고 때리면서 폭탄 내부의 금속이 따뜻해진다. 처음에는 체온에 가까운 온도(37도)까지 올랐다가 물이 끊는 온도(100도)에 도달하고, 그다음에는 납이 끊는 온도(560도)에 도달한다. 연쇄 반응이 계속 진행되면 더 많은 우라늄 원자가 쪼개지면서 온도가 5000도(태양 표면온도)에 이르고, 그다음에는 수백만 도(태양 중심의 온도)가 되며, 이렇게 계속된다. 짧은 시간 동안에, 공중에 떠 있는 폭탄 속에서는 우주가 창조될 때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난다. (198)

별에서 내파가 일어나 안쪽으로 무너지면 온도가 1억 도로 올라가서 헬륨 재를 태우기에 충분한 정도가 된다. 헬륨이 다 소모되고 나면, 더 많은 재가 축적되어서 다음 단계가 일어난다. 탄소는 1억 도에서 탈 수 없으므로, 다시 한번 별이 안쪽으로 무너진다. 온도가 더 올라가고, 이런 일이 거듭된다. (...) 수소, 헬륨, 탄소의 순서로 연소가 일어나며, 각각의 단계에서 E=mc2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된다. (224)


  • E=mc2가 우리 주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화재감지기의 에너지원으로 아메리슘이란 원소가 사용되고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플루토늄에 중성자를 쏘아 만든 원소라고 한다. 원자번호 95번이다. 걱정이 되었는데 극소량이고 금박으로 싸여 보호되고 있어 안전하다고 한다. 

비상구에는 방사성 삼중수소의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병원에서 사용하는 영상 장치 PET는 환자가 방사성 동위원소인 산소를 호흡하고 이를 추적해서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은 처음 알게 되었다. 기초과학과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공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다. 

E=mc2는 우리가 사는 집에서도 작동한다. 주방 천장에 달려 있는 화재감지기에는 대개 방사성 아메리슘이 들어 있다. 이 감지기는 아메리슘의 질량이 줄어들 때의 에너지를 사용해서 연기에 민감한 하전 빔을 만들며,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이 빔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쇼핑몰과 영화관에서 붉게 빛나는 비상구 표시등도 E=mc2을 이용한다. 비상구 표시등은 불이 나서 전력이 끊겨도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의 광원을 사용할 수 없다. 이 표시등에는 방사성 삼중수소가 들어 있어서, 쉽게 부서지는 삼중수소 핵이 질량을 잃으면서 내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빛을 낸다. (228)

병원에서는 의료 진단을 위해 이 방정식을 이용한다. PET 스캔이라고 알려진 강력한 영상 장치를 사용할 때는 환자가 방사성 산소 동위원소를 들이쉰다. 이 원자의 핵이 쪼개지고 사라진 질량에서 나온 에너지 선이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기록한다. 이것으로 종양, 혈류, 체내 약물 흡수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229)


독서습관678_E=mc2_데이비드 보더니스_2014_웅진지식하우스(230108)


■ 저자: 데이비드 보더니스 David Bodanis

과학저널리스트, 역사학자, 미래학자, 심지어 비즈니스 자문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지식의 르네상스맨' 데이비드 보더니스.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1991년부터 수년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지정학 및 지적 활동에 대한 강의를 했다. 1999년에는 세계의 여러 경제 연구소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미래의 이산화탄소 산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연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세계 유명 기업에서 기술 전문가로서 자문하기도 했다. 

현실과 과학 이론을 접목하여 매혹적인 이야기로 엮어내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보더니스는 20여 개국 언어로 옮겨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E=mc2> 외에도 <시크릿 하우스>, <시크릿 패밀리> 등 여러 권의 책을 썼으며, 전기의 발견과 발달 과정을 그린 <일렉트릭 유니버스>는 2006년 영국에서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책에 수여하는 아벤티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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