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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667]짚 한오라기의 혁명②_녹색철학과 병든 식습관

by bandiburi 2022. 12. 17.

(출처: pxhere)

  • 과학만능주의 속에서 녹색철학에 대한 사유 부족

저자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이 책 <짚 한오라기의 혁명> 전반부에서는 구체적인 자연농법의 사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농업에 대한 철학과 함께 현대인들의 식습관에 대해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과학 만능주의에 살고 있다. 과학이란 이름으로 분석되고 발표되는 논문의 결과를 신봉한다. 다양한 영양소로 분해하고 어떤 영양소가 부족하면 이것을 먹어라 저것을 먹어라 광고한다. 우리 무의식 속으로 침투해서 무의식적으로 구매하고 복용한다. 건강해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우주를 탐험하고 로켓을 발사하며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해석하고 조작할 수 있는 기술에 미래의 희망을 바라본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인간이 알고 있는 지식은 자연의 지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이다. 겸허하게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성찰해야 한다.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과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신뢰는 인간의 가치를 도리어 소외시킨다. 농업에 대한 접근방법도 마찬가지다. 과학적 영농이라며 기계화를 확산하고 농약과 비료를 대량으로 사용한다. 무엇을 위한 농업인가. 사람을 살리고 자연과 공존하는 농업의 길이 아니다. 자연농법으로도 충분히 우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 사고하는 농부, 성찰하는 농정 공무원과 연구원이 필요하다.

수 십년 전에 쓴 저자의 글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사회적 생태적 가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아져야 할 이유다. 

농업의 원류가 잊혀지며, 농부다운 농부가 한마디 말도 못하고 저항할 방도도 모른 채 사라져가는 세상입니다. (149)

이 책은 자연농법이란 이름으로, 내가 아는 한, 어머니 지구를 가장 덜 훼손하며 인류가 먹을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 우리는 그동안 아주 오래도록 너나없이 농사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형제인 풀과 벌레와 싸워왔다. 어머니를 알지 못하므로 벌레와 풀이 형제인 줄도 모르는 채 아무 생각없이 보이는 대로 죽이는 길을 우리는 걸어온 것이다. (...) 그 결과 지구는 평화를 잃어버렸고, 말할 수 없이 더러운 곳으로 변해버렸다. (269)

 

  • 건강한 식사에 대한 사유

다양한 채널에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굶주림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사회다. 지금은 몸에 좋은 것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시대다. 전 세계에서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농산물이 수입되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한 지 오래다. 생명을 살리는 선택이 중요해졌다.

건강한 먹거리가 충분히 있지만 여전히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 항생제로 범벅이 된 육류에 중독된 사람들,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늘 복용하는 사람들, 밀가루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이 있다. 자발적 혹은 부득이하게 우리는 선택하고 있고 그 결과는 우리 몸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건강을 위해 국내에서 나는 거친음식을 소식하라고 권한다. 공복 상태에서 우리는 밥 한 공기도 김치 한 종지도 군침을 돌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배고픈 상태가 아니면서도 하루에 세끼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사실 이 정도는 대부분이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복의 틈이 없이 계속 위 속으로 뭔가를 밀어 넣는다. 그리고 살이 찐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식이법은 건강의 기본이다. 생명을 지키며 자연도 지키는 식습관이 더욱 필요한 시대다. 

"맛있는 것을 찾지 말고 공복으로 있으면 이 세상은 맛있는 것으로 가득하게 된다." (213)

요리인의 식칼은 검과 같은 것으로서 선(禪)의 길과도 통한다고 앞에서 말했지만, 먹는다는 것은 곧 생명입니다. 식이법이 잘못되어 자연의 큰길에서 벗어나게 되면 생명을 손상 내지 상실시킬 뿐 아니라 인생 그 자체도 실패로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215)

일물전체, 신토불이, 소역조식(小域粗食)을 철저하게 지켜가는 것입니다. 광역광식, 먼 거리의 것을 가져다가 많이 먹는 식사법은 세상을 혼란시키며, 사람을 병들게 만드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222)


독서습관667_짚 한오라기의 혁명_후쿠오카 마사노부_녹색평론사(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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